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이 KB금융지주의 1위를 지켰지만 은행 의존도가 더 높아지면서 비은행부문을 놓고 고심이 깊어지게 됐다.

더욱이 KB증권과 KB국민카드, KB손해보험 등 주력 비은행 계열사의 전망도 그다지 밝지 않다.
 
[오늘Who] 윤종규, KB금융지주 1등 지켰지만 비은행 강화는 난제

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


26일 KB금융지주에 따르면 1~3분기 누적 순이익에서 은행 의존도가 더욱 높아졌다.

올해 들어 3분기까지 KB금융지주 순이익에서 KB국민은행이 차지하는 비중은 69.7%에 이르렀다. 지난해 같은 기간 66.2%까지 낮아졌는데 올해 3.5%포인트나 높아졌다.

같은 기간 KB국민은행의 순이익이 12.9% 늘어난 반면 나머지 계열사의 순이익 합계가 13.8% 줄었다.

특히 비은행 계열사 가운데 주력인 KB증권, KB손해보험, KB국민카드의 실적이 2분기보다 부진했다.

더욱 큰 문제는 앞으로 세 회사를 둘러싼 경영환경이 만만치 않다는 점이다.

KB증권은 3분기에 이어 4분기에도 실적 악화를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국내 주식시장이 무너지면서 투자심리가 얼어붙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증시 침체에 따른 거래대금 감소는 증권사의 실적에 직접적으로 타격을 줄 수밖에 없다. 상반기 국내 주식시장의 하루 평균 거래대금은 13조6천억 원에 이르렀지만 10월에는 하루 평균 9조 원대로 급감했다.

KB증권이 기업공개(IPO)시장에 공을 들이고 있지만 이 시장 역시 한동안 찬바람을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상장하더라도 제대로 된 가치를 평가받지 못할 것이란 우려가 기업들 사이에서 퍼지고 있는 탓이다.

KB국민카드 역시 어려운 처지에 놓여있다.

정부는 내년부터 3년 동안 적용될 카드 수수료 개편방안을 11월에 발표한다.

정부가 카드사의 가맹점 수수료 수익을 최대 1조 원 가까이 줄일 것이라는 관측도 일각에서 나오고 있다. 이미 7천억 원 규모의 수수료 수익을 줄이기로 확정돼 있는데 추가로 3천억 원을 더 줄이는 방안이다.

KB국민카드의 1~3분기 순이익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 증가했지만 일회성 요인을 제외하면 7.9%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3분기만 봤을 때는 2분기보다 20.6% 줄었다.

KB손해보험은 자동차보험 손해율이 90%를 넘어 자동차보험료 인상의 필요성이 높아지고 있지만 언제, 얼마만큼 올릴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정부의 압박과 업계의 눈치 싸움으로 손해보험사들이 자동차보험료 인상을 차일피일 미루고 있는 탓이다.

KB손해보험의 9월 자동차보험 손해율은 90.9%로 집계됐다. 손해율은 자동차보험 가입고객에게 받은 보험료 대비 지급한 보험금의 비율로 업계에서는 일반적으로 70%대 손해율을 적정 수준으로 본다. 

손해보험사들은 최대 6%의 보험료 인상을 바라고 적어도 3~4% 수준은 올리기를 원하고 있지만 금융당국은 인상폭이 2%를 넘겨선 안 된다는 태도를 보이고 있다.

윤 회장뿐 아니라 금융지주 회장에게 비은행부문 강화는 가장 큰 과제다.

국내 은행이 예대금리차에 기대 ‘이자놀이’를 하고 있는 비판이 수 년 전부터 계속 나오기 때문이다. 앞으로 이자에 기댄 수익 창출에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는 점 역시 금융지주가 비은행부문을 강화해야 하는 이유로 꼽힌다.

윤 회장도 비은행 계열사 3곳의 역할을 꾸준히 강조하고 있다.

그는 최근 창립 10주년 기념식에서 "은행은 압도적인 1위를 해야하고 증권, 손보, 카드 등 비은행 계열사들은 1위에 근접하는 확실한 2위가 될 수 있도록 계열사별 본연의 경쟁력을 더욱 강화해 나가야할 것"이라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조은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