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서현 정유경, 신진 디자이너 발굴에 온힘  
▲ 이서현 제일모직 사장(왼쪽)과 정유경 신세계 부사장

이서현 제일모직 사장과 정유경 신세계 부사장이 한국의 신진 디자이너를 발굴하는 데 힘쓰고 있다.

이서현 사장은 10년째 신진 디자이너를 지원하는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정유경 부사장도 신진 디자이너들이 만든 브랜드의 백화점 입점을 돕고 있다.

이 사장과 정 부사장은 각각 삼성그룹과 신세계그룹에서 패션사업을 이끌고 있다.

두 사람은 지난 9월 영국의 패션전문매체 ‘비즈니스오브패션’이 선정한 '세계 패션을 움직이는 500인'에 나란히 이름을 올리기도 했다.

이 매체는 이 사장을 ‘한국 대기업 패션부문의 수장으로 의류업을 진두지휘하고 있는 인물’로, 정 부사장은 ‘한국 명품 백화점 그룹의 후계자로 수입 브랜드 사업을 이끄는 경영자’로 소개했다.

◆이서현, 10년째 신진 디자이너 발굴

삼성패션디자인펀드(SFDF)가 25일 10번째 수상자를 발표했다.

이서현 사장은 2005년 제일모직 상무로 승진하면서 한국의 신진 패션디자이너를 세계무대로 진출하도록 돕자는 취지로 삼성패션디자인펀드를 만들었다.

  이서현 정유경, 신진 디자이너 발굴에 온힘  
▲ 이서현 제일모직 사장
이 펀드는 해외에서 가능성을 인정받는 신진 패션디자이너를 후원해주는 프로그램이다.

펀드 수상자에게 후원금 10만 달러가 지원된다. 또 제일모직 차원에서 국내외 홍보를 비롯한 실질적이고 전문적인 지원을 해준다. 이 펀드는 그동안 정욱준, 두리 정 등 젊은 디자이너들을 세계무대에 알리는 역할을 톡톡히 해 왔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제일모직이 10년 동안 디자이너들에게 지원한 금액만 250만 달러에 이른다.

특히 이들이 해외에서 활동하는 데 삼성이라는 브랜드가 상당한 보탬이 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에 수상자로 선정된 계한희 디자이너도 “글로벌기업인 삼성이 해외에서 잘 알려져 있기 때문에 삼성패션디자인펀드 수상자자라는 것만으로 세계시장에서 자리를 잡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 사장은 세계적 디자이너가 탄생할 때까지 지속적으로 지원을 이어가기로 했다.

이 사장은 2008년 글로벌 금융 위기로 회사 내에서 프로그램을 잠시 중단하자는 말이 나왔을 때도 뜻을 굽히지 않았다. 그는 “패션 선진국에서 최소 10년 동안 지원한다”고 말했다.

이 사장은 평소 세계무대에서 활동하는 한국인 디자이너가 없다는 사실을 안타까워 했다.

그는 2011년 공식석상에서 “한국 디자이너들의 잠재력이 굉장히 많은 것 같은데 글로벌 디자이너가 아직 없다는 것이 정말 개인적으로 속상하다”며 “언젠가 우리나라에서 세계에 통하는 디자이너와 브랜드가 나왔으면 좋겠다는 것이 개인적 소망”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이 사장은 서울예술고등학교와 미국 뉴욕의 파슨스 디자인스쿨을 졸업했다. 그뒤 2002년 제일모직 패션연구소 부장으로 입사해 제일모직에 몸담고 있다.

이 사장은 2010년 한국인 최초로 미국 패션디자이너협회 이사회 회원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 정유경, 국내 패션산업 육성에 앞장

정유경 부사장도 국내 패션산업을 육성하기 위해 발벗고 나서고 있다.

신세계백화점은 25일 우수 협력회사 공개모집 박람회를 열고 20개 패션 브랜드 가운데 10개를 선정했다. 이날 선정된 브랜드들은 신세계백화점에 입점할 기회를 얻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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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유경 신세계 부사장
신세계백화점은 2012년 정 부사장의 주도로 중소기업 브랜드의 백화점 판로개척을 돕고 경쟁력있는 국내 신진 디자이너를 발굴하기 위해 협력회사 공개모집을 시작했다. 올해로 3회를 맞았다.

최종 선정된 10개 브랜드는 신세계백화점에서 팝업스토어를 통해 선보인다. 그뒤 매출과 고객반응 등을 바탕으로 신세계백화점에 단독매장을 열거나 백화점이 운영하는 편집매장에 정식 입점할 수 있다.

정 부사장은 신세계그룹의 패션사업을 주도하고 있다. 그는 1990년대 후반부터 신세계인터내셔널을 통해 명품 브랜드 아르마니, 돌체앤가바나 등을 들여오기 시작해 10여 개가 넘는 브랜드를 국내에 소개했다. 2004년 명품 편집숍 '분더숍'을 열어 성공적으로 안착시켰다.

최근 신세계백화점의 명품화를 추진하면서 의류매장 리모델링을 주도하고 있다.

2011년 강남점에 이어 2013년 부산 센텀시티점, 지난 10월 본점에 남성전용 명품관 유치를 주도한 사람도 정 부사장이다.

정 부사장도 이서현 사장과 같은 서울예술고등학교를 졸업했다. 정 부사장이 1년 선배다. 정 부사장은 그 뒤 미국으로 건너가 로드아일랜드디자인스쿨을 나왔다. [비즈니스포스트 조은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