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냅챗은 어떻게 10조 가치를 평가받았나  
▲ 에반 스피겔 스냅챗 창업주 겸 최고경영자(CEO)

미국 모바일메신저 스냅챗의 기업가치가 10조 원에 이르는 것으로 평가됐다. 월간 이용자를 많이 확보해 성장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다만 스냅챗은 수익모델이 뚜렷하지 않은 것이 단점으로 지적된다. 에반 스피겔 스냅챗 최고경영자(CEO)는 뉴스와 광고 전달 서비스를 출시해 수익모델 구축에 나서고 있다.

◆ 스냅챗 월간 이용자 수 1억 명

스냅챗이 미국 실리콘밸리의 벤처캐피탈 KPCB로부터 회사가치를 100억 달러(10조1310억 원)라는 평가를 받고 투자유치에 성공했다고 월스트리트저널이 27일 보도했다.

스냅챗은 지난 5월부터 KPCB와 협상을 벌인 결과 약 203억 원을 투자받게 됐다. 스냅챗 관계자는 이번 합의에 관해 “우리의 사업과 자본수요가 투자자의 흥미를 끌고 있다는 증거”라고 말했다.

스냅챗은 2011년 7월 미국 스탠퍼드대 학생이었던 에반 스피겔과 바비 머피가 만든 사진공유 메신저다. 이 메신저는 메시지를 보내는 사람이 수신자의 확인시간을 정해 저절로 없어지게 할 수 있다. ‘10초 제한’을 설정하고 사진을 보내면 10초 후 저절로 삭제된다.

스냅챗 등 모바일메신저 기업들은 월간 이용자로 기업가치를 평가받는다. 월간 이용자는 1개월 동안 서비스를 사용한 순수 이용자를 뜻한다. 가입 후 실제로 서비스를 이용하는 사람의 수를 알 수 있기 때문에 기업가치를 매길 때 널리 쓰인다.

스냅챗은 월간 이용자(MAU) 1억 명 이상을 확보했다. 이 가운데 약 30%가 매일 서비스를 이용할 정도로 충성도가 높다.

미국 IT매체 리코드의 커트 와그너 편집장은 “스냅챗의 기업가치가 10조 원이라는 것에 놀랄 필요는 없다”며 “그만큼 투자가치가 있는 기업”이라고 말했다.

모바일메신저 업계 1위인 왓츠앱은 지난 2월 190억 달러(19조2489억 원)를 받고 페이스북에 인수됐다. 그때 왓츠앱의 월간 이용자 수는 4억6천만 명이었으며 현재 6억 명을 넘겼다.

중국 텐센트 자회사인 위챗은 올해 초 월간 이용자 수 3억9600만 명을 기록했다. 홍콩 증권사 CLSA는 이를 근거로 위챗의 기업가치를 350억 달러(35조4725억 원)로 평가했다.

우리나라 모바일메신저 기업인 네이버 라인과 다음카카오도 마찬가지다.

라인은 지난달 16일 미국과 일본증시에 기업을 공개하겠다고 발표했다. 당시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 등은 라인의 기업가치가 약 10조 원이라고 평가했다.

투자업계 전문가들은 라인의 기업가치가 20조 원 이상일 가능성도 제기했다. 이창영 동양증권 연구원은 “라인의 월간 이용자 수는 약 2억 명으로 추정된다”며 “이를 고려하면 실제 기업가치는 23조 원”이라고 말했다.

다음카카오의 경우 오는 10월1일 출범하면 시가총액이 10조 원을 넘길 것이라는 분석이 증권가에서 나온다.

◆ 스냅챗 인수 노리는 알리바바와 MS

스냅챗은 아직 뚜렷한 수익모델이 없다. 그런데도 지금까지 조달한 투자자금만 1622억 원에 이른다.

미국 주요 기관투자가인 벤치마크캐피탈과 중국 텐센트 등이 스냅챗의 성장가능성을 인정하고 거금을 투자했다.

스피겔 CEO는 지난해 페이스북이 30억 달러(3조405억 원) 규모의 인수제의를 했으나 금액이 적어 거절했다고 밝히기도 했다. 지금도 마이크로소프트와 알리바바 등 대형 IT기업들이 스냅챗 인수에 관심을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스냅챗은 오는 11월 선보일 뉴스 및 광고서비스 ‘스냅챗 디스커버리’를 새 수익원으로 밀고 있다. 스냅챗 디스커버리는 뉴스와 광고를 이용자들에게 제공한다. 다만 스냅챗 메시지와 마찬가지로 이용자가 읽고 나면 저절로 삭제된다.

스피겔 CEO는 최근 서비스 출시를 앞두고 투자자 및 광고기획자들과 여러 번 면담했다. 그는 이 자리에서 “스냅챗은 하루에 7억 개가 넘는 메시지를 전송한다”며 “핵심 사용자는 18세에서 25세 사이의 젊은이들”이라고 말했다.

스냅챗 투자자들은 스냅챗 디스커버리가 성공할 가능성이 높다고 본다. 시장조사기업 프리브코의 매트 터립 수석연구원은 “스냅챗은 충성도 높은 이용자를 대상으로 수익기반을 마련할 수 있다”며 “광고주에게 매력적 광고 플랫폼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