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놈앤컴퍼니 미국공장 이렇게 생겼다, 마이크로바이옴 위탁생산 거점

▲ 지놈앤컴퍼니 자회사 리스트바이오의 마이크로바이옴 위탁개발생산 공장 예상도. <피셔스시>

[비즈니스포스트] 지놈앤컴퍼니가 미국에 마련하는 마이크로바이옴(인체 미생물) 위탁개발생산(CDMO) 거점의 윤곽이 드러났다.

15일 제약바이오업계에 따르면 지놈앤컴퍼니 미국 자회사 리스트바이오는 최근 미국 인디애나주 피셔스시 계획단위개발(PUD)위원회에 신축 공장 예상도를 제출했다. 

리스트바이오의 공장 밑그림이 외부에 공개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공장 규모는 13만2300여 ft²(평방피트, 약 1만2천 ㎡), 전체 부지 면적은 17.6ac(에이커, 약 7만1천 ㎡)에 이른다. 

내부 구조는 크게 생산시설, 실험실, 사무실, 창고 등으로 구분된다. 특히 생산시설 쪽에는 향후 확장을 고려한 여유 공간(FUTURE MANUFACTURING SHELL)이 준비돼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지놈앤컴퍼니가 앞서 내놓은 사업계획을 보면 리스트바이오 신축 공장은 우선 생산능력 8천 ℓ(리터) 규모로 지어지고 나중에 1만 ℓ(리터)가 더 추가된다.

회사와 계획단위개발위원회의 협의에 따라 공장 외부 조경 등 세부사항이 일부 바뀔 수 있지만 기본 설계는 유지될 것으로 전망된다. 계획단위개발이란 난개발을 방지하기 위한 미국의 지구 개발방식으로 개발자와 공공의 소통을 통해 진행된다.

피셔스시는 리스트바이오 공장 건립에 전폭적인 지원을 약속했다. 공장이 들어서는 토지 소유권을 무상으로 이전하는 한편 생산설비와 장비를 구매한 후 최초 15년 동안 재산세 50%를 경감해주기로 했다. 직원 급여에 대한 보조금도 제공한다.

리스트바이오 공장은 2023년 완공이 예정됐다. 우수의약품 제조관리기준(GMP)을 인증받은 뒤 본격적인 가동에 들어가는 시점은 2024년으로 전망된다.

조용완 리스트바이오 대표는 앞서 6월 열린 공장 착공식에서 "신속한 공정과 높은 생산성을 지닌 생산시설을 완공해 우수한 품질의 마이크로바이옴 의약품을 전 세계에 효과적으로 제공하겠다"고 말했다.

리스트바이오는 지놈앤컴퍼니가 육성하는 마이크로바이옴 위탁개발생산사업의 핵심 기지다.

지놈앤컴퍼니는 지난해 미국 마이크로바이오 위탁개발생산업체 리스트랩을 인수하며 위탁개발생산사업에 뛰어들었다. 이후 현지 자회사 리스트바이오를 추가 설립해 생산시설 확대에 나섰다. 리스트랩은 임상1상과 임상2상 물질을, 리스트바이오는 임상3상 및 상업화 생산 수요를 담당할 것으로 알려졌다.

마이크로바이옴 기반 신약을 개발하던 지놈앤컴퍼니가 위탁개발생산사업을 추진하는 데는 글로벌 마이크로바이옴 의약품 생산능력이 늘어나는 수요를 충족시키기 어려울 것이라는 계산이 깔렸다.

마이크로바이옴은 애초 건강기능식품 쪽에서 주로 활용됐지만 최근에는 차세대 의약품의 원천으로 더욱 주목받고 있다. 현재 지놈앤컴퍼니를 비롯한 여러 바이오기업이 마이크로바이옴을 활용해 신약을 개발하는 중이다.

이에 따라 마이크로바이옴 위탁생산시장의 수급 불균형은 갈수록 심해지고 있다. 지놈앤컴퍼니는 글로벌 마이크로바이옴 위탁생산시장의 공급부족이 2020년 12.0%에서 2024년 40.3%로 확대될 것으로 내다봤다.

리스트바이오 공장이 가동에 들어가면 지놈앤컴퍼니는 위탁개발생산사업으로 새로운 매출원을 확보하는 한편 자체 신약을 안정적으로 공급할 기반을 마련하게 된다. 신약개발 비용 부담도 줄어든다. 지놈앤컴퍼니가 바라는 ‘통합형 제약사’ 비전이 궤도에 오르는 셈이다.

서영진 지놈앤컴퍼니 대표는 3월 기자간담회에서 “마이크로바이옴기업 가운데 완전 통합형 제약사를 추구하는 기업은 지놈앤컴퍼니뿐이다”며 “마이크로바이옴 위탁생산사업으로 수익을 창출해 신약개발에 투입하는 선순환 구조를 마련할 수 있을 것이다”고 말했다. 임한솔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