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이노텍, 카메라모듈 키워준 애플과 전장부품도 동행 기대 부풀어

▲ LG이노텍의 전장부품 제품들. 왼쪽 위부터 시계방향으로 제동용 모터, 카메라모듈, V2X통신모듈, 라이다(RADAR) 센서. < LG이노텍 >

LG이노텍이 광학솔루션에 이어 전장부품사업에서도 애플과 동행을 이어갈 가능성이 떠오른다.

LG이노텍은 모회사 LG전자와 마그나의 합작법인을 통해 자율주행 전기차에 뛰어드는 애플과 협력관계를 추가로 맺는다면 전장부품사업의 성장에 더욱 탄력을 받을 수 있다.

28일 증권업계 분석에 따르면 LG전자가 마그나와 전기차 부품 합작회사를 설립하면서 LG전자 자회사인 LG이노텍가 전장사업에서 수혜를 입을 것이라는 기대가 나온다.

LG이노텍은 전장사업을 미래 성장동력으로 보고 꾸준히 힘을 쏟아왔지만 아직 전장사업이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15% 수준에 그친다. 

광학솔루션·기판소재·전장부품 등 LG이노텍 주력사업부문 3곳 중 유일하게 전장부품사업부문만 적자를 보고 있다.

LG이노텍 전장부품사업부문은 모터·센서 및 카메라·통신·조명 모듈 등의 제품을 생산하고 있다. 

특히 제동·조향용 모터 분야에서 고출력과 소형화 설계역량을 바탕으로 경쟁력이 있는 것으로 평가받는다. LG이노텍은 2020년 3분기 기준 차량모터 세계시장에서 점유율 10.5%를 확보하고 있다.

LG이노텍은 제동·조향용 모터 기술 경쟁력을 파워트레인용(동력전달장치) 모터 분야로 확대해 나간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 

LG전자와 마그나의 합작회사는 파워트레인을 주력으로 하고 있기 때문에 향후 LG이노텍의 사업기회가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LG전자와 마그나의 합작회사는 애플의 전기차에 부품을 납품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이를 고려하면 LG이노텍의 전장부품이 애플카에 탑재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마그나는 애플의 자율주행차사업인 ‘프로젝트 타이탄’에 깊이 관여한 적이 있다. 십여 명의 마그나 엔지니어들이 애플과 함께 차량을 개발한 것으로 알려졌다. 

애플이 2024년경 내놓을 것으로 예상되는 자율주행 전기차 제조·생산에서 마그나와 협력할 것이라는 시각이 많다.

포브스는 23일 애플의 자율주행 전기차사업이 다시 궤도에 올랐다고 보도하며 유력한 제조협력사로 마그나를 지목했다. 

차량 생산과 공급망 관리는 쉽지 않은 일이기 때문에 마그나와 같은 기존 회사와 협력이 필요하다는 점을 분석의 근거로 꼽았다.

최보영 교보증권 연구원은 LG전자와 마그나 합작회사 설립을 두고 “중장기적으로 LG 계열사와 협업을 통한 애플 전기차 벤더 진출 기대감이 높아졌다”고 바라봤다.

이미 LG이노텍은 애플과 긴밀한 협력관계에 있다. 주력 제품인 카메라모듈 등을 애플에 공급하고 있어 3분기 기준으로 애플이 LG이노텍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65.3%에 이른다.

LG이노텍은 애플 아이폰에 트리플카메라모듈을 공급해왔다. 애플이 10월 출시한 5G스마트폰 아이폰12에는 트리플카메라모듈 외에 비행시간 거리측정(ToF) 모듈도 공급했다. 

애플이 생산 계획을 늘려 잡을 정도로 아이폰12는 판매 호조를 보이고 있어 4분기 LG이노텍 매출에서 애플이 차지하는 비중은 더욱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전장부품사업 확대는 LG이노텍이 애플 의존도를 낮출 수 있는 방편 가운데 하나로 여겨져 왔다. 

그러나 애플이 전기차사업에 본격적으로 진출하면 LG이노텍은 전장부품사업에서도 애플과 협력관계를 이어갈 가능성이 커질 것으로 보인다.

LG이노텍이 기존에 아이폰에 공급하던 카메라 모듈과 비행시간거리측정 모듈, 통신모듈 등은 자율주행 전기차에서도 중요한 역할을 하는 부품들이다.

애플은 신규 공급사 선정에 엄격한 편인 데다 기존 공급사와 장기적 협력관계를 선호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LG이노텍이 아이폰 부품공급으로 애플과 맺은 협력관계를 자율주행 전기차분야로 확대할 여지도 충분히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주민우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LG이노텍은 2025년에는 애플카에 카메라, 3D센싱모듈, V2X통신모듈, 소형모터를 공급할 가능성이 열려 있다”며 “이와 함께 중장기 전장부품 사업부의 성장동력에 주목해야 한다”고 바라봤다. [비즈니스포스트 김디모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