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반도체 생산에 사용되는 핵심소재를 국내 기업의 제품으로 대체하는 데 속도를 내면서 일본의 무역제재 영향을 대부분 극복할 것으로 전망됐다.
어규진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2일 “일본이 반도체 핵심소재의 한국 수출규제를 공식화하고 있지만 국내 메모리반도체 생산에는 직접적 영향을 주지 않을 것”이라고 바라봤다.
▲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반도체 생산공장. |
일본정부는 4일부터 일본기업이 반도체 공정에 쓰이는 레지스트와 에칭가스 등 소재를 한국에 수출하려면 별도로 승인을 받아야 하는 새 절차를 도입하기로 했다.
한국에 수출되는 핵심 반도체소재의 공급망을 무역협상 카드로 쓰면서 사실상 외교적 압박을 강화하겠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하지만 어 연구원은 일본이 이번 무역제재를 지속할 가능성은 높지 않다고 바라봤다.
일본이 제재대상으로 삼은 품목이 반도체 생산에 중요한 소재이긴 하지만 일본기업에도 한국이 최대 고객사인 만큼 수출규제는 자충수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어 연구원은 일본의 무역제재가 확대된다면 솔브레인과 코오롱인더스트리, SKC 등 한국 소재기업들이 충분히 반도체소재 생산라인 증설을 통해 대응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바라봤다.
반도체 생산에 쓰이는 소재가 국내기업의 제품으로 대체된다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에 오히려 긍정적 결과를 낳을 수도 있다.
핵심소재를 국산화한다면 국내 협력사들과 더 원활하게 공급망을 구축할 수 있고 국제정세나 환율변동에 따라 원재료 수급 가격이 변할 가능성도 낮아지기 때문이다.
어 연구원은 “결국 일본의 소재공급 제한이 메모리반도체업황과 국내기업에 끼칠 영향은 크지 않을 것”이라며 “한국 소재업체들의 국산화가 더 빨라지는 효과가 나타날 가능성도 있다”고 바라봤다.
김경민 하나금융투자 연구원도 “일본은 반도체용 소재를 한국으로 수출하지 않으면 수요처를 확보하기 어려울 수밖에 없다”며 “국내 소재기업들도 점차 주목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