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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엔 기후총회 앞두고 선진국과 개도국 평행선, 재원 부담 문제 놓고 대립 커져

손영호 기자 widsg@businesspos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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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엔 기후총회 앞두고 선진국과 개도국 평행선, 재원 부담 문제 놓고 대립 커져
▲ 튀르키예 이스탄불 공항의 무빙워크 위에 설치된 전광판에 제31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31) 개최를 홍보하는 홍보물이 재생되고 있다. <연합뉴스>
[비즈니스포스트] 올해 유엔 기후총회를 앞두고 선진국들과 개발도상국들 사이의 입장 차이가 평행선을 달리고 있다.

현재 글로벌 기후변화 대응을 위한 재원 마련의 책임은 주로 선진국들에 있는데 선진국들이 자국에만 부과된 의무 중심의 논의에서 벗어나 재원 부담 주체를 확대하려는 모양새다.

3일 주요 기후단체 발표를 보면 현지시각 오는 9일에 튀르키예 안탈리아에서 개최되는 제31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31)를 앞두고 참여국 사이의 입장 차가 큰 것으로 파악된다.

마니시 바프나 미국 천연자원보호협회(NRDC) 회장은 2일 성명을 통해 "매년 기후 회의를 둘러싼 어려움은 더욱 예측 불가능하고 심각해 보인다"며 "기후 재해는 계속해서 인명 피해를 발생시키고 지역사회를 황폐화하고 있으며 이란 전쟁은 에너지 부족과 가격 급등까지 부추기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란 전쟁과 세계 각지에서 벌어지고 있는 지정학적 분쟁으로 글로벌 경기 침체가 심화함에 따라 기후변화 대응을 위한 재정 문제를 두고 갈등이 커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영국 기후단체 '카본브리프'는 2일 펴낸 COP31 분석 자료를 통해 올해 기후 재원 문제를 둔 선진국 진영과 개도국 진영이 서로 원하는 바가 매우 다르다고 설명했다.

현재 기후 재원은 2015년에 세계 각국이 체결한 기후 대응 협약인 '파리협정' 9조에 근거를 두고 마련돼 운영되고 있다.

파리협정 9조 1항에 따르면 유럽연합(EU), 미국, 노르웨이, 일본 등 선진국들은 산업화를 이루는 과정에서 온실가스를 배출한 책임으로 인해 기후변화 대응을 위한 재원을 공여할 의무를 지고 있다.

선진국들은 이번 회담에서 자국들만 의무를 지는 9조 1항 중심의 논의에 반대하며, 관련 작업 프로그램을 차기 제32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32)에서 종료하고 자발적 기여(9조 2항) 등으로 재원 논의의 초점을 넓히길 원한다.

또 중국, 인도 등 신흥 경제 대국들이 재원 공여 부담을 나눠서 지는 것을 강력히 요구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와 달리 개도국들은 올해 6월 독일 본에서 열린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 사전 회의에서 마무리되지 못한 '전지구적 적응 목표(GGA)'의 타결을 원하고 있다.
 
유엔 기후총회 앞두고 선진국과 개도국 평행선, 재원 부담 문제 놓고 대립 커져
▲ 올해 8월 미국 하와이주에서 한 차량이 허리케인으로 인해 기울어진 전봇대 아래를 지나가고 있다. <연합뉴스>
전지구적 적응 목표는 파리협정 7조에 근거를 두고 있는 사안으로 지구 기온이 1.5도 이상 상승한 상태에서 발생할 기후 피해를 최소화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각국의 경제적, 지리적 여건에 따라 필요한 조치가 크게 다르므로 통일된 기준을 수립하기 어려워 여태껏 합의에 이르지 못하고 있다.

특히 일본은 전지구적 적응 목표 이행을 위한 재원을 선진국들에 요구할 것을 경계해 목표 수립 협상에 재원 등 이행 수단 논의가 포함되는 것을 반대하고 있다.

그 외에도 온실가스 감축 작업 프로그램(MWP), 고배출 산업을 위한 전환 금융 제공, 화석연료로부터의 전환을 위한 로드맵 등 각종 주요 의제에서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 참여국 사이에 입장이 엇갈리고 있다.

미국 국제환경법센터(CIEL)는 2일 분석 자료를 통해 최근 발생한 네팔 홍수 참사를 사례로 들며 선진국을 향한 개도국들의 기후 대응 재원 요구는 한층 커질 것이라고 분석했다.

반면 선진국들은 경기 침체와 지정학적 분쟁 등을 들어 지원을 줄이려 하고 있어 이번 총회에서 균열이 커질 것으로 예상됐다.

이에 대립을 해소하고 기후 총회가 실질적 진전을 이루려면 협상 방식을 근본적으로 개편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국제환경법센터는 "유엔기후변화협약 체제는 전체 합의에 의존한다는 점이 항상 걸림돌로 작용한다"며 "전체 합의가 이뤄지지 않았을 때 투표 규칙이 정립되어 있지 않아 소수의 정부가 기후 행동의 핵심 쟁점에 대한 진전을 계속 가로막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현행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는 최종 합의문에 구속력 있는 내용을 포함하려면 참여국 전체의 동의가 필요하다. 이를 개편해 다수결로도 합의를 이룰 수 있도록 바꾸자는 것이다.

국제환경법센터는 "합의를 도출하는 통로가 돼야 할 유엔기후변화협약 체제가 오히려 거부권 행사의 도구로 전락한 상황"이라며 "합의가 행동을 가로막을 때도 투표를 통해 이를 해결할 수 있어야 하며 투표에서 반대한 국가라도 이를 따르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손영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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