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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미국 전기차 전환 속도 더 늦춘다, 현대차그룹 정의선 현지 하이브리드 생산 더 늘리나

윤인선 기자 insun@businesspos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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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니스포스트]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이 미국에서 하이브리드차 생산과 판매를 더 늘리는 전략을 추진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해 9월 전기차 세액 공제(보조금) 혜택을 폐지한 데 이어 최근 전기차 보급 확대를 유도해온 전임 조 바이든 행정부의 연비 규제를 사실상 폐기하는 수준의 새로운 연비 기준을 승인하는 등 전기차 전환 속도를 더 늦추는 정책을 계속해 내놓고 있기 때문이다.
 
트럼프 미국 전기차 전환 속도 더 늦춘다, 현대차그룹 정의선 현지 하이브리드 생산 더 늘리나
▲ 미국이 전기차 전환 속도를 잇달아 늦추는 정책을 펼침에 따라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은 미국 조지아주 메타플랜트아메리카(HMGMA)에서 하이브리드차 생산을 더 늘려 현지 판매량을 늘리는 전략을 추진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래픽 비즈니스포스트>

미국 조지아주 현대차그룹 메타플랜트아메리카(HMGMA)는 당초 전기차 전용 공장으로 설계됐지만, 미국 내 전기차 전환 정책이 연이어 폐지되면서 당분간 하이브리드차 혼류 생산을 늘려 가동률을 높일 것으로 전망된다.

28일 관련 업계 취재를 종합하면 정 회장이 2030년까지 북미 시장에서 하이브리드차 생산 및 판매에 집중할 것이라는 분석이 제기된다.

트럼프 대통령이 조 바이든 행정부의 전기차 보급 확대 정책을 연이어 폐기하면서 당분간 미국에서 전기차 판매를 확대하는 것이 쉽지 않아졌기 때문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7일(현지시각)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트루스소셜에서 “미국 자동차 업계 노동자와 자동차 구매자들에게 뜻깊은 날”이라며 “터무니없는 전기차 의무화 정책을 폐지하는 새 연비 기준을 방금 승인했다”고 밝혔다.

새로운 연비 기준은 2031년식 차량의 평균 연비 목표를 갤런당 50.4마일(81.1㎞)에서 34.5마일(55.5㎞)로 낮추는 것을 주요 내용으로 한다.

이는 전임 바이든 행정부의 내연기관차 연비 규제를 사실상 폐기하는 수준이다. 그만큼 자동차 제조사들은 연비 규제를 맞추기 위해 전기차 판매를 늘리지 않고 내연기관차를 더 판매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지난 2월 환경보호청(EPA)이 배기가스 규제를 위한 위해성 판단을 종료한 것과 맞물리면서 미국 전기차 전환은 예상보다 더 늦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일각에서는 현대자동차그룹이 당장은 미국 시장 판매에서 불리하지 않을 것이라는 시각을 내놓는다.

현대차그룹은 올해 들어 글로벌 판매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미국에서만큼은 좋은 판매 실적을 이어가고 있다.

지난해 전기차 세액 공제 폐지 이후 미국 내 전기차 판매가 크게 줄었지만, 하이브리드차를 중심으로 판매 증대에 성공했다.

현대차그룹은 8월 미국에서 하이브리드차 5만57대를 판매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판매량이 47.7% 증가하며 역대 월 최다 판매 기록을 새로 썼다. 반면 전기차 판매는 7678대로 52.3%가 감소했다.
 
트럼프 미국 전기차 전환 속도 더 늦춘다, 현대차그룹 정의선 현지 하이브리드 생산 더 늘리나
▲ 현대자동차 프리미엄 브랜드 제네시스의 준대형 스포츠유틸리티차(SUV) 'GV80 하이브리드'. <현대자동차>

하이브리드차 판매가 크게 늘면서 올해 누적 판매에서도 좋은 성과를 내고 있다. 현대차그룹은 8월 누적 기준 미국 판매 121만402대를 기록했다. 1년 전보다 판매량이 3% 증가했다.

미국에서 좋은 판매 실적을 이어가고 있지만, 정 회장이 야심차게 마련한 생산 거점인 HMGMA를 적극적으로 활용할 방안을 찾아야 한다는 점은 부담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3월 준공한 HMGMA는 당초 전기차 전용 공장으로 설계됐다. 하지만 미국 전기차 판매가 급감하면서 현재 전기차와 하이브리드차를 함께 생산하는 혼류 공장으로 운영 중이다.

지난해 HMGMA 가동률은 65.3%에 그쳤다. 내연기관차 위주로 생산하는 미국 앨라배마 공장 가동률이 100.6%를 기록한 것과 비교하면 HMGMA 활용도가 떨어지고 있는 것이다. HMGMA 가동률을 끌어올리지 못하면 현대차그룹 입장에서도 중장기적으로 고정비 부담이 커질 수밖에 없다.

이에 따라 정 회장은 HMGMA에서 하이브리드차 생산을 늘려 가동률을 끌어올리는 전략을 펼칠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HMGMA에서 생산 중인 하이브리드차는 기아 스포티지 1종이다. 하지만 앞으로 하이브리드차 생산 차종이 대폭 늘어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현대차는 지난 8월 열린 CEO 인베스터데이에서 9월 출시될 제네시스 GV80 하이브리드차를 시작으로 2030년까지 북미 시장에 하이브리드 신차 10종을 출시할 것이라고 밝혔다. 전체 판매량 가운데 하이브리드차 판매 비중을 50%로 높인다는 계획이다.

현대차그룹이 전기차 판매 모델 수를 빠르게 늘리는 상황에서 트럼프 행정부가 계속해 전기차 보급을 축소하는 정책을 밀어붙이면서 미국 내 내연기관차 판매 경쟁이 더 치열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제너럴모터스(GM), 포드, 스텔란티스 등 미국 완성차 기업들은 전기차 전환 속도를 늦추면서 내연기관차 판매에 집중할 수 있는 여력이 생겼다.

특히 현대차그룹은 올해 포드와 치열한 판매량 다툼을 벌이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콕스 오토모티브는 올해 3분기 미국 판매에서 현대차그룹이 포드를 7천 대 정도 앞설 것이라는 전망을 내놨다. 현대차그룹이 미국 분기 판매량에서 포드를 앞서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현재 미국 시장에서 포드가 판매량 3위, 현대차그룹은 4위를 기록하고 있다.

현대차그룹은 내년 하이브리드를 앞세워 미국 시장에서 GM, 도요타에 이어 판매 3위를 노릴 것으로 예상된다. 윤인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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