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샘표 자사주 소각에 오너4세 박용학 '부담', 지분승계 재원 위해 배당 늘리나

이솔 기자 sollee@businesspos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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샘표 자사주 소각에 오너4세 박용학 '부담', 지분승계 재원 위해 배당 늘리나
▲ 샘표의 자사주 소각에 따라 박진선 샘표 대표이사 사장(왼쪽)의 보유지분 가치가 크게 오르면서 박용학 샘표식품 전무(오른쪽)의 승계 재원 부담이 커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비즈니스포스트] 샘표의 자사주 소각 소식에 주가가 급등하면서 오너일가의 부담이 커질 것으로 보인다.

오너4세인 박용학 샘표식품 해외사업본부장 전무가 아버지인 박진선 샘표 대표이사 사장에게 지분을 물려받기 위해 내야 할 세금이 늘어날 가능성이 높아졌기 때문인데 샘표가 이를 고려해 10년째 이어온 보수적 배당기조에 변화를 줄지 주목된다.

11일 샘표의 움직임을 종합하면 자사주 소각 발표 뒤 박진선 사장이 보유한 샘표 보유지분 가치는 기존 약 420억 원에서 545억 원으로 126억 원가량 늘었다.

샘표는 9일 이사회를 열고 보유 자사주 86만332주의 전량 소각을 의결했다. 기존 발행주식 287만5800주의 29.92%에 해당하는 규모로 소각 예정일은 11일이다.

시장은 이를 강한 주주환원 신호로 받아들였다. 샘표 주가는 소각 결정 다음날인 10일 29.99% 오르며 상한가를 기록한 데 이어 11일에도 3%대 상승하며 오름세를 이어갔다. 

주가 상승은 기존 주주에게는 긍정적이다. 하지만 오너일가 입장에서 보면 승계 측면에서는 부담 요인이 될 수 있다는 시선도 나온다.

박진선 사장이 보유지분 일부를 박 전무에게 증여하는 방식으로 승계를 진행한다면 주식 평가액이 높을수록 박 전무가 마련해야 할 증여세 재원도 커질 수 있기 때문이다.

박 사장은 샘표 지분 34.05%를 보유하고 있다. 박 전무가 보유한 샘표 지분은 6.58%로 두 사람의 지분 격차는 27%포인트를 웃돈다.

샘표그룹의 지배구조는 박 사장 일가가 샘표를 통해 주요 사업회사인 샘표식품을 지배하는 형태다.

6월 말 기준 샘표는 샘표식품 지분 49.38%를 보유한 최대주주다. 박 사장과 박 전무 등 특수관계인 지분까지 합치면 샘표식품에 대한 최대주주 측 지분율은 59.69%에 이른다.

박 전무가 아버지에게 샘표 지분을 넘겨받는 것은 단순히 샘표 지분을 확보하는 데 그치지 않고 그룹 핵심 사업회사인 샘표식품에 대한 지배력을 이어받는 의미도 있다.

향후 박 사장 보유지분을 넘겨받아야 할 몫이 적지 않은 상황에서 자사주 소각 이후 주가까지 크게 오르면서 승계에 필요한 자금 부담은 더 커질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박 사장이 샘표 보유지분 전부를 박 전무에게 증여한다고 가정하면 증여재산공제 5천만 원과 일반 증여세율만 적용했을 때 산출세액은 자사주 소각 전 기준 약 205억 원이었다. 하지만 주가 급등에 따라 산출세액은 약 268억 원으로 63억 원가량 늘어난 것으로 파악된다.

샘표 주가의 10일 종가를 기준으로 한 단순 계산에 그친다는 점에서 한계가 있지만 실제로 기업가치가 증가하지 않았음에도 자사주 소각에 따라 나머지 주식의 1주당 가치가 늘어난 탓에 납부세액이 커진다는 점은 변함이 없을 것으로 보인다.

주주들은 앞으로 샘표의 배당 기조가 바뀔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샘표는 2016년 이후 10년 동안 주당 200원의 결산배당을 유지해왔다. 이에 따른 2025년 배당총액은 4억309만 원이었다.
 
샘표 자사주 소각에 오너4세 박용학 '부담', 지분승계 재원 위해 배당 늘리나
▲ 샘표는 2016년 이후 결산배당을 주당 200원으로 유지했다. 사진은 서울 중구 샘표 본사. <샘표>

현재 배당 수준을 기준으로 박 사장이 받는 연간 배당금은 세전 약 2억 원, 박 전무는 약 3800만 원인데 사실상 배당 재원을 마련하기에는 적은 규모로 여겨진다.

샘표가 그동안 이어온 배당기조에 변화를 준다면 박 전무가 지분을 물려받기 위한 재원 마련에 도움을 받을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

샘표의 배당 확대 여력은 충분한 편이다.

샘표의 2026년 6월 말 별도 기준 이익잉여금은 2102억 원으로 2025년 말 2052억 원보다 약 50억 원 늘었다. 현금및현금성자산은 약 8억 원, 단기금융상품은 345억 원으로 두 항목을 합친 유동성 자산은 약 353억 원이다.

올해 상반기 별도기준 순이익도 54억6천만 원으로 현재 연간 배당총액의 13배를 웃돈다. 같은 기간 전체 부채는 약 63억 원에 그쳐 재무구조도 안정적인 편으로 평가된다.

샘표 관계자는 “자사주 전량 소각은 최근 상법 개정에 따라 진행한 것으로 별도의 입장은 없다”며 “배당 확대 또한 현재 정해진 것은 없다”고 말했다.

1950년생인 박 사장은 샘표 창업주 박규회 회장의 손자이자 고 박승복 전 샘표식품 회장의 장남으로 오너 3세다. 1997년 샘표식품 대표이사에 올라 약 30년 동안 회사를 이끌고 있다.

1978년생인 박 전무는 박 사장의 장남으로 LG전자 책임연구원을 거쳐 2017년 샘표식품에 합류했다. 2020년 상무로 승진했고 이후 해외사업본부장을 맡아 글로벌 사업을 총괄하다 2024년 전무로 승진했다. 이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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