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학기 Sh수협은행장이 연임에 도전한 가운데 차기 금융감독원 수석부원장 후보로 거론돼온 이형주 금융정보분석원(FIU) 원장도 유력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 ▲ Sh수협은행 차기 행장 인선이 예상 밖 변수의 등장으로 안갯속으로 빠져들고 있다. 사진은 신학기 Sh수협은행장과 이형주 금융정보분석원장. < Sh수협은행, 연합뉴스 > |
과거 수협은행장 선임 과정에서 정부와 수협중앙회 추천 위원 사이 이견으로 인선이 장기화한 전례가 있는 만큼 이번에도 ‘외풍’이 변수로 작용할 가능성이 나온다.
9일 금융권에 따르면 Sh수협은행 행장추천위원회(행추위)는 이날 차기 행장 지원자를 대상으로 서류심사를 진행하고 면접 대상자를 확정한다. 서류심사를 통과한 후보들을 대상으로 한 면접은 21일 열린다.
이번 행장 공모에는 신 행장을 비롯해 정철균·박양수 전 수협은행 부행장 등 내부 출신 3명과 이 원장, 이형승 BNK투자증권 사외이사, 강철승 한국수산정책포럼 대표 등 외부 출신 3명이 지원한 것으로 알려졌다.
후보군 가운데서는 현직 금융당국 고위 관료인 이 원장의 지원이 눈에 띈다.
이 원장은 금융위원회 금융정책과장과 금융산업국장, 금융정책국장, 상임위원 등을 거쳐 현재 금융정보분석원장을 맡고 있는 정통 금융관료다. 최근까지 올해 말 임기가 끝나는 이세훈 금융감독원 수석부원장의 후임 후보로도 거론돼왔다.
금융권에서는 이 원장이 금감원 수석부원장 후보로 거론돼온 상황에서 수협은행장 공모에 뛰어든 배경을 놓고 여러 해석이 나온다. 현직 고위 관료가 임기 도중 민간 금융회사 최고경영자(CEO) 공모에 나선 만큼 이 과정에 당국의 의중이 어느 정도 반영됐을 수 있다는 것이다.
현직 금융당국 고위 관료인 이 원장의 지원에 더욱 시선이 쏠리는 배경에는 정부 추천 인사가 참여하는 수협은행 특유의 행장 선임 구조가 자리하고 있다.
수협은행 행추위는 정부 부처 추천 사외이사 3명과 수협중앙회 추천 인사 2명 등 모두 5명으로 구성된다. 재정경제부 장관과 금융위원장, 해양수산부 장관이 각각 1명을 추천하고 나머지 2명은 수협중앙회장이 추천한다.
최종 행장 후보로 추천되려면 행추위원 5명 가운데 4명 이상의 동의를 얻어야 한다. 정부 추천 위원 3명이나 중앙회 추천 위원 2명의 지지만으로는 후보를 결정할 수 없어 양쪽 추천 위원의 표를 모두 확보해야 하는 구조다.
이 같은 구조는 과거 행장 인선에서 정부와 중앙회 측이 선호하는 후보가 엇갈릴 때마다 선임 절차가 장기화하는 배경이 됐다.
2017년 사례가 대표적이다.
당시 정부 추천 위원들은 이원태 당시 행장의 연임을, 중앙회 추천 위원들은 강명석 당시 상임감사를 지지하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최종 후보 선정에 난항을 겪었다. 결국 세 차례 공모 끝에 제3의 인물인 이동빈 전 행장이 선임됐고 이 과정에서 약 6개월 동안 행장 공백이 이어졌다.
2020년과 2022년에도 정부와 중앙회 측의 의견이 엇갈리면서 첫 공모에서 최종 후보를 결정하지 못했다. 두 차례 모두 재공모를 거쳐 각각 김진균 전 행장과 강신숙 전 행장이 최종 후보로 낙점됐다.
현직 금융당국 고위 관료인 이 원장이 깜짝 등판한 만큼 과거 인선에서 추천 위원 사이 이견이 반복됐던 구도가 되풀이될 가능성이 나오는 것이다.
다만 현재로서는 이번 인선을 과거와 같은 정부와 중앙회의 대결 구도로 단정하기는 이르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 원장의 지원을 정부 측 의중과 연결할 만한 뚜렷한 정황이 확인되지 않은 데다 정부 부처 추천 행추위원들이 반드시 같은 후보를 지지한다고 볼 수도 없기 때문이다.
수협중앙회 역시 이번 인선에서 특정 후보를 염두에 둔 별도의 방향은 없다는 입장이다.
수협중앙회 관계자는 비즈니스포스트와 통화에서 “중앙회가 원한다고 특정 후보가 선임될 수 있는 구조가 아니다”며 “행추위원 5명이 의견 합치를 이뤄야 하며 중앙회 추천 행추위원인 조합장 2명의 의중도 알지 못한다”고 말했다.
공적자금 조기 상환으로 수협중앙회를 향한 정부의 입김이 이전보다 옅어진 만큼 이번 인선은 과거와 다른 양상으로 전개될 가능성도 있다.
수협중앙회는 2001년 정부로부터 지원받은 공적자금 가운데 남아 있던 7574억 원의 상환 의무를 2022년 해소했다. 이후 처음 진행된 2024년 행장 인선에서는 재공모 없이 신 행장이 최종 후보로 결정됐다.
당시 행추위의 선택을 받아 수협은행을 이끌어온 신 행장은 이번 인선에서 재임 기간 쌓아온 성과와 사업 연속성을 강점으로 내세울 것으로 보인다.
신 행장은 임기 동안 비은행 포트폴리오 확대에 공을 들여왔다.
지난해 트리니티자산운용 인수를 마무리해 수협은행의 첫 비은행 자회사인 Sh수협자산운용을 출범시켰고 현재는 상상인증권 인수를 추진하고 있다. 비은행 사업의 외연을 넓히며 금융지주 체제 전환을 위한 기반을 다져왔다는 평가를 받는다.
수협중앙회가 2030년 금융지주 체제 전환을 목표로 비은행 포트폴리오 확대를 추진하고 있는 만큼 관련 사업의 연속성을 이어갈 수 있다는 점은 연임 경쟁에서 신 행장에게 힘을 실어줄 수 있다.
최근 세 차례 행장 인선에서 내부 출신이 연이어 낙점됐다는 점도 신 행장에게 우호적으로 작용할 수 있다. 2020년 김진균 전 행장과 2022년 강신숙 전 행장에 이어 2024년 신 행장까지 수협은행은 잇달아 내부 출신을 행장으로 맞았다.
신 행장이 이번에도 행추위의 선택을 받아 연임 문턱을 넘으면 2016년 수협은행이 수협중앙회에서 분리 출범한 이후 첫 연임 행장이 된다.
반면 이 원장은 금융정책과 금융산업 전반을 두루 경험한 전문성을 강점으로 내세울 수 있다. 금융위에서 주요 보직을 거친 만큼 비은행 금융사 인수와 금융지주 전환 등 수협이 추진하는 사업에서 금융당국과 소통이 보다 수월할 수 있다.
| ▲ Sh수협은행 차기 행장 선임을 앞두고 ‘외풍’이 인선 변수로 작용할지 관심이 모인다. < Sh수협은행 > |
나머지 후보들도 수협 내부 경험과 금융권·공직 경력 등을 각각 강점으로 내세울 것으로 보인다.
정철균 전 부행장은 수협중앙회에 입회한 뒤 영업 현장을 거쳐 개인그룹과 기업그룹을 담당했고 박양수 전 부행장은 수협은행 초대 리스크관리그룹장을 지냈다.
두 후보 모두 내부 출신으로 수협 조직과 은행 업무에 대한 이해도가 높다는 점이 강점으로 꼽힌다.
이형승 사외이사는 행정고시 29회 출신으로 재정경제부 서기관을 거쳐 삼성증권과 IBK투자증권 대표이사 등을 지내 공직과 민간 금융회사를 두루 경험했다. 강철승 대표는 옛 수산청에서 공직 생활을 시작한 뒤 중앙대 교수 등을 거쳐 현재 한국수산정책포럼 대표를 맡고 있다.
Sh수협은행 관계자는 비즈니스포스트와 통화에서 “행추위가 비공개로 진행되는 만큼 후보자에 대한 구체적 내용은 확인하기 어렵다”며 “차기 행장 선임은 정해진 절차에 따라 진행될 것”이라고 말했다. 전해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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