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네이버의 해외 사업 가운데 '글로벌 도전' 영역(C2C·콘텐츠·엔터프라이즈)의 2026년 2분기 매출은 사상 처음으로 1조 원을 넘겼지만, 아직 흑자를 내지 못하고 있다. <네이버> |
[비즈니스포스트]
이해진 네이버 이사회 의장이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를 글로벌 사업의 수익성 전환 카드로 활용할 전망이다.
그동안 해외 사업의 중심이었던 개인간거래(C2C) 서비스와 콘텐츠(웹툰, 웹소설) 사업이 만성 적자로 수익성을 증명하지 못한 가운데, 엔비디아를 앞세운 AI 데이터센터가 해외 사업을 흑자로 돌려세울 돌파구가 될지 주목된다.
2일 정보기술(IT) 업계 취재를 종합하면, 네이버가 해외 진출을 목표로 올해 신설한 '글로벌 도전' 영역(C2C·콘텐츠·엔터프라이즈)의 2분기 매출은 1조159억 원으로 사상 첫 분기 1조 원을 넘겼다.
매출을 처음 공시한 2025년 1분기(7954억 원) 이후 꾸준한 성장세다. 그러나 수익성은 여전히 과제다. 올해 2분기 손실은 356억 원으로, 전 분기(148억 원)보다 적자 폭이 확대됐다.
해외 사업 확장의 주역이 될 것으로 기대됐던 자회사들도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
리셀 플랫폼 '크림'은 2020년 설립 이후 만성 적자를 벗어나지 못해, 지난달 1300억 원 규모의 유상증자로 자금을 수혈받았다. 북미의 패션 전문 중고 C2C 플랫폼 ‘포시마크’와 유럽의 중고거래 플랫폼 ‘왈라팝’은 흑자 전환에는 성공했으나, 기대에 미치는 수익성은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해외 콘텐츠 사업 부문도 뚜렷한 수익성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네이버웹툰 미국 본사인 웹툰 엔터테인먼트는 올해 상반기에만 300억 원대의 영업손실을 냈고, 웹소설 플랫폼 ‘왓패드’는 3632억 원 영업권 손상차손 반영 뒤 최근 인력 감축에 돌입했다. 목표로 삼았던 미국, 유럽 등 새로운 시장 공략이 더뎌지고 있는 점이 원인으로 꼽힌다.
메타버스 플랫폼 ‘제페토’를 운영하는 네이버제트 또한 6년째 자본잠식 상태에서 연봉 동결 문제로 노조가 지난 1일 부분 파업을 결정하는 등 안팎으로 내홍을 겪고 있다.
| ▲ 올해 7월24일(현지시각) 미국 캘리포니아주 엔비디아 사옥에서 이해진 네이버 의장(오른쪽)과 젠슨 황 엔비디아 CEO가 AI 팩토리 협력 등 10억 달러 규모의 전략적 투자 계약을 체결한 뒤 악수하고 있다. <네이버> |
회사는 앞서 2026년부터 네이버의 ‘글로벌 3.0’ 시대가 열릴 것이라고 밝혀왔다.
회사는 라인을 통한 일본시장 공략(1단계)과 스노우, 제페토, 웹툰 등 콘텐츠 사업 확장(2단계)의 성장을 넘어 C2C와 북미·유럽 등 신규 시장으로 생태계를 확장해 2026년에 전 세계 이용자 10억 명, 연간 매출 15조 원을 달성하겠다는 청사진을 앞서 밝혔다.
이후 포시마크 인수와 웹툰 엔터테인먼트의 미국 상장 등 해외사업에 적극 나섰지만, 올해 상반기 기준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국내 사업 비중이 83%로 여전히 해외 매출 비중은 낮은 편이다.
이런 상황에서 내년부터 발생할 AI 데이터센터 해외 매출이 반전의 계기가 될지 주목된다.
최수연 대표는 올해 2분기 실적 콘퍼런스콜에서 "엔비디아와 공동 추진하는 AI 팩토리는 2027년 상반기 55㎿(메가와트)를 시작으로 매출이 발생할 것"이라고 말했다.
트래픽과 마케팅 비용 경쟁에 기대야 하는 소비자간거래(B2C) 영역과 달리, AI 데이터센터는 기업과 각국 정부의 AI 수요를 기반으로 한 장기 계약형 기업간거래(B2B) 인프라 사업이라, 안정적 고정 수익을 낼 수 있다.
네이버는 국내 데이터센터 '각 세종'을 거점으로 2028년까지 200㎿ 규모의 AI 팩토리를 추가 구축하고, 향후 최종적으로 1기가와트(GW)까지 확대한다는 구상이다.
국내뿐 아니라 아시아태평양·중동 지역의 수요까지 흡수한다는 방침으로, 직접 운영하는 AI 운영사(옵코·OpCo)의 영업이익률은 20% 이상을 기대하고 있다.
최승호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1GW 기준으로 매출 24조 원, 영업이익 6조4000억 원을 예상한다"며 "신사업에 대한 증명은 내년 상반기에 가능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정희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