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금융은 4대 금융지주 가운데 유일하게 50%를 밑돌고 있는데, 임 회장의 글로벌 투자자 공략이 지주사 출범 이후 처음으로 외국인 지분율 50%를 이끌어낼 수 있을 지 주목된다.
2일 우리금융그룹 공시에 따르면 임 회장은 지난달 26일 우리금융 주식 5천 주를 장내 매수했다. 취득단가는 주당 3만1800원으로 모두 1억5900만 원 어치다.
임 회장이 자사주를 추가 매입한 것은 2023년 9월 이후 약 3년 만이다. 이번 매입으로 보유 주식은 기존 1만 주에서 1만5천 주로 늘었다.
임 회장뿐 아니라 16개 자회사 대표와 지주·은행 및 주요 자회사 임원 등 56명도 자사주 매입에 동참하며 기업가치 제고에 힘을 실었다. 우리금융 측은 경영진의 동반 자사주 매입이 책임경영과 주가 부양 의지를 시장에 보여주는 행보라고 설명했다.
임 회장은 자사주 매입에 이어 해외 기업설명회 일정도 직접 소화하며 글로벌 투자자를 공략할 계획을 세웠다
8일에는 영국 런던에서 금융감독원 주관으로 열리는 해외 기업설명회에 이찬진 금융감독원장, 진옥동 신한금융그룹 회장과 함께 참석해 글로벌 투자자들을 만난다.
이찬진 원장이 해외 기업설명회를 직접 주관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금융당국 수장이 직접 글로벌 투자자와 소통하는 자리인 만큼 임 회장도 우리금융의 성장전략과 기업가치 제고 방향을 적극 알릴 것으로 보인다.
임 회장은 금감원 기업설명회 이후에도 현지 투자자들과 개별 미팅을 진행하며 자체 기업설명회 일정을 이어간다.
임 회장이 해외 투자자들과 만나는 것은 약 3개월 만이다. 임 회장은 지난 6월 일본과 대만에서 연임 이후 첫 해외 기업설명회를 열고 비은행 포트폴리오 확대와 주주환원 정책 등 기업가치 제고 전략을 설명했다.
기업가치 제고에는 안정적 장기 투자자로 여겨지는 해외 투자자 저변을 넓히는 일이 중요한데 우리금융은 다른 주요 금융지주와 비교해 외국인 투자자 비중이 낮은 편이다.
우리금융의 외국인 지분율은 1일 기준 48.32%로 지난해 말 47.43%보다 0.89%포인트 높아졌다. 하지만 KB금융 79.24%, 하나금융 68.10%, 신한금융 62.07%와 비교하면 여전히 낮은 수준이다. 4대 금융지주 가운데 외국인 지분율이 50%를 밑도는 곳도 우리금융뿐이다.
우리금융은 올해 들어 주가 상승폭 역시 다른 금융지주와 비교해 상대적으로 작았다.
우리금융 주가는 지난해 말 2만8천 원에서 1일 3만4550원으로 23.4% 올랐다. 같은 기간 하나금융은 46.0%, 신한금융은 44.5%, KB금융은 37.3% 주가가 상승했다.
다만 기업가치 재평가를 뒷받침할 비은행 부문의 성과는 점차 구체화되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그동안 공들여 온 비은행 포트폴리오 강화가 그룹의 수익구조 다변화로 이어지고 있어서다.
임 회장은 2023년 취임 이후 증권과 보험 등 비은행 사업을 확충하며 은행 중심의 사업구조를 다변화하는 데 주력해 왔다.
1기 체제에서 우리투자증권 출범에 이어 동양생명과 ABL생명을 인수하면서 증권과 보험을 아우르는 종합금융그룹의 틀을 갖췄다. 올해 들어서는 비은행 계열사의 경쟁력을 끌어올리는 작업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우리금융은 올해 5월 우리투자증권에 약 1조 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실시해 자본력을 강화했다. 8월11일에는 동양생명을 완전자회사로 편입했고 18일에는 두 보험사를 2027년 하반기까지 총자산 55조 원 규모의 통합 생명보험사로 출범시키겠다는 계획을 내놨다.
▲ 임 회장은 자사주 매입에 이어 해외 기업설명회 일정도 직접 소화하며 글로벌 투자자 공략에 속도를 내고 있다. <우리금융그룹>
비은행 강화 효과는 그룹 이익구조에서도 나타나고 있다.
우리금융은 올해 상반기 연결기준 순이익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7% 증가한 1조6090억 원을 거뒀다.
비은행부문 이익 기여도는 지난해 상반기 6.9%에서 올해 22.3%로 3배 이상 높아졌다. 은행 의존도를 낮추려는 임 회장의 사업 포트폴리오 다변화 전략이 실적에서도 성과를 내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주주환원도 강화하고 있다. 우리금융은 올해 상반기 2천억 원 규모의 자사주를 매입·소각한 데 이어 하반기에도 1500억 원을 추가로 매입·소각하기로 했다. 올해 전체 자사주 매입·소각 규모는 3500억 원으로 지난해 1500억 원보다 2배 이상 늘어난다.
우리금융 관계자는 경영진의 자사주 매입과 관련한 보도자료에서 “임종룡 회장을 비롯한 그룹 경영진이 함께 자사주를 매입한 것은 책임경영 실천 및 주가부양에 대한 확고한 의지 표현”이라며 “성장 모멘텀 확보를 바탕으로 시장과 약속한 밸류업 계획을 성실히 이행해 저평가를 해소하고 주주환원 기대에 부응하겠다”고 말했다. 전해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