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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 들어 현재·미래 경기인식 꺾였다, 정부 '내수회복' 노력에 대이란 제재 변수 부상

허원석 기자 stoneh@businesspost.co.kr 2026-08-25 15:06: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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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니스포스트] 수출과 투자를 중심으로 한국 경제의 회복세가 강해지고 있지만 소비자들이 체감하는 현재 경기와 앞으로의 경기 전망은 오히려 나빠졌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반도체 호황의 효과가 가계 소득과 소비로 충분히 확산되지 않은 상황에서 미국의 대이란 경제제재 확대가 국제유가, 환율과 금리 등의 불확실성을 다시 키울 수 있어 이재명 정부의 내수 회복 노력에도 새로운 변수가 되고 있다.
 
8월 들어 현재·미래 경기인식 꺾였다, 정부 '내수회복' 노력에 대이란 제재 변수 부상
▲ 수출·투자 호조에도 소비자들의 현재와 미래 경기인식이 함께 약해진 가운데 대이란 제재가 유가·환율·금리를 흔들 수 있어 내수 회복의 새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스콧 베선트 미국 재무장관이 24일(현지시각) 미국 워싱턴D.C. 재무부 청사에서 대이란 추가 제재안을 발표하기 위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한국은행이 25일 발표한 '2026년 8월 소비자동향조사 결과'를 보면 8월 소비자심리지수(CCSI)는 104.5로 7월보다 2.3포인트 하락했다.

소비자심리지수는 이란전쟁 영향으로 올해 4월 99.2까지 떨어진 뒤 5월부터 석 달 연속 상승했다. 하지만 8월 들어 넉 달 만에 하락세로 돌아섰다. 다만 여전히 장기평균인 100을 웃돌고 있다.

소비자심리지수는 소비자동향지수(CSI) 가운데 6개 주요지수를 이용해 산출한 심리지표로 기준값 100보다 크면 장기평균(2003~2025년)보다 소비 심리가 낙관적, 100보다 작으면 비관적이라는 의미로 해석된다.

눈에 띄는 부분은 현재뿐 아니라 미래에 대한 인식도 함께 나빠졌다는 점이다.

현재경기판단CSI는 84에서 79로 5포인트, 향후경기전망CSI는 92에서 89로 3포인트 떨어졌다. 생활형편전망과 가계수입전망, 소비지출전망CSI도 모두 하락했다.

7월에는 현재생활형편과 현재경기판단이 나빠진 가운데 생활형편전망과 가계수입전망은 개선돼 미래에 대한 기대가 소비심리를 떠받쳤다. 하지만 8월에는 소비자심리지수를 구성하는 6개 지수가 모두 하락했다.

정부가 바라보는 거시경제 상황과 소비자들이 체감하는 경기 사이에 온도 차가 나타나는 셈이다.

재정경제부는 14일 발표한 '8월 최근경제동향'에서 수출이 큰 폭으로 증가하고 소비 등 내수가 개선되면서 경기 회복 흐름이 강화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한국개발연구원(KDI)도 19일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2.5%에서 3.2%로 높였다. 다만 높은 성장세는 글로벌 인공지능(AI) 투자 확대에 따른 반도체 호황에 크게 기대고 있다. KDI는 글로벌 반도체 수요 증가의 영향이 올해 주로 수출과 설비투자 호조로 나타나는 가운데 소득 증가가 반도체 부문에 편중돼 민간소비 개선세는 다소 완만할 것으로 전망했다.

거시경제의 회복세가 아직 가계의 체감경기에 충분히 퍼지지 않은 가운데,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이란에 대한 경제 압박을 확대하면서 내수를 둘러싼 대외 불확실성도 커지고 있다.

미국 재무부는 24일(현지시각) 디지털자산과 기술, 금, 항공, 해운 등과 관련해 이란과 거래하는 제3국에도 제재를 부과할 수 있는 내용을 뼈대로 하는 새로운 대이란 제재 방안을 발표했다. 이란의 핵·미사일 기술과 석유 수익 등에 연계된 세계 각국의 60여 개 단체와 개인, 선박도 신규 제재 대상으로 지정했다.

다만 이번 제재가 당장 한국 경제에 충격을 주는 모습은 나타나지 않고 있다.

미국은 각국에 이란 관련 거래를 중단할 시정 기간을 주기로 했고 이란의 최대 교역 상대국인 중국의 은행과 금융기관도 이번 제재 대상에는 포함하지 않았다. 미국의 새 제재가 발표된 24일 브렌트유와 미국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도 전 거래일보다 각각 2.35% 하락했다.
 
8월 들어 현재·미래 경기인식 꺾였다, 정부 '내수회복' 노력에 대이란 제재 변수 부상
▲ 가계 재정상황에 관한 소비자동향지수(CSI) 추이. <한국은행>

문제는 앞으로 미국의 제재 수위와 이란의 대응이다. 베선트 장관은 이번 주 안에 이란과 거래하는 금융기관 한 곳에 대한 추가 제재도 예고했다.

김태봉 아주대학교 경제학과 교수는 이날 YTN '뉴스스타트' 인터뷰에서 이번 제재안을 즉각적이고 파격적인 선언이라기보다 유예기간을 두고 이란과 협상할 여지를 남겨둔 발표로 평가했다.

다만 상황이 악화해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 통제를 강화하면 유가 상승이 물가를 끌어올리는 동시에 경기를 위축시킬 수 있고, 한국에서는 원화 약세까지 겹쳐 통화정책의 부담도 커질 수 있다고 바라봤다.

금리는 내수 회복의 또 다른 변수다.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는 7월 기준금리를 연 2.50%에서 2.75%로 올렸다. 금융투자협회가 13~19일 채권시장 종사자 1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79%는 27일 열리는 금통위에서 기준금리가 동결될 것으로 예상했다.

당장 27일 금통위에서는 기준금리 동결 전망이 우세하다. 다만 한은은 7월 금리 인상 당시 앞으로도 금리인상 기조를 이어갈 필요가 있다고 밝힌 바 있다. 대이란 제재가 앞으로 유가와 환율을 다시 끌어올려 물가 압력을 높인다면 추가 금리 인상 압력도 커질 수 있다. 가계의 경기 체감이 약해진 상황에서 금리 상승이 내수 회복에 또 다른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는 셈이다.

8월 물가수준전망CSI는 149로 전월과 같았고 향후 1년 기대인플레이션율도 2.7%를 유지해 소비자들의 물가 경계감도 여전히 남아 있다.

8월 소비자심리지수는 아직 장기평균을 웃돌고 수출과 투자 등 실물경제도 호조를 이어가고 있다. 미국의 대이란 제재 역시 현재까지 직접적인 경제 충격으로 이어진 것은 아니다.

다만 한 달 전까지 소비심리를 떠받쳤던 미래 경기와 생활형편에 대한 기대까지 약해진 상황에서 대이란 제재가 유가와 환율, 금리 상승 압력을 키운다면 수출·투자 중심의 경기 회복을 가계 소득과 소비로 확산해야 하는 이재명 정부의 부담도 한층 커질 것으로 보인다. 허원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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