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정명훈 여기어때컴퍼니 대표이사가 일본 숙박예약 플랫폼 ‘리럭스’와 여기어때의 플랫폼 연동에 속도를 내고 있다.
한국과 일본의 숙박상품을 두 플랫폼에 연결해 한일 여행 수요를 동시에 공략하고 장기간 적자를 이어온 리럭스의 수익성 개선에 힘쓰려는 계산이 바탕에 깔려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 ▲ 정명훈 여기어때컴퍼니 대표이사(사진)가 한국과 일본 숙박 플랫폼 연동에 속도를 내고 있다. <여기어때컴퍼니> |
25일 여기어때컴퍼니의 움직임을 종합하면 여기어때 애플리케이션(앱)은 8월 리럭스가 보유한 일본 숙소 일부를 연동해 판매하기 시작했다.
앞으로 앱 안에서 일본 프리미엄 숙소를 따로 모아 볼 수 있도록 하는 작업도 진행되고 있다.
반대 방향의 플랫폼 연동도 추진되고 있다. 리럭스 앱에서 여기어때가 확보한 국내 숙소를 예약할 수 있도록 시스템을 개발하는 것이다.
개발이 완료되면 한국 이용자는 여기어때를 통해 리럭스의 일본 숙소를 예약하고 일본 이용자는 리럭스를 통해 여기어때의 한국 숙소를 예약하는 양방향 구조가 만들어진다.
여기어때는 5월 리럭스를 운영하는 로코파트너스 지분 100%를 인수한다고 발표한 뒤 7월29일 인수 절차를 마무리했다. 인수금액은 공개하지 않았다.
정명훈 대표는 리럭스 인수를 마무리하며 발표한 자료에서 “리럭스 인수가 한국과 일본 시장에서 새로운 사업 판로를 찾는 변곡점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정 대표는 인수 완료에 앞서 로코파트너스 경영에도 직접 뛰어들었다. 6월30일자로 로코파트너스 대표이사에 취임했다.
리럭스는 2013년 서비스를 시작한 일본 숙박예약 플랫폼이다. 일본 고급 호텔과 리조트, 료칸 등에 강점을 지니고 있으며 누적 회원은 약 380만 명이다.
리럭스에 국내 숙소가 연동되면 리럭스의 사업구조에 큰 변화가 생길 것으로 전망된다.
리럭스는 그동안 일본 국내 숙박 예약을 중심으로 사업해왔다. 앞으로 여기어때가 확보한 국내 숙소가 리럭스에 들어오면 기존 일본 회원을 대상으로 한국 숙박상품까지 직접 판매할 수 있게 된다.
여기어때로서는 국내에서 확보한 숙박 공급망을 별도의 일본 플랫폼을 처음부터 구축하지 않고 현지 소비자에게 판매할 수 있는 길이 열리는 셈이다.
이는 장기간 적자를 이어온 로코파트너스의 수익성을 개선하기 위해서도 중요하다.
올해 6월 공개된 로코파트너스 결산공고에 따르면 회사는 2025년 4월부터 2026년 3월까지 회계연도에 순손실 8억1261만 엔(약 71억 원)을 냈다.
직전 회계연도의 순손실 4억4035만 엔(약 38억 원)과 비교하면 손실 규모가 약 85% 확대된 것이다.
공개된 결산을 기준으로 로코파트너스는 2018년 이후 해마다 순손실을 봤다. 올해 3월 말 기준 주주자본은 -44억2310만 엔(약 -385억 원)으로 완전자본잠식 상태다.
여기어때의 국내 숙박상품이 리럭스에 연동되면 기존 일본 국내 숙박에 한국 숙박이라는 새로운 상품군이 추가된다. 리럭스가 이미 확보한 회원에게 판매할 수 있는 상품의 범위가 넓어지는 만큼 추가 거래를 만들어 수익성을 개선할 가능성이 생기는 것이다.
일본인의 한국여행 수요가 늘고 있다는 점은 이런 전략에 힘을 보탤 것으로 전망된다.
| ▲ 여기어때컴퍼니는 리럭스 운영사 로코파트너스를 인수하며 수익성 개선을 과제로 안았다. <여기어때컴퍼니> |
올해 상반기 한국을 찾은 일본인은 약 195만 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약 162만 명보다 20%가량 증가했다. 일본은 중국에 이어 두 번째로 큰 방한 관광시장이다.
특히 일본인 방한객은 개별여행과 재방문 비중이 높은 편이다. 때문에 리럭스가 한국 숙박상품 판매를 본격화하면 증가하는 일본인의 한국여행 수요를 자체 플랫폼 안으로 끌어들일 수 있는 기반을 갖추게 될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일본 소비자의 해외 숙박예약 시장에서 글로벌 온라인여행사(OTA)와 경쟁해야 한다는 점은 과제로 꼽힌다.
일본 오리콘이 올해 3월 발표한 고객만족도 조사에서 최근 1년 동안 해외여행 예약사이트를 이용한 일본인 2079명을 조사한 결과 해외호텔 부문 1~3위는 각각 부킹닷컴과 트립닷컴, 익스피디아가 차지했다. 아고다는 5위에 올랐다.
상위 5개 서비스 가운데 4곳이 글로벌 OTA인 셈이다.
물론 리럭스는 애초 일본에서 대형 OTA와 비슷한 사업구조로 성장한 플랫폼이 아니다. 누적 회원은 380만 명에 이르지만 폭넓은 숙박시설을 취급하는 종합 OTA와 달리 고급 호텔과 료칸을 엄선해 판매하는 데 초점을 맞춰왔다.
하지만 앞으로 리럭스가 방한여행 수요를 공략하는 성격도 띠게 되는 만큼 대형 OTA와 경쟁해 소비자들의 선택을 받는 일도 중요해질 것으로 보인다. 기존 프리미엄 숙박 중심의 상품 경쟁력을 한국 숙박시장에서도 이어갈 수 있을지가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
한국 숙박상품 추가가 실제 예약과 거래액 증가로 이어져 장기간 적자를 이어온 리럭스의 수익성을 개선할 수 있을지도 주목된다.
여기어때컴퍼니 관계자는 “리럭스 인수를 통해 한국과 일본 소비자에게 양방향으로 더 다양한 숙박 선택지를 제공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이솔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