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HD현대로보틱스가 6년 만에 새로운 산업용 협동로봇을 출시한다. 탄탄한 그룹 내 수요를 통해 단숨에 국내 협동로봇 시장 1위 자리를 넘볼 정도로 성장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HD현대로보틱스는 그동안 산업용 제조 로봇에 집중해왔다. 하지만 최근 산업 현장 수요가 협동로봇 위주로 증가하면서,
김완수 HD현대로보틱스 대표이사 사장은 로봇 사업 영역 확장을 선택했다.
| ▲ 김완수 HD현대로보틱스 대표이사 사장이 협동로봇으로 사업영역을 확장하면서 기업공개를 통한 자금조달을 추진할 것으로 예상된다. < HD현대 > |
다만 협동로봇 사업이 안착하기 위해서는 설비투자 등에 필요한 대규모 자금조달이 필수로 떠올랐다.
김 사장은 국내 증시 상장을 통한 자금 조달 방안을 추진했으나, 중복상장 규제에 부딪히며 상장 추진을 늦추고 있다. 그는 정부가 연내 중복상장 가이드라인을 최종 확정하고, 로봇 등 첨단산업을 중복상장 예외 조항에 포함할 경우 다시 상장을 추진할 것으로 예상된다.
19일 로봇 업계 취재를 종합하면, HD현대로보틱스는 오는 7월1일 협동로봇 ‘HDC 시리즈’ 3종을 출시한다. 지난 2020년 ‘YL 시리즈’를 출시한 뒤 6년 만에 협동로봇 신제품을 내놓는 것이다.
이번에 출시하는 제품은 HDC 50-17, HDC 35-18, HDC 25-18 세 종류다. 가장 많은 관심을 받는 제품은 HDC 50-17이다. 이 제품의 가반 하중(들어올릴 수 있는 무게)은 50kg으로 국산 제품 가운데 최고 수준이다.
협동로봇은 산업용 로봇에 비해 안전성이 높아 별도의 펜스 없이도 근로자와 함께 작업할 수 있어, 최근 공장 자동화에 많이 적용되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글로벌 마켓 인사이츠에 따르면 세계 협동로봇 시장은 2025년 531억 달러(약 81조6천억 원)에서 2035년 2575억 달러(약 395조7천억 원)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HD현대로보틱스의 협동로봇 매출도 빠르게 성장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 ▲ HD현대로보틱스가 오는 7월 출시하는 협동로봇 HDC50-17(왼쪽부터), HDC25-18, HDC35-18. < HD현대로보틱스 > |
우선 HD현대그룹 내 다양한 수요를 흡수할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HD현대중공업, HD현대삼호, HD현대미포 등 조선 3사에 공급을 확대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조선업은 국내 산업 현장 가운데 가장 빠르게 협동로봇 수요가 늘고 있는 곳이다.
현재 HD현대 조선 3사는 다양한 업체로부터 협동로봇을 공급받고 있지만, 향후 HD현대로보틱스 위주로 공급 계약을 체결할 공산이 크다.
다만 HD현대로보틱스가 해외 시장까지 공략하기 위해서는 사업 확대를 위한 대규모 투자금 마련이 시급한 상황이다.
이에 따라 김 사장은 2026년 국내 증시 상장을 목표로 기업공개 준비 작업을 진행해왔지만, 정부의 중복상장 관련 세부 지침 조율 과정이 길어지면서 상장 추진이 미뤄지고 있다.
김 사장은 정부의 중복상장 예외 조항 발표에 맞춰 상장을 재추진할 것으로 예상된다.
김 사장은 국가첨단전략 산업 분야 중복상장 허용 가능성에 기대를 걸고 있다. 로봇 산업을 정책적으로 키울 필요가 있는 만큼 투자 확대를 위해 중복상장 예외를 허용해야 한다는 주장이 일각에서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다만 로봇 산업이 중복상장 예외 조항에 포함되더라도 향후 HD현대로보틱스가 상장하기 위해서는 모회사 HD현대 일반주주의 동의를 받아야 할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일반주주 동의에 ‘3% 룰’ 방식을 채택하는 방안을 가장 유력하게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3% 룰은 최대주주와 특수관계인의 의결권을 3%로 제한한 상태로 상장 안건을 의결하는 방식이다.
또 상장 시 모회사 주주에게 신주인수권을 부여하거나, 상장 뒤 구주 매출 대금을 모회사 주주를 위한 배당이나 자사주 소각에 활용해 주주 권리를 보장하는 방안도 거론된다.
HD현대로보틱스 관계자는 비즈니스포스트와 통화에서 “협동로봇으로 사업영역을 확장하는 것일 뿐, 사업 구조를 개편하는 것은 아니다”라며 “모회사 주주가치 보호를 최우선으로 두고, 기업공개 관련 논의를 이어가고 있다”고 말했다. 최재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