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재용 기자 jypark@businesspost.co.kr2026-05-12 16:35: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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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니스포스트] 코스피가 8천을 코앞에 두고 미끄러지며 장중 큰 변동성을 보였다.
최근 개인 수급이 증시 랠리를 이끌어온 상황에서 시장 변동성이 확대되면 개인투자자들의 손실 가능성도 커질 수밖에 없다.
▲ 12일 코스피가 장중 큰 변동성을 기록한 뒤 7643.15로 마쳤다. 사진은 이날 정규거래 마감 뒤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 <연합뉴스>
신용거래 잔고 역시 사상 최대 수준까지 불어나며 증시 불안 요인으로 부각되는 상황에서 개인투자자가 이끌어 온 '개인 주도형 수급장'이 8천 돌파를 앞두고 시험대에 올랐다는 평가가 나온다.
12일 코스피는 전날보다 2.29%(179.09포인트) 내린 7643.15로 마감했다.
장 초반 2%대 강세를 보이며 '8천피' 턱밑인 7999.67까지 올라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으나, 오전 10시를 넘어서는 전날보다 5% 넘게 내린 7421.71까지 빠졌다. 약 한 시간 만에 지수가 7%포인트 넘게 출렁인 셈이다.
비슷한 시각 닛케이, 상하이종합, 항셍 등 아시아 주요 증시도 일부 충격을 받았으나 낙폭은 코스피보다 훨씬 작았다.
코스피가 글로벌 주요 증시 가운데 최근 들어 가장 가파른 상승률을 보인 것이 변동성의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이날 변동성 증폭은 그간 반도체 중심의 쏠림 현상이 심했다는 것이 주된 이유"라며 "실적, 밸류에이션 등 펀더멘털 면에서는 문제가 없지만, 주가가 단기에 너무 급등하는 과정에서 생긴 차익실현 욕구가 전쟁, 소비자물가지수(CPI) 경계심리 등을 명분으로 출회되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 연구원은 "이달 들어 11일까지 26개 업종 가운데 코스피 상승률을 상회한 업종은 반도체와 자동차 2개뿐으로, 이는 역사상 가장 적은 수준"이라며 "소수 업종 쏠림 현상의 반대급부로 이날처럼 일시적 변동성이 나타날 수 있다"고 덧붙였다.
특히 최근 지수 상승을 개인투자자 수급이 이끌었다는 점도 우려 요인으로 꼽힌다. 개인투자자는 기관이나 외국인과 달리 시장이 흔들릴 때 공포에 투매할 가능성이 상대적으로 더 높은 것으로 여겨진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개인투자자들은 이달 들어 코스피 시장에서 10조2248억 원어치를 순매수했다. 반면 같은 기간 기관은 9042억 원어치, 외국인은 8조9198억 원어치를 각각 순매도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주가도 개인투자자 매수세가 몰린 영향에 더 큰 변동성을 보이는 것으로 분석된다.
이날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장중 고가와 저가 차이는 각각 8.93%포인트와 8.67%포인트에 달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개인투자자는 최근 4거래일 동안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주식 순매수 규모는 각각 8조7172억 원과 8조2490억 원에 이른다.
코스피가 단기간에 7천을 넘어 8천 가까이 상승하면서 유입된 수급인 만큼 시장이 흔들릴 경우 패닉셀로 이어질 가능성도 있는 셈이다.
▲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11일 기준 신용거래융자 잔고는 약 36조 원이다.
증시 변동성이 더욱 확대될 경우 반대매매가 발생할 가능성도 높아진다.
반대매매란 투자자가 증권사에 빚을 내 매수(신용융자)한 주식의 가격이 하락해 담보 비율을 유지하지 못하게 될 경우 증권사가 고객의 의사와 상관없이 주식을 강제로 매도하는 것을 말한다.
현재 국내증시 '빚투' 규모가 역대 최고수준인 점도 우려 요인이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11일 기준 신용융자잔고는 35조9985억 원으로 연초 27조4천억 원보다는 30%, 1년 전 17조5천억 원과 비교해선 두 배 이상 늘었다. 사상 최고치였던 지난달 29일 36조683억 원에도 근접했다.
특히 코스피 시장에 25조 원, 코스닥 시장에 11조 원이 몰리며 코스피 시장에 집중되는 모습이다.
홍지연 자본시장연구원 선임연구원은 4일 보고서에서 "코스피 시장 중심으로 신용자금이 크게 확대되고 있다"며 "최근 인공지능(AI), 반도체, 조선, 방산 등 주도 테마 중심의 투자 수요와 단기 매매 성향이 결합되면서 레버리지 활용이 늘었다"고 말했다.
개인투자자 중심 수급이 증시 변동성 확대 요인이 될 수 있다는 해석도 나온다.
홍 연구원은 "신용거래는 상승기에는 매수 수요를 확대하지만 하락기에는 반대매매로 매도 압력을 증폭시키는 경기순응적 특성을 지닌다"며 "최근에는 미수금이 반대매매로 빠르게 전환되며 리스크가 시장에 즉각 반영되는 모습도 관찰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홍 연구원은 이어 "개인 중심의 시장 구조와 제한적 헤지 수단을 고려할 때 향후 레버리지 축소 과정에서 변동성이 확대될 가능성이 높다"고 경고했다. 박재용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