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노태문 삼성전자 디바이스경험(DX) 부문 대표이사 사장이 애플과 중국의 폴더블폰 추격을 뿌리치기 위해 새로운 폴더블폰을 출시하고 원가관리에 힘을 줄 것으로 예상된다. <비즈니스포스트> |
[비즈니스포스트] 삼성전자가 올해 애플과 중국 업체의 추격이 거세지며 폴더블폰 1위 자리를 위협받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충성 고객이 가장 많은 애플의 첫 '폴더블 아이폰(가칭)'이 기존 폴더블 스마트폰 시장에 지각변동을 일으킬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노태문 삼성전자 디바이스경험(DX) 부문 대표이사 사장은 화면 비율을 가로로 넓힌 신모델을 출시하고, '원가 관리'를 통해 가격경쟁력을 확보하는 데 초점을 맞출 것으로 보인다.
22일 IT 업계 취재를 종합하면 올해 폴더블폰 시장이 9월 폴더블 아이폰 출시 영향으로 2025년 보다 30% 가량 성장할 것으로 여겨진다.
애플의 폴더블 패널 독점 공급사인 삼성디스플레이는 올해 5월 패널 양산을 시작할 것으로 알려졌으며, 당초 약 1500만 대였던 폴더블 아이폰용 디스플레이 주문량도 최근 약 2천만 대로 늘어난 것으로 추정된다.
시장조사업체 IDC의 프란시스코 헤로니모 부사장은 "애플의 첫 번째 폴더블 아이폰 출시로 폴더블 시장에 전환점이 마련될 것"이라며 "애플은 그동안 새로운 제품 카테고리의 주류화를 촉진하는 촉매제 역할을 해왔다"고 말했다.
애플이 폴더블 아이폰 출시 첫 해부터 일부 지역에서 삼성전자를 추월할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는 애플 폴더블폰이 2026년 북미에서 시장점유율 46%로 삼성전자(29%)를 1위 자리에서 밀어낼 것이란 전망을 내놓았다. 글로벌 점유율도 삼성전자 31%, 애플 28%로, 3%포인트 차이에 불과할 것으로 예상됐다.
중국의 추격도 거세지고 있다.
중국 스마트폰 업체 오포는 최근 세계 최초로 '주름 없는' 폴더블 스마트폰 '파인드 N6'을 출시하며 삼성전자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힌지 높이 편차를 기존 0.2mm에서 0.05mm로 줄여, 폴더블폰의 고질적인 단점으로 꼽혔던 주름을 육안으로는 거의 알아볼 수 없게 만든 제품이다.
화웨이도 올해 2분기 와이드 폴더블폰 신제품 '푸라 X2'를 출시해 점유율 확대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화웨이는 2025년 중국 폴더블폰 시장에서 70% 이상의 점유율을 차지하며 신흥 강자로 떠오르고 있다.
노태문 사장은 폴더블 스마트폰 1위를 유지하기 위해 신모델 '갤럭시Z 와이드폴드(가칭)'를 개발하고 있다.
올해 하반기 '갤럭시Z폴드8'와 '갤럭시Z플립8'에 와이드폴드를 추가한 3종의 폴더블폰을 출시해, 다양한 소비자 수요에 적극 대응하겠다는 것이다.
갤럭시Z 와이드폴드는 폴더블 아이폰과 비슷하게 4:3의 화면비율을 채택할 것으로 알려졌다. 와이드폴드는 웹 서핑을 할 때 더 많은 정보를 한눈에 볼 수 있으며, 영상을 시청하거나 전자책을 읽을 때도 훨씬 자연스러운 몰입감을 제공한다는 장점이 있다.
게다가 2027년부터 두번 접는 '갤럭시Z 트라이폴드 2', 화면을 잡아당기면 길어지는 '갤럭시Z 슬라이드(가칭)'도 순차적으로 출시해 폴더블폰 라인업을 지속적으로 확장한다는 방침을 세웠다.
미국 IT매체 폰아레나는 "갤럭시Z 트라이폴드가 제조 공정을 간소화한 재설계 버전으로 나온다면, 삼성에게 수익성 있는 아이디어가 될 수 있다"며 "대부분의 제조업체들과 달리 삼성은 과감한 행보를 보이고 있다"고 평가했다.
| ▲ 애플의 '폴더블 아이폰' 추정 이미지. <아이폰 틱커> |
폴더블폰 원가관리의 중요성도 커지고 있다.
메모리반도체를 포함한 주요 부품 가격과 원/달러 환율 상승으로 폴더블폰 가격 인상도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최근
노태문 사장은 전사에 비상경영체제를 선포하고 미세한 부품까지 비용을 절감할 방법을 찾으라고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노 사장은 2020년 코로나19로 전 세계 스마트폰 시장이 얼어붙었을 때도 원가 절감을 통해 매출이 줄었음에도 불구하고 영업이익 개선에 성공했을 만큼, 비용관리에 철저한 경영자다.
차기 폴더블폰 시리즈에 2나노 공정 기반 자체 모바일 프로세서(AP)인 '엑시노스2600' 탑재 비중도 늘릴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해 출시한 갤럭시Z 시리즈에서는 플립7에만 엑시노스2500을 적용했지만, 폴드 시리즈에도 엑시노스 탑재를 확대하는 것이다.
이를 통해 차기 제품의 가격 상승을 최소화하는 데 집중한다. '갤럭시Z폴드 7' 256기가바이트(GB) 모델은 지난해 237만9300원에 출시됐는데, 올해 폴드 8도 10만~20만 원가량 가격을 인상하는 데 그칠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반면 애플의 폴더블 아이폰은 256GB 모델 가격이 약 345만 원에 달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갤럭시Z폴드와 비교해 100만 원 정도 가격이 높게 형성되는 셈이다.
폴더블 스마트폰은 판매량 측면에서 여전히 틈새 시장로 분류된다.
하지만 평균 판매 가격이 일반 스마트폰보다 3배가량 높고, 성장 전망도 밝아 스마트폰 제조업체들의 주요 격전지로 떠오르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IDC 측은 "폴더블폰 시장이 2029년까지 연평균 17%의 성장률을 기록하는 반면, 기존 스마트폰 시장은 1% 미만의 성장률을 보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나병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