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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림 '글로벌 수준' 내세운 수수료 인상, 4천억 결손금에 자본잠식 탈출 안간힘

조수연 기자 ssue@businesspost.co.kr 2026-02-12 16:5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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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림 '글로벌 수준' 내세운 수수료 인상, 4천억 결손금에 자본잠식 탈출 안간힘
▲ 네이버 손자회사인 의류 리셀 플랫폼 크림은 2022년 이후 14차례의 수수료 조정을 거쳤다. <크림 홈페이지 갈무리>
[비즈니스포스트] 네이버 손자회사인 한정판 재판매(리셀) 플랫폼 크림이 다시 수수료 인상에 나섰다.

해외 리셀 업계 수준에 맞춘 ‘글로벌 기준’을 앞세워 수익 모델을 재정비하겠다는 의도로 해석되는데 이익을 못 내면서 결손금이 쌓이고 완전자본잠식 상태에 빠진 재무 체력을 회복하겠다는 의지로 해석된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크림은 3월2일부터 개편된 수수료 체계를 적용한다. 최근 5년 동안 크림이 수수료를 인상한 사례는 모두 14차례로 파악된다. 

크림은 최근 홈페이지 공지를 통해 판매자에 부과되는 수수료를 2%포인트가량 인상한다고 밝혔다. 구매자에 부과되는 수수료는 기존과 동일하게 3%로 유지된다. 

이에 따라 판매 수수료의 범위는 기존 3.5~4%에서 5.5~6%로 조정된다. 수수료율은 판매자의 실적에 따라 등급별로 차등 결정된다. 

이번 개편에는 기본 수수료의 인하도 포함됐다. 거래 실적과 관계없이 판매자에 부과되던 기본 수수료는 5500원에서 2500원으로 낮아졌다. 약 15만 원을 기점으로 판매자의 체감 부담이 갈릴 것으로 보인다. 

크림은 2022년 4월 국내 리셀 업계에서는 처음으로 수수료 체계를 도입했다. 당시 수수료 정책은 구매자에게 1%를 부과하며 시작했으며 그해에만 총 6차례 수수료를 높인 것으로 파악된다.

이후에도 수수료 인상을 이어가다 2024년 3월에는 '판매자 등급제'를 도입했다. 한 달 동안의 누적 거래액에 따라 판매자를 5개 등급으로 나누고 수수료를 차등 부과하는 방식이다. 

일부 이용자들은 이러한 정책이 개인 판매자에 불리하고 거래량이 많은 리셀 업자들에게 유리하다는 불만을 제기해왔다. 회사는 판매 성과가 많은 이용자에게 더 많은 혜택을 제공해 제품 경쟁력을 끌어올리기 위한 조치라는 뜻을 보이고 있다.

새로운 수수료 체계가 적용된다면 100만 원의 제품이 거래될 때 크림은 판매자에게 기본 수수료 2500원과 등급 수수료 6만 원을, 구매자에게는 구매 수수료 3만 원을 받게 된다. 거래 한 건에 최대 9만2500원의 수수료를 확보할 수 있는 것이다. 

크림 관계자는 "서비스 운영비 현실화 차원에서 2024년 6월 이후 1년 9개월 만에 수수료를 조정하게 됐다"며 "일괄 인상이 아니라 기본 수수료 인하를 포함한 수수료 체계를 현실화했다"고 설명했다. 
크림 '글로벌 수준' 내세운 수수료 인상, 4천억 결손금에 자본잠식 탈출 안간힘
▲ 3월2일부터 적용되는 크림의 새로운 판매자 수수료 개편안. <크림 홈페이지>
크림이 수수료를 꾸준히 인상한 배경에는 지속된 재무 부담이 자리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크림은 2021년 이후로 완전자본잠식 상태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크림의 자본총계는 2021년 –648억 원으로 시작해 2022년 –2752억 원, 2023년 –2580억 원, 2024년 –3216억 원으로 꾸준히 악화됐다. 

완전자본잠식은 자본총계가 음수로 전환된 상태를 의미한다. 누적된 적자나 투자 실패 등으로 기업의 자기자본이 소진된 상황이다. 코스닥 시장에서는 기업의 자본금이 절반 이상 잠식되면 관리종목으로 지정되고 완전자본잠식 상태에 들어서면 상장폐지 대상이 된다. 

기업의 적자 상황을 나타내는 결손금을 기준으로도 상황은 나아지지 않고 있다. 크림의 결손금은 2021년 888억 원, 2022년 3521억 원, 2023년 3414억 원, 2024년에는 4140억 원에 달했다. 

크림은 2020년 3월 네이버의 자회사인 '스노우'가 5억 원을 출자해 설립했으며 2021년 분사했다. 이를 고려하면 분사 이후 자본잠식이 지속된 셈이다.

이에 크림은 수수료 인상을 통해 수익성 방어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해외 리셀 플랫폼은 통상 구매자에게 3~5%의 수수료를, 판매자에게 8~10%의 수수료를 부과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크림이 이와 비슷한 수준까지 수수료를 인상할 것이라고 관측하고 있다.

최수연 네이버 대표이사 역시 2022년 3분기 컨퍼런스콜(실적 발표회)에서 "크림의 거래 수수료를 '글로벌 수준'으로 합리화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실제로 수수료 인상이 크림에게 시간을 벌어다 줄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크림의 영업손실은 2021년 595억 원, 2022년 861억 원으로 늘었다가 2023년 408억 원, 2024년 88억 원으로 점차 축소하는 흐름을 보이고 있다. 아직 손익분기점을 넘지 못한 상태지만 적자폭은 줄어들고 있다. 
 
크림 '글로벌 수준' 내세운 수수료 인상, 4천억 결손금에 자본잠식 탈출 안간힘
▲ 크림은 국내 리셀 시장에서 점유율 80%로 업계 1위에 자리하고 있다. <크림>

다만 업계 1위 사업자인 크림이 수년째 자본잠식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은 재무 안정성 측면에서 짚어볼 대목으로 보인다. 

현재 리셀 시장은 크림이 점유율 약 80%로 압도적 1위를 차지하고 있다. 2위는 무신사 자회사 에스엘디티(SLDT)가 운영하는 ‘솔드아웃’으로 점유율은 10% 수준이다.

크림이 2위와의 격차를 벌리며 영업흑자를 앞둔 것으로 전망되지만 재무건전성 측면에서 재점검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이와 함께 기업 회생 절차를 밟고 있는 온라인 명품 리셀 플랫폼 '발란’의 사례도 재조명되고 있다. 발란은 한때 '머트발'(머스트잇·트렌비·발란)로 불리며 국내 명품 플랫폼 3대장으로 꼽혔다. 

다만 수년 동안 자본잠식과 적자가 누적돼 결국 입점업체들의 판매대금 미정산 사태로 이어졌다. 최근에는 회생계획안이 부결되며 발란은 법원의 회생 강제인가를 희망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크림 관계자는 "크림의 재무 건전성은 매우 견고하게 관리되고 있다"며 "이번 수수료 개편은 단기적 수익성 확보만이 아닌 지속가능한 플랫폼으로서의 서비스 퀄리티 유지와 고도화를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조수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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