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사건의 과징금 부과 규모는 그동안 공정위가 담합 사건에 부과한 과징금 가운데 총액 기준 두 번째로 큰 규모다. 참가 사업자 당 평균 부과금액 기준으로는 최대 금액에 해당한다.
공정위에 따르면 3개 제당회사들은 2021년 2월부터 2025년 4월까지 모두 8차례(인상 6차례, 인하 2차례)에 걸쳐 설탕 판매가격 변경의 폭과 시기 등을 합의했다.
설탕의 주재료인 원당 가격이 오르는 시기에는 원가 상승분을 신속히 가격에 반영하기 위해 공급가격 인상 시기와 폭을 합의한 뒤 이를 실행했다. 가격인상을 수용하지 않는 수요처에는 3사가 공동으로 압박하는 등 협력했다고 공정위는 말했다.
원당 가격이 하락하는 시기에는 원가 하락분을 더 늦게 가격에 반영하기 위해 원당 가격 하락 폭보다 설탁 가격을 더 적게 인하하고 인하 시기를 지연시킬 것을 합의했다.
공정위에 따르면 세 회사는 대표급과 본부장급, 영업임원급, 영업팀장급 등 직급별 모임 또는 연락으로 가격을 합의했다. 대표급과 본부장급 모임에서는 개략적 가격 인상 방안이나 세 회사 사이 협력 강화 방안 등을 합의했다. 영업임원이나 영업팀장들은 모임을 많게는 월 9차례 가지며 가격 변경 시기와 폭, 거래처별 협의 시기, 협의가 잘 안 될 경우 대응방안 등 세부 실행방안을 합의했다.
가격변경의 폭과 시기를 두고 합의가 이루어지면 전체 거래처에 가격 변경 계획을 통지하고 필요한 경우에는 협상을 진행했는데 각 수요처별로 점유율이 가장 높은 제당사가 협상을 주도하고 협상 결과를 수시로 공유했다고 공정위는 말했다.
공정위에 따르면 그 결과 제당사들은 원당 가격 인상 등을 이유로 가격 인상이 필요하다고 판단했을 때 한 번도 가격 인상에 실패하지 않았다. 반대로 원당 가격 인하로 가격 인하 요인이 발생했을 때도 가격을 인하하지 않거나 인하 폭을 최소화할 수 있었다.
세 회사는 2007년 같은 혐의로 한 차례 제재를 받고도 다시 담합을 실행했으며 2024년 3월 공정위가 조사를 개시한 이후에도 1년 이상 담합을 유지하는 한편 공정위 조사 정보를 공유하고 공동대응 논의를 했다고 공정위는 설명했다.
공정위는 가격 변경 현황 보고명령 등으로 앞으로 가격변경 추이를 지속 점검해 담합 소지를 봉쇄하기로 했다.
공정위는 “앞으로도 국민 생활과 밀접한 식료품 분야의 담합에 대한 감시를 강화할 것”이라며 “현재 진행하고 있는 밀가루와 전분당, 계란, 돼지고기 등 담합 사건도 신속하게 처리해 법 위반이 확인될 경우 엄정 조치하겠다”고 말했다. 이솔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