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TSMC의 미국 반도체 설비 투자가 비용 부담을 키우는 데다 불리한 환율 효과까지 겹치며 내년까지 수익성 악화가 불가피할 수 있다는 관측이 제시됐다. TSMC 미국 애리조나 반도체 파운드리 제1공장. |
[비즈니스포스트] TSMC가 미국 트럼프 정부의 요구에 맞춰 반도체 공장 투자를 늘린 결과가 실적에 점차 부담으로 돌아올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미국의 높은 설비 투자 비용과 인건비, 낮은 효율성 등이 수익성에 악영향을 미치는 데다 환율 변동으로 TSMC가 당분간 이중고를 겪게 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대만 중국시보는 8일 “TSMC의 정치적 행보가 값비싼 비용으로 돌아오고 있다”며 “미국 투자 확대에 따른 역효과가 반영되고 있는 셈”이라고 보도했다.
TSMC는 트럼프 정부의 미국 제조업 활성화 정책에 맞춰 현지 설비 투자를 공격적으로 확대하고 있다. 현재 투자를 약속한 금액만 1650억 달러(약 226조 원)에 이른다.
미국 정부가 반도체 관세 부과 가능성을 언급하자 애플과 엔비디아 등 주요 고객사가 TSMC의 현지 공장에서 적극적으로 물량 확보를 추진한 결과다.
하지만 중국시보는 증권사 모간스탠리 보고서를 인용해 TSMC의 이런 선택이 내년까지 큰 폭의 수익성 하락으로 돌아올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았다.
미국 특성상 대만에서 반도체 공장을 건설하고 운영하는 것보다 자재비와 물류, 인건비 등 비용이 높고 노동 효율성도 떨어져 실적 악화가 불가피하다는 것이다.
중국시보는 “TSMC 미국 애리조나 공장이 대만과 유사한 수준의 성과를 안겨주기는 어렵다”며 “해외 투자에 따른 압박은 갈수록 커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모간스탠리는 TSMC의 올해 및 내년 주당순이익 예상치를 각각 기존 전망보다 6%, 12% 낮춰 내놓았다.
미국 달러화 가치가 약세를 보이며 수출 비중이 큰 TSMC에 불리한 환율 효과가 나타나는 점도 실적 부진에 원인으로 지목됐다.
중국시보는 “해외 증권사가 TSMC 실적 전망치를 낮춰 내놓은 사례는 처음”이라며 “TSMC가 미국 투자 부담과 환율 효과로 이중고를 겪고 있다”고 분석했다.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