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광동제약이 삼다수 위탁판매 입찰경쟁에 온 힘을 다하고 있다. <그래픽 씨저널> |
[씨저널] 광동제약이 삼다수 입찰경쟁에 사활을 걸고 있다.
삼다수 위탁판매가 광동제약 전체 매출에서 33%를 차지할 정도로 높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어서다.
최성원 광동제약 대표이사 회장으로서는 삼다수 위탁판매권을 놓치게 되면 차기 성장동력 확보에도 지장을 줄 수 있는 만큼 입찰에 온힘을 다하고 있다.
◆ 삼다수 판권 둘러싼 치열한 눈치싸움
삼다수는 국내 생수시장에서 점유율 40%를 차지하는 1위 브랜드다. 그 뒤를 롯데칠성음료의 아이시스(13%), 농심 백산수(8%)가 추격하고 있다.
삼다수는 시장에서 압도적 위치를 차지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사업규모가 4천억 원에 달해 4년마다 열리는 위탁판매권 입찰이 주목받는다.
이번 '제주삼다수 제주도 외 위탁판매사 공개모집' 입찰은 2025년 6월5일부터 7월24일까지 진행될 것으로 알려졌다.
광동제약뿐만 아니라 동아제약, 동아오츠카, 오뚜기, 농심, 웅진식품 등 다양한 식품·음료 및 제약사들이 눈독을 들이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특히 이번 입찰에서는 기존 위탁판매 범위에 더해 '대형마트' 판매권 까지 포함되면서 신규 위탁판매사의 예상 연매출이 4130억 원 규모에 이를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생수유통업계 안팎에서는 이번에 판권이 새로운 업체로 넘어갈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어
최성원 회장의 고민이 깊어질 것으로 보인다.
삼다수 마진률을 두고 제주개발공사와 광동제약 사이 이견이 있었다는 이야기가 흘러나오는 것이 주된 이유로 꼽힌다.
광동제약은 2013년부터 13년 간 삼다수 위탁판매를 맡아오면서 유통 전문성을 바탕으로 삼다수의 위상을 높여왔지만 이번에 자칫 유통권을 잃게 되면 2024년 전체 매출 9748억 원 가운데 30% 이상을 차지하는 주요 수익원을 잃게 돼 치명타를 입을 수 있다.
광동제약은 일단 올해 12월까지 삼다수 위탁판매권을 확보한 상태지만 이번 입찰을 따내지 못한다면 당장 내년부터 새로운 대체 수익원을 찾아야 한다.
◆ 삼다수와 음료에 지나치게 의존해온 사업 구조적 문제가 위기 키워
광동제약의 근본적 문제는 사업구조의 왜곡과 관련이 깊다는 지적도 나온다.
최성원 회장은 광동제약이 제약회사임에도 불구하고 전체 매출의 54.6%를 삼다수와 옥수수수염차, 비타500등 식음료(F&B)에서 올려왔다.
광동제약의 2024년 기준 식음료부문 매출은 약 9천억 원으로 의약품 부문을 압도하고 있다. 제약기업으로서 정체성이 흐려지고 있는 셈이다.
최성원 회장의 광동제약 운영에서 나타난 이런 구조적 문제는 제약 관련 연구개발 투자 부족에서도 나타난다.
2024년 기준 광동제약의 매출 대비 연구개발비 비율은 1.6%로 매우 적다. 이는 1조 클럽 제약사 가운데 최하위 수준이다. 같은 매출 규모의 다른 제약사들과 비교해 보면 한미약품은 12.8%, 종근당은 8.81%, 유한양행은 9.5%로 광동제약이 현저히 낮은 수준임을 알 수 있다.
이러한 연구개발 분야의 투자 부족은 신약개발 파이프라인(후보물질)의 부실로 이어지고 있다.
광동제약은 임상 2상까지 진행했던 천연물 치료제 KD501의 개발을 보류했으며 현재 주요 파이프라인은 비만치료제 KD101과 여성성욕저하 장애 치료제 '바이리시' 등 소수에 불과한 것으로 알려졌다.
물론
최성원 회장이 제약사업 자체를 완전히 도외시한 것으로 볼 수는 없다는 시각도 있다.
광동제약은 2024년 체외진단 전문기업 프리시전바이오를 인수했고 뒤이어 이탈리아의 희귀의약품 전문기업 '키에서'를 통해 4종류의 치료제를 도입하면서 제약부문을 강화하기도 했다.
다만 이런 제약사업이 결실을 맺기까지는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보여
최성원 회장은 고심하게 됐다. 조장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