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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축은행 인수 뒤 13년, 4대 금융지주 '머니 무브' 앞두고 새 전략 고심

이한재 기자 piekielny@businesspost.co.kr 2025-05-19 16:44: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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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
4대 금융지주가 2011년 저축은행 사태 당시 부실 저축은행을 품에 안은 지 10여년이 지났지만 4대 금융은 여전히 저축은행시장에서 큰 경쟁력을 발휘하지 못하고 있다. 4대 금융의 비은행 경쟁력 강화가 여전히 화두인 가운데 비즈니스포스트가 4대 금융 저축은행의 CEO와 전략을 살펴본다.

-글 싣는 순서
① 저축은행 인수 뒤 13년, 4대 금융지주 '머니 무브' 앞두고 새 전략 고심
② 흑자 전환 노리는 KB저축은행, 서혜자 연임 가늠자된다
③ ‘원톱’ 신한저축은행, 채수웅 10년 연속 순이익 이상무
④ 1분기 적자 하나저축은행, 영업전문가 양동원 실적 개선 고삐
⑤ 막내 우리금융저축은행, 전략가 이석태 제1과제는 사세 확장


[비즈니스포스트] ‘15억 원.’ 

KB금융과 신한금융, 하나금융, 우리금융 등 4대 금융의 저축은행 계열사가 1분기 올린 합산 순이익이다.

지난해 1분기보다 93% 감소했다.

4대 금융이 1분기 5조 원에 육박하는 순이익을 내며 사상 최대 실적을 썼다는 점을 고려하면 저축은행 계열사의 기여도는 0%에 가깝다.

4대 금융이 저축은행사업을 본격적으로 시작한 지 10년도 더 지났지만 성적표는 초라한 셈이다.
 
저축은행 인수 뒤 13년, 4대 금융지주 '머니 무브' 앞두고 새 전략 고심
▲ 4대 금융이 저축은행을 품은 지 10년이 넘게 지났지만 여전히 실적 기여도는 낮은 것으로 평가된다.

19일 예금보험공사에 따르면 4대 금융은 2011년 저축은행 사태 이후 저축은행을 계열사로 품고 저축은행사업을 본격적으로 시작했다.

저축은행 사태는 삼화저축은행을 시작으로 2011년에만 국내 16개 저축은행이 연쇄적으로 영업정지를 당하면서 뱅크런(대규모 예금인출) 등 국내 금융시스템에 혼란을 가져온 사태를 말한다.

예금보험공사는 3월 발간한 ‘상호저축은행 구조조정 특별계정 관리백서’에서 “2008년 미국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로 촉발된 글로벌 금융위기 여파가 국내 부동산 경기침체로 이어졌다”며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에 집중하던 저축은행업계는 경영진의 도덕적 해이, 미흡한 리스크관리 등에 따라 대규모 부실에 직면했다”고 말했다.

당시 금융당국은 예금보호공사를 중심으로 부실 저축은행의 구조조정을 진행했다.

이에 따라 4대 금융지주는 경쟁입찰 등을 거쳐 부실 저축은행을 품에 안았고 KB금융과 신한금융, 하나금융은 2012년부터본격적으로 저축은행사업을 시작했다.

KB금융은 제일저축은행을 인수해 2012년 KB저축은행을 출범했고 신한금융은 토마토저축은행, 하나은행은 에이스·제일2저축은행 등을 인수해 같은 해 각각 저축은행사업에 진출했다.

우리금융 역시 당시 삼화저축은행을 품고 저축은행산업을 시작했으나 지주 해체로 2014년 저축은행사업에서 손을 뗐고 이후 2019년 지주로 재출범하며 아주저축은행을 인수해 2021년 우리금융저축은행을 출범시켰다.

4대 금융이 저축은행사업에 진출한 지 10년도 더 됐지만 아직 가야할 길은 멀다는 평가를 받는다.

4대 금융 저축은행은 1분기 순이익 크게 준 것은 물론 2023년과 2024년은 2년 연속 순손실을 냈다. 순손실 규모도 2023년과 2024년 모두 1천억 원을 넘었다.

리딩금융인 KB금융만 봐도 KB저축은행이 본격 출범한 2012년부터 지난해까지 13년 동안 모두 합쳐 202억 원 규모의 순손실을 봤다. 하나저축은행과 우리저축은행의 상황도 그다지 다르지 않다.

신한저축은행만 지난해까지 9년 연속 순이익(감사보고서 기준)을 내며 13년 동안 1천억 원이 넘는 순이익을 올렸다. 하지만 한해 수조 원 규모의 순이익을 올리는 지주 순이익과 비교하면 여전히 초라한 수준으로 여겨진다.

4대 금융 저축은행은 일단 규모부터 다른 저축은행에 밀리는 것으로 평가된다.

2024년 기준 저축은행업계 자산순위 5위 안에 4대 금융은 없다. 8위로 가야 신한저축은행이 나오고 하나저축은행이 10위에 턱걸이했다. KB저축은행과 우리금융저축은행은 10위권 밖이다.

시장점유율도 낮은 수준이다.

KB저축은행과 신한저축은행, 하나저축은행, 우리금융저축은행 등 4곳을 다 합쳐야 10%도 채 되지 않는다. 지난해 말 기준 신한저축은행이 2.6%로 가장 높고 하나저축은행(2.5%) KB저축은행(2.2%), 우리금융저축은행(1.7%)이 뒤를 잇는다.

지점 수도 많지 않다. 지난해 말 기준 4대 금융지주 저축은행 지점 수를 다 합치면 16개다. 국내 저축은행업계 1위인 SBI저축은행의 지점 수 17개에 미치지 못한다.

4대 금융은 수익성 확대와 밸류업(주주가치 강화) 정책을 위해 비은행사업에서 치열히 경쟁하고 있다.

비은행 강화 측면에서 저축은행사업을 키울 만한데 오랜 기간 성장하지 못한 것이다. 은행은 물론 증권, 생명보험, 손해보험, 카드, 캐피탈 등 주요 금융분야에서 4대 금융 계열사가 톱5 안에 이름을 올리지 않는 곳은 저축은행이 유일하다.

저축은행업 자체가 위험하다는 인식이 4대 금융의 사업 확장의 걸림돌로 작용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4대 금융이 은행업을 중심으로 안정성을 중요시하는 만큼 상대적으로 위험성 높은 저축은행사업에 힘을 주지 않는다는 것이다.

저축은행업계 한 관계자는 “은행 지주계 저축은행은 금융당국보다 지주에서 더 엄하게 건전성을 관리한다고 들었다”며 “지주 전체 포트폴리오에서 저축은행 비중이 적은 만큼 사고만 안 치면 된다는 식으로 관심도 덜 주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4대 금융지주 한 관계자는 “하이리스크 하이리턴 관점에서 봤을 때 저축은행은 은행이나 다른 사업과 비교해 위험성이 클 수밖에 없다”며 “지주 위험가중자산(RWA)을 산출할 때 저축은행도 포함되는 만큼 위험관리를 강하게 하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다.

다만 은행지주계 저축은행은 다른 저축은행과 비교해 강점도 확실한 것으로 평가된다.

우선 강도 높은 리스크관리는 영업 확장을 억누르는 요인인 동시에 안정성을 강화하는 요인으로 꼽힌다.

고정이하여신비율과 자기자본비율 등 주요 건전성 지표를 보면 4대 금융 저축은행 계열사는 상대적으로 안정적 모습을 보이고 있다.

2024년 말 고정이하여신비율은 신한저축은행이 7.90%로 가장 낮았고 KB저축은행과 우리금융저축은행이 9.82%, 하나저축은행이 11.65%로 뒤를 이었다. 2024년 말 저축은행업계 평균은 10.66%로 4대 금융 대부분 평균보다 낮게 나왔다.

2024년 말 국제결제은행(BIS) 자기자본비율 역시 양호한 수준을 보였다.

신한저축은행이 20.5%로 가장 높았고 우리금융저축은행 16.37%, 하나저축은행 14.53%, KB저축은행 13.43%로 뒤를 이었다. 자산 1조 이상 저축은행의 규제 기준이 8%라는 점을 고려하면 안정적 수준으로 평가된다.
 
저축은행 인수 뒤 13년, 4대 금융지주 '머니 무브' 앞두고 새 전략 고심
▲ 4대 저축은행의 존재감은 저축은행업계에서 상대적으로 낮은 것으로 평가된다. 사진은 서울 마포구 공덕동 저축은행중앙회 표지석. <비즈니스포스트>

시중은행과 시너지를 낼 수 있다는 점도 은행 지주계 저축은행이 강점으로 평가된다.

신한금융 등은 저축은행에서 안정적으로 상환을 잘해 신용점수가 올라간 고객의 경우 1금융권인 시중은행 대출로 갈아탈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성실 상환자의 경우 대출금리를 낮추고 이자부담을 줄여주는 프로그램을 통해 고객 유인을 할 수 있는 것이다.
 
향후 예금자보호한도 확대 등 제도변경이 금융지주 저축은행의 경쟁력 강화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9월1일부터는 은행은 물론 저축은행과 상호금융권(신협·농협·수협·산림조합·새마을금고)의 예금보호한도가 기존 5천만 원에서 1억 원으로 상향 조정된다. 예금보호한도가 상향 조정되는 것은 2001년 이후 24년 만이다.

금융업계에서는 예금자보호한도가 상향되면 높은 금리를 찾아 저축은행 등 제2,3금융권으로 자금이 이동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 따라 저축은행에 새로운 사업기회가 생길 수 있고 은행지주계 저축은행이라면 시중은행과 새로운 시너지를 모색할 수도 있다.

금융위원회와 예보가 2022년 국회에 제출한 연구용역 자료에 따르면 예금보호한도가 1억 원으로 상향된다면 저축은행 예금은 16~25%가량 늘어날 것으로 예상됐다.

시중은행 한 관계자는 “예적금 상품 금리가 실제로 얼마나 차이가 날지에 따라 다르겠지만 예금보호한도가 상향되면높은 금리를 쫓는 머니무브는 불가피할 것으로 보고 있다”며 “중장기적으로 저축은행에 새로운 기회가 될 가능성이 충분하다”고 말했다. 이한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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