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SK디앤디가 1분기 호실적을 내며 에너지사업 인적분할 이후 제2막을 성공적으로 열고 있다.
김도현 SK디앤디 대표이사 사장은 주력 부동산개발뿐 아니라 임대사업으로 매출을 다변화하며 안정적인 사업구조를 만들어 나갈 것으로 예상된다.
▲ 김도현 SK디앤디 대표이사 사장이 매출 다각화에 주력하고 있다. |
14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SK디앤디는 지난해 3월 에너지사업 부문을 SK이터닉스로 인적분할한 뒤 실적 후퇴에서 벗어나 사업 체력을 회복한 것으로 평가된다.
SK디앤디는 올해 1분기 연결기준 매출 907억 원, 영업이익 71억 원을 냈다.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78% 오르고 영업이익을 내며 흑자로 돌아섰다. 순이익도 63억 원으로 전년 동기와 비교해 3배 이상 늘었다.
부동산개발 사업이 호조를 보인 데다 임대사업이 초기 순항하는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SK디앤디는 과거 SK그룹의 부동산 개발을 위해 설립된 곳으로 최근 5년 동안 매출에서 60~80% 가량이 분양사업에 치중돼 있었다.
김도현 SK디앤디 대표는 에너지 사업 인적분할 뒤 매출구조 다변화를 겨냥해 임대사업 몸집을 키워가고 있다.
SK디앤디는 코리빙 브랜드 '에피소드'를 통해 거실·주방 등을 구성원과 공유하는 단기형 임대주택으로 최근 시장에서 큰 호응을 얻고 있다.
에피소드는 코리빙 가운데서도 소비자 라이프스타일과 지역특성, 소비트렌드 등을 반영한 디자인과 임대방식으로 브랜드를 차별화했다.
부동산분석업체 알스퀘어에 따르면 올해 2월 코리빙 물량은 7371세대로 2016년과 비교해 9년 만에 4.7배 가까이 늘었다.
특히 에피소드는 2020년 서울 성수동의 '에피소드 성수101'을 시작으로 7개 지점, 3800세대 규모로 성장했다. 지난 4월에는 서울 마포구에 대학가 특수를 노려 20대에 인기 있는 인공암벽장이 설치된 8번째 지점 '에피소드 신촌 캠퍼스'가 준공됐다.
김 대표는 지난 3월 에피소드 용산점이 수상한 '2025 아시아 디자인 프라이즈' 시상식에서 "삶의 질 향상을 목표로 사용자 중심 공간을 기획해 왔다"며 "앞으로도 에피소드 브랜드 가치를 지속적으로 강화하고 도시생활의 혁신적 공간기준을 만들어 나갈 것이다"고 말했다.
▲ SK디앤디의 첫 에피소드 지점인 '에피소드 성수 101'. <비즈니스포스트> |
SK디앤디는 올해 임대사업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더욱 속도를 내고 있다.
미국 사모펀드 워버그핀커스와 손잡고 시니어 임대주택 사업에 진출한 데 이어 코리빙 기업 '로컬스티치'를 인수합병했다. 또 에피소드의 2차 브랜드 '에피소드 컨비니'도 출범했다.
기존 에피소드는 SK디앤디가 개발부터 직접 시작해 운영까지 책임지는 형태였다면 에피소드 컨비니는 기존 건물을 임대해 책임임차하는 방식으로 운영된다.
SK디앤디에서는 “에피소드 컨비니는 책임임차 방식으로 운영돼 주택 물량확보에 속도가 붙을 것”이라며 “올해 글로벌 코리빙 기업 로컬스티치 인수합병과 시기가 맞물려 긍정적 시너지를 기대한다”고 설명했다.
SK디앤디는 이에 힘입어 올해 1분기에만 임대매출 61억7400만 원을 냈다. 이는 지난해 임대수입 매출인 136억1400만 원의 절반에 해당한다.
민간 임대사업은 정책적 수혜도 예상된다. 정부가 지난해 100세대 이상의 임대주택을 20년 이상 장기 운영하는 사업자에 세제혜택을 주는 법안을 발의하는 등 민간임대주택 공급을 늘리려는 움직임이 계속되고 있어서다.
SK디앤디 관계자는 "에피소드 같은 기업형 임대공간이 늘어날수록 시장의 상품과 서비스 질은 점점 더 좋아질 것"이라며 "앞으로 정부의 기업형 임대주택 지원이 확대되면 호재가 기대된다"고 내다봤다.
김 대표는 개발부터 자산관리에 이르기까지 부동산 분야에서 쌓은 전방위적 경험을 SK디앤디의 임대사업 외형 확장에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김 대표는 SK네트웍스와 SK건설(현 SK에코플랜트)을 거쳐 SK디앤디에서 경영지원본부장과 RESI솔루션운용사업총괄을 지냈다. 자산관리회사 디앤디인베스트먼트를 만들고 대표로 지낸 뒤 SK디앤디 총괄사장으로 부임했으며 2022년 SK디엔디의 대표이사 사장에 올랐다.
SK디앤디는 다만 임대사업 매출이 전체의 10%에 미치지는 못하는 만큼 본격적 확장을 위해 고삐를 죈다는 계획을 세웠다.
SK디앤디 관계자는 “SK디앤디는 에피소드를 비롯한 임대사업 비중을 계속 높이고 있다”며 “올해 주거물량 1만 세대를 공급하고 2029년까지 5만 세대로 공급을 확대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안수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