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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다-닛산 합병 현대차에 위협 될까, 몸집 커져도 시너지는 다소 불투명

김용원 기자 one@businesspost.co.kr 2024-12-24 15:3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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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다-닛산 합병 현대차에 위협 될까, 몸집 커져도 시너지는 다소 불투명
▲ 혼다와 닛산, 미쓰비시자동차 합병이 실현되더라도 기술 및 사업 효율성 측면에서 분명한 시너지를 내기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혼다와 닛산 자동차 로고.
[비즈니스포스트] 일본 혼다와 닛산이 합병을 통해 외형을 키우며 규모의 경제 효과로 사업 효율성을 높이고 연구개발 역량도 강화한다는 계획을 내세우고 있다.

그러나 두 기업의 현재 상황과 과거 자동차 제조사들의 합병 사례를 보면 현대차그룹과 테슬라, 중국 BYD 등에 경쟁 우위를 확보하기 쉽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23일(현지시각) AP통신은 “혼다와 닛산의 합병은 자동차 업계에 지각변동을 일으킬 것”이라며 “거대 기업으로 재탄생해 규모의 경제 효과를 노릴 수 있다”고 보도했다.

혼다와 닛산은 내년에 합병 계약을 체결한 뒤 2026년 통합 지주사를 설립해 대형 완성차그룹으로 거듭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닛산이 최대주주인 미쓰비시자동차도 내년 1월까지 검토를 거쳐 합류 여부를 결정하기로 했다.

세 회사가 합쳐지면 시가총액은 550억 달러(약 80조 원), 연간 자동차 생산량은 840만 대를 넘을 것으로 전망된다.

토요타와 폭스바겐에 이어 글로벌 3위 기업에 오르며 현대자동차그룹을 4위로 밀어내는 셈이다.

이들 기업은 올해 3월 전기차 부품을 서로 공유하고 자율주행을 비롯한 소프트웨어 개발에도 협력하는 내용의 협약을 맺은 뒤 교류를 이어 왔다.

이 과정에서 시너지를 더욱 강화하기 위한 방안으로 합병 논의까지 진행된 것으로 파악된다.

로이터는 “혼다와 닛산이 회사 통합으로 사업 규모를 키우고 자원을 공유해 테슬라 및 BYD와 경쟁에 효과적으로 대응할 기회를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바라봤다.

현대차와 기아도 일본 경쟁사들의 움직임을 주시할 수밖에 없다. 당장 글로벌 시장에서 순위가 밀리게 된 데다 비슷한 전략으로 대결을 앞두게 됐기 때문이다.

자동차 유통업체 오토네이션 컨설턴트는 뉴욕타임스에 “혼다와 닛산은 합병 뒤 현대차 및 기아의 전략을 뒤따르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현대차와 기아가 유통 및 마케팅을 별도로 진행하지만 개발과 생산에는 협력해 자원 효율성을 높이고 장기간 시너지를 추진해 온 사례를 재현할 수 있다는 의미다.
 
혼다-닛산 합병 현대차에 위협 될까, 몸집 커져도 시너지는 다소 불투명
▲ 일본 토치키현에 위치한 닛산 자동차 생산공장 내부 사진.
혼다와 닛산은 현재 상위 경쟁사에 뒤처지고 있는 전기차 및 자율주행 기술 발전에 총력을 기울일 것으로 예상된다. 이러한 협력은 합병 추진 이전부터 진행되고 있었다.

다만 기존에 회사를 통합하거나 협업했던 글로벌 자동차 제조사들의 사례를 보면 혼다와 닛산, 미쓰비시자동차의 통합이 성공을 보장하지 않는다는 반론도 제기된다.

뉴욕타임스는 “자동차 산업의 역사는 수많은 ‘실패한 결혼’ 사례로 채워져 있다”며 “서로 다른 기업이 내부 분열을 거치지 않고 안정화되는 일은 매우 어렵다”고 보도했다.

포드와 폭스바겐이 수 년 전에 전기차와 자율주행차 공동 개발을 위해 협력을 추진했지만 결국 거의 성과를 거두지 못한 채 이를 중단한 사례가 대표적으로 꼽혔다.

혼다가 이미 GM과 전기차 개발에 협력을 시도했지만 이를 곧 중단했다는 점도 예시로 제시됐다. GM은 현재 현대차와 포괄적 협업을 추진하고 있다.

투자전문지 배런스는 크라이슬러와 푸조 등 다수의 제조사가 통합된 스텔란티스의 사례를 예시로 들었다. 스텔란티스는 최근 실적 부진과 재무 악화로 고전하고 있다.

크라이슬러는 과거 다임러-벤츠와 합병했으나 사업 전략과 조직 문화 통합에 차질을 겪다 결국 지분이 다시 사모펀드에 매각되는 사례를 겪기도 했다.

뉴욕타임스는 BMW의 로버 인수, 포드의 재규어랜드로버 및 볼보 인수합병도 모두 실패한 자동차 업계의 통합 사례로 남았다고 전했다.

그동안 자동차 제조사의 무리한 합병이 부정적 결과로 이어진 사례가 많았기 때문에 혼다와 닛산의 통합에도 의구심이 커질 수밖에 없다는 의미다.

AP통신은 미국 트럼프 정부 출범 뒤 무역정책 변화도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전했다. 닛산이 멕시코에 자동차 공급망을 구축했기 때문이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은 멕시코에서 수입하는 자동차에 25%의 고율 관세를 부과하겠다며 엄포를 놓고 있다. 닛산이 멕시코 공장에서 생산하는 차량을 미국 시장에서 판매하기 불리해질 수밖에 없다.

뉴욕타임스는 컨설팅업체 나카니시리서치 분석을 인용해 “혼다와 닛산이 효율성을 최대화하지 못한다면 살아남기 어려울 것”이라며 “현재 닛산이 겪고 있는 사업 부진은 혼다의 미래가 될 수도 있다”고 전했다. 김용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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