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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섬 '패션 전문가'로 경영 2막 연다, 유태영 해외 브랜드 힘 줘 수익성 회복 조준

조수연 기자 ssue@businesspos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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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섬 '패션 전문가'로 경영 2막 연다, 유태영 해외 브랜드 힘 줘 수익성 회복 조준
▲ 현대백화점그룹이 한섬 수장으로 '패션 전문가' 유태영 신임 대표이사를 발탁했다. 앞서 두 명의 대표이사가 경영관리·전략 분야의 전문가였다는 점을 고려하면 수장에게 요구하는 전문성에 변화를 준 것으로 풀이된다. <그래픽 비즈니스포스트>
[비즈니스포스트] 현대백화점그룹의 패션 계열사 한섬이 경영 분기점을 맞아 본업으로 다져진 수장으로 반등을 모색한다.

유태영 신임 대표는 패션사업 현장에 잔뼈가 굵은 전문가다. 한섬이 현대백화점그룹에 편입된 뒤 처음으로 수장에 '패션 전문가'가 발탁된 셈인데 전임자들의 강점인 경영관리 역량만으로는 한섬의 성장을 이끄는 데 한계가 있다는 판단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유 대표는 해외패션사업에서 쌓아온 브랜드 발굴과 육성 경험을 바탕으로 한섬의 새로운 성장동력을 확보하고 수익성을 회복하는 데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30일 현대백화점그룹의 정기 임원인사를 살펴보면 한섬의 대표 교체를 통해 수장에게 패션 전문성을 강조한 점이 눈에 띈다.

한섬은 2012년 현대백화점그룹에 인수된 이후 김형종 전 대표(2013~2020년)와 김민덕 대표(2020~2026년) 체제를 거쳤다. 유 신임 대표는 한섬의 세 번째 대표다.

그동안 그룹이 경영관리·전략 분야의 전문가들에게 한섬을 맡겨왔다면 이번에는 패션사업 자체에 전문성을 갖춘 인물을 수장으로 발탁한 것이다.

김형종 전 대표는 1960년생으로 국민대학교 경영학과를 졸업하고 현대백화점 기획조정본부에서 경영관리팀장과 경영전략담당 등을 지냈다. 김민덕 대표 역시 1967년생으로 한양대학교 경영학과를 졸업했다. 현대백화점 기획조정본부에서 경영관리팀장과 최고재무책임자(CFO) 등을 거쳤다.

반면 유 신임 대표는 해외 브랜드 발굴부터 유통과 운영에 이르기까지 패션사업 현장에서 경력을 쌓아왔다.

유 대표는 1967년생으로 현대백화점 해외·잡화사업과 현대지앤에프 패션사업을 거쳐 2019년부터 한섬에서 해외패션사업을 담당했다. 현대지앤에프는 해외 수입 브랜드 사업을 담당하던 한섬의 계열사로 2019년 10월 한섬에 흡수합병 됐다.

현대백화점그룹이 한섬의 수장에게 요구하는 전문성을 달리한 배경에는 새로운 성장동력 확보와 수익성 회복이 시급해진 상황이 자리한 것으로 풀이된다.

한섬은 김민덕 대표 체제에서 전반기와 후반기에 뚜렷하게 다른 실적 흐름을 보였다.

김 대표는 취임 초기인 2020년부터 2022년까지 매출과 영업이익을 모두 끌어올리는 데 성공했다. 코로나19 이후 패션 소비가 회복된 데 힘입은 것으로 분석된다.

이 기간 한섬의 연결기준 매출은 2020년 1조1959억 원에서 2021년 1조3874억 원, 2022년 1조5422억 원으로 증가했다. 영업이익도 같은 기간 1021억 원에서 1522억 원, 1683억 원으로 늘었다.

다만 2023년부터 2025년까지는 국내 패션 소비가 둔화하며 실적도 고전했다. 

연결기준 매출은 2023년 1조5286억 원, 2024년 1조4853억 원, 2025년 1조4918억 원으로 제자리걸음을 했고, 영업이익은 같은 기간 1005억 원, 635억 원, 522억 원으로 3년 연속 감소했다.

영업이익률로 보면 2022년 10.9%에서 2025년 3.5%로 낮아졌는데 외형 축소보다 수익성 악화가 두드러진 셈이다.

증권가에서는 타임·시스템·마인 등 한섬의 주력 브랜드가 전반적으로 판매 성장세 둔화를 겪는 가운데 신규 브랜드 출시와 유통망 확대에 따른 투자비용까지 늘면서 수익성이 악화한 것으로 보고 있다.
 
한섬 '패션 전문가'로 경영 2막 연다, 유태영 해외 브랜드 힘 줘 수익성 회복 조준
▲ 유 신임 대표는 한섬이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육성해 온 해외패션사업에서 성과를 쌓은 인물이다.  2022년부터 한섬 해외패션본부장으로서 신규 해외 브랜드 확보에 속도를 내왔다. 한섬은 2022년부터 2025년까지 신규 수입 브랜드 12곳을 확보했다. 사진은 한섬의 수입 브랜드 '키스'의 서울 성수동 매장. <한섬>

이러한 상황에서 유 신임 대표는 한섬이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육성해 온 해외패션사업에서 성과를 쌓은 인물이라는 점에서 주목된다.

유 신임 대표는 2022년부터 한섬 해외패션본부장으로서 신규 해외 브랜드 확보에 속도를 내왔다. 지난해 10월 해외패션사업부문을 총괄하던 박철규 사장이 물러난 뒤에도 본부장직을 유지하며 해외패션사업을 이끌었다.

한섬은 2022년 해외 브랜드 2개를 새롭게 도입한 것을 시작으로 브랜드를 꾸준히 늘려 현재까지 모두 12개를 확보했다. 아워레가시와 피어오브갓, 토템, 베로니카 비어드 등이 대표적이다.

유 대표가 확보하고 육성해 온 신규 수입 브랜드들은 최근 한섬의 새로운 매출 성장동력으로 자리 잡고 있다.

한섬은 올해 상반기 연결기준 매출 7736억 원, 영업이익 411억 원을 거뒀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매출은 7.7%, 영업이익은 82.7% 증가했다.

이 가운데 수입 브랜드를 포함한 상품 매출은 지난해 상반기보다 약 10% 증가했다. 자체 브랜드 중심의 제품 매출 증가율인 약 7%를 웃도는 수준이다.

전체 매출에서 상품 매출이 차지하는 비중도 27.9%로 1년 전보다 0.5%포인트 높아졌다. 해외패션을 포함한 상품사업이 한섬의 외형 성장을 뒷받침하고 있는 셈이다.

유 신임 대표는 앞으로도 해외패션사업의 성장세를 이어가면서 이를 한섬 전체의 실적 개선으로 연결하는 데 주력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섬은 이미 해외패션사업을 확대하기 위한 구체적인 계획을 세워뒀다.

먼저 2027년 상반기까지 미국 패션 브랜드 '스킴스'를 비롯한 해외 브랜드 3개를 추가로 도입한다. 신규 해외 브랜드 매장도 현재 60개에서 2027년 말까지 90개로 늘리기로 했다.

최근에는 프랑스 고급 러닝 브랜드 '새티스파이'와 국내 독점 리테일 운영 계약도 체결했다. 유 신임 대표는 이와 관련해 기존 고급 패션 중심의 해외패션사업을 스포츠와 잡화 등으로 확대하겠다는 전략을 직접 제시하기도 했다.

다만 해외패션사업의 확대가 곧바로 한섬 전체의 수익성 개선을 보장하는 것은 아니다.

한섬은 여전히 타임·마인·시스템 등 자체 브랜드를 주력으로 삼고 있다. 자체 브랜드 중심의 제품 매출 비중은 전체의 70%를 웃돈다.

여기에 신규 브랜드 도입과 매장 확대에는 초기 투자비용도 뒤따른다. 한섬이 최근 수년간 수익성 악화를 겪은 배경 가운데 하나로 지목되는 부분이다.

유 신임 대표로서는 기존 자체 브랜드의 경쟁력을 유지하면서 해외패션사업의 성장을 수익성 회복으로 연결해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해외패션사업에서 입증한 브랜드 발굴과 육성 역량을 한섬 전체의 경영 성과로 확대할 수 있을지가 새로운 대표이사 체제의 성패로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조수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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