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수합병(M&A)을 통해 올해 6월 선보인 투자 플랫폼 '맵스(MAPS, Mirae Asset Portfolio Service)'를 세계 주요 금융시장으로 확대하고 현지 금융업 기반을 신속하게 확보하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 ▲ 박현주 미래에셋그룹 회장이 일본 증권사 인수를 확정한 데 이어 미국과 중국 등 금융 영토 확장을 예고했다. <챗GPT로 생성한 이미지> |
미래에셋증권은 29일 이사회를 열고 미국 종속회사 US홀딩스를 통해 일본 산코(Sanko)증권 발행주식 100%를 인수하고 이를 위한 US홀딩스에 120억 엔(약 1006억 원)을 출자하는 안건을 결의했다고 밝혔다.
미래에셋증권은 이 가운데 476억 원을 산코증권 인수대금으로 사용하고 나머지는 거래 종결 후 US홀딩스를 통해 산코증권 일본 현지 사업 확장에 투입할 계획을 세웠다.
산코증권은 일본 오카산증권그룹 산하 증권사로 현재 자기매매사업을 영위하고 있다.
미래에셋증권은 향후 관계 법령에 따른 절차와 조직 체계를 정비한 뒤 산코증권을 통해 일본 현지 리테일 사업을 추진할 예정이다. 미래에셋증권이 그동안 글로벌 금융시장에서 축적해 온 상품 경쟁력과 디지털 플랫폼 구축 역량이 핵심적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이번 인수는 미래에셋증권이 2024년 11월 인도 현지 증권사 쉐어칸(Sharekhan)을 인수한 뒤 약 2년 만에 추진한 해외 증권사 M&A라는 점에서도 주목된다.
다만 인도에서는 이미 구축된 리테일 사업 기반을 사들여 시장 점유율을 확대했다면 일본에서는 증권업의 제도적 기반을 확보한 뒤 자체 경쟁력으로 사업을 키워나가는 방식을 택한 것으로 분석된다.
당시 미래에셋증권은 인도에서 약 5867억 원을 투입해 현지 10위권 증권사 쉐어칸을 인수하며 약 310만 명의 고객과 120여 개 지점, 4400명 이상의 비즈니스 파트너를 이어받았다.
반면 이번 인수는 일본에서 주식·채권 매매와 증권 중개 등 리테일 사업을 펼칠 수 있는 '제1종 금융상품거래업' 등록 기반을 확보하는 데 무게를 뒀다. 산코증권은 올해 5월 리테일 사업을 오카산증권그룹 내 다른 계열사로 이전한 상태다.
미래에셋증권 관계자는 이와 관련해 비즈니스포스트에 "MAPS를 필두로 당사의 플랫폼이 글로벌로 통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있었기에 해당 방식으로 인수를 추진했다"고 말했다.
미래에셋증권은 이미 일본 자산운용 시장에서 상장지수펀드(ETF) 사업을 통해 입지를 다져온 만큼 증권 플랫폼과 시너지 효과도 기대된다.
박 회장은 해외 진출 시 상대적으로 초기 투자 부담이 적은 자산운용업으로 현지 시장에 먼저 진입한 뒤 증권업 진출하는 전략 펴왔다.
앞서 2019년 미래에셋자산운용 미국 계열사 ‘글로벌X’는 일본 다이와증권그룹과 합작해 일본에 상장지수펀드(ETF) 전문 자산운용사 '글로벌X재팬'을 설립했다.
글로벌X재팬은 2020년 첫 ETF를 상장한 이후 빠르게 성장했다. 이달 15일 기준 운용자산은 1조 엔을 돌파하며 최근 3년 동안 약 7.5배 증가했다. 현재 ETF 상품 수도 77개에 이른다.
일본 금융시장의 구조적 변화도 긍정적 요인으로 평가된다.
일본은 2024년 비과세 혜택을 강화한 새로운 소액투자비과세제도(NISA) 도입 이후 개인투자자의 자본시장 참여가 확대되고 있다. 신NISA는 비과세 보유 기간을 무기한으로 늘리고 연간 투자 한도를 확대한 제도를 말한다.
일본증권업협회에 따르면 2023회계연도 말 일본 가계 금융자산에서 현금·예금이 차지하는 비중은 50.9%였으나 올해 6월 말에는 44.9%로 낮아졌다.
같은 기간 주식과 투자신탁 등 투자상품의 비중은 확대되며 일본 가계의 자산 구성이 저축 중심에서 투자 중심으로 변화하는 흐름을 보여주고 있다.
| ▲ 미래에셋증권은 연내 추가 해외 금융회사 인수 가능성도 있다. <미래에셋증권> |
미래에셋증권은 연내 추가 해외 금융회사 인수에 대한 기대감도 남아 있다.
박 회장은 27일 서울 경희대학교에서 열린 포럼에서 "앞으로 한국보다 경제 규모가 더 큰 국가 기업 대상으로 M&A를 확대하겠다"며 "제일 하고 싶은 곳은 미국과 중국"이라고 말했다.
그는 “연내 중국 본토에서 추진 중인 인수합병 건도 마무리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미국에서도 리테일 사업 확대를 위한 추가 인수 기회를 모색할 것으로 예상된다.
미래에셋증권은 현재 미국 뉴욕법인을 통해 기관투자자 대상 증권 중개와 프라임브로커리지(PBS) 사업 등을 하고 있는데 올해 8월 미국의 모바일 중심 온라인 투자 플랫폼 '퍼블릭닷컴' 인수를 검토하기도 했다.
미래에셋증권의 글로벌 투자 플랫폼 'MAPS' 확대를 위해 주요국 증권업 기반 확보에 속도를 내는 것으로 풀이된다.
미래에셋증권은 올해 6월 홍콩에서 글로벌 투자 플랫폼 MAPS를 처음 공개하고 올해 8월 실적 콘퍼런스콜에서 미국·싱가포르·일본·호주 등으로 MAPS를 단계적으로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MAPS는 국가별로 분리된 투자 서비스를 연결해 해외 개인투자자들이 하나의 플랫폼에서 다양한 국가의 금융상품을 거래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최근 글로벌 금융시장에서 디지털자산의 제도권 편입이 본격화하고 있어 주식·채권 등 전통 금융자산부터 디지털자산까지 하나의 플랫폼에서 투자하고 관리하려는 수요가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를 위해서는 각국의 금융업 인허가와 주문·체결, 결제 시스템 등 현지 거래 인프라를 연결하는 작업이 필수적이다. 김민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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