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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상자산 과세 석 달 앞두고 또 유예론, 정부 해외거래 파악·신고체계 정비 언제쯤

허원석 기자 stoneh@businesspos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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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니스포스트] 2027년 1월 가상자산 소득 과세 시행을 앞두고 정치권에서 추가 유예 요구가 이어지면서 정부의 과세 준비가 만만찮을 것으로 여겨진다.

가상자산 과세는 이미 세 차례 연기됐지만 해외 거래와 개인 간 거래의 소득 파악, 납세자의 신고 지원체계 등 해결해야 할 과제가 남아 있다. 정부가 예정대로 과세를 시행할 수 있도록 제도를 정비할지, 시행 시기를 다시 조정할지가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가상자산 과세 석 달 앞두고 또 유예론, 정부 해외거래 파악·신고체계 정비 언제쯤
▲ 임광현 국세청장이 13일 세종시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국회 재정경제기획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업무보고를 하고 있다. <뉴시스>

13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국회 재정경제기획위원회의 국세청 국정감사에서는 내년 가상자산 과세를 앞둔 정부의 준비 상황과 과세 사각지대 문제가 도마에 올랐다.

임광현 국세청장은 박수영 국민의힘 의원이 과세 준비 상황을 묻자 "어떤 쪽으로 결정이 나든 차질 없이 집행할 수 있도록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다만 임 청장은 "개인 간 지갑 거래 등 포착하기 어려운 부분은 이미 과세를 하는 나라들도 애로사항을 겪고있다"며 국제 공조를 통한 세원 포착 방안을 계속 논의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정부의 과세 준비와 별개로 국회에서는 추가 유예를 위한 입법이 추진되고 있다.

김상훈 국민의힘 의원은 지난 8월 해외·탈중앙화 거래의 과세 사각지대와 주식 투자자와의 형평성 문제 등을 들어 과세 시행을 2029년 1월1일로 2년 늦추는 소득세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정성국 국민의힘 의원도 투자자 보호제도와 과세 인프라 미비, 금융투자소득세 폐지에 따른 형평성 문제를 이유로 2030년 1월1일로 3년 유예하는 개정안을 냈다. 같은 당 김재섭 의원은 지난 9월 납세자의 소득 계산과 신고 지원체계 정비 필요성을 들어 2030년으로 3년 유예하는 법안을 발의했다.

이형일 경제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도 지난 6일 국정감사에서 가상자산 과세와 관련해 국회와 전문가, 업계 등의 의견을 폭넓게 수렴하겠다고 밝혔다. 다만 정부가 과세 유예를 결정한 것은 아니며 국세청은 예정된 시행을 위한 준비를 진행하고 있다.

가상자산 소득 과세는 2020년 말 소득세법 개정으로 과세 근거가 마련됐지만 과세 인프라 부족 등을 이유로 세 차례 유예됐다. 현행 소득세법에 따르면 2027년 1월1일부터 가상자산을 양도하거나 대여해 얻은 소득에서 연간 250만 원을 공제한 금액에 20%(지방소득세 포함 22%)의 세율이 적용된다.

과세 시행을 앞두고 해결해야 할 과제 가운데 하나는 해외 거래와 개인 간 거래의 소득을 정확하게 파악하는 것이다.

국내 가상자산사업자는 거래내역을 과세당국에 제출하도록 규정돼 있지만 해외 거래소에는 같은 의무가 적용되지 않는다. 탈중앙화 거래는 거래내역을 제출할 주체가 명확하지 않고, 개인지갑을 이용한 장외거래는 실제 소유자를 확인하기 어려워 과세 사각지대가 발생할 수 있다.

국제 정보교환을 통한 보완에도 시차가 존재한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의 암호화자산 보고체계(CARF)에 따라 한국과 영국, 일본 등은 2027년부터 거래정보 자동교환을 시작할 예정이다. 하지만 싱가포르와 스위스 등은 2028년, 미국은 2029년에 첫 정보교환을 시작하기로 해 국가별 정보 확보 시점에 차이가 있다.

국가별 정보교환 시차는 해외 거래소 이용자의 신고 내용을 검증하는 데 어려움으로 이어질 수 있다. 국내 거주자의 가상자산 양도·대여 소득은 해외 거래소를 이용하더라도 과세대상이지만, 거래정보 확보가 늦어지면 신고 내용과 실제 소득을 대조해 누락 여부를 확인하기 어려워지기 때문이다.

국내 거래소의 과세 시스템 준비 상황도 과제로 떠올랐다.

박수영 의원은 이날 국감에서 지난 9월 거래소들로부터 확보한 자료를 근거로 업비트는 과세 시스템 구축을 준비하는 단계이고 빗썸은 개발에 착수하지 않았으며 코인원은 세법 확정까지 구축을 보류한 상태라고 지적했다.

이에 임 청장은 거래소들과 실무 차원에서 지속적으로 협의하고 있다며 관련 상황을 다시 확인하겠다고 답했다.
 
가상자산 과세 석 달 앞두고 또 유예론, 정부 해외거래 파악·신고체계 정비 언제쯤
▲ 가상화폐 관련 이미지. <연합뉴스>

과세당국의 거래정보 확보와 함께 납세자가 자신의 소득을 정확하게 계산하고 신고할 수 있는 체계를 마련하는 것도 중요하다.

가상자산은 여러 거래소와 개인 지갑을 거쳐 거래되는 경우가 많아 투자자가 전체 거래내역과 취득가액을 확인하기 어렵다. 거래소의 거래정보를 활용해 소득을 자동으로 계산하고 신고를 지원하는 체계가 필요한 이유다.

김재섭 의원이 발의한 개정안에는 가상자산사업자가 투자자에게 소득 계산에 필요한 거래자료를 다음 해 2월 말까지 제공하도록 하는 내용도 담겼다. 과세당국에 대한 자료 제출과 별도로 납세자의 신고를 지원할 장치를 마련하겠다는 취지다.

국세청은 7월 디지털자산총괄과를 신설하고 올해 말까지 거래자료를 분석하는 가상자산 통합분석시스템을 구축할 계획을 세웠다.

다양한 가상자산 거래에 적용할 과세기준을 명확하게 정하는 것도 남은 과제다.

스테이킹·렌딩·에어드롭 등 새로운 방식으로 얻은 수익은 소득의 성격과 과세 시점 등을 판단하기가 복잡하다. 가령 코인을 예치하고 블록체인 검증에 참여한 대가로 보상받는 스테이킹은 이를 대여소득으로 볼지, 검증용역의 대가로 볼지에 따라 과세 방식이 달라질 수 있다.

국회예산정책처도 지난 9월 내놓은 보고서에서 거래정보 확보의 한계와 신고·납부 인프라 구축, 거래유형별 과세기준 등을 과세 시행에 앞서 보완해야 할 쟁점으로 제시했다. 국세청은 관련 연구용역과 전문가 자문 등을 통해 세부 과세기준을 마련하고 있다.

가상자산 과세는 현행법을 개정하지 않는 한 내년 1월 예정대로 시행된다. 거주자의 첫 신고는 2028년 5월이지만 내년 거래분부터 취득가액과 거래내역 등이 정확하게 관리돼야 원활한 신고와 과세가 가능하다.

정부가 예정대로 과세를 시행하려면 해외 거래정보 확보의 한계를 보완하면서 과세기준과 신고 지원체계를 구체화해야 한다. 추가 유예를 선택하더라도 세 차례 유예에도 해결하지 못한 문제를 언제까지 어떻게 정비할 것인지 명확한 계획을 제시하는 것이 과제로 남는다. 허원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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