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디야는 메가MGC커피와 컴포즈커피 등 저가커피 브랜드의 부상 탓에 커피 프랜차이즈 시장에서 입지를 상당히 잃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문 회장은 가격을 낮춰 이들과 경쟁하는 대신 소비자들에게 선택받을 수 있는 상품과 공간을 만드는 쪽으로 공을 들이고 있다.
| ▲ 문창기 이디야커피 회장이 2025년 4월1일 서울 강남구 이디야 사옥에서 열린 창립 24주년 기념식에서 발언하고 있다. <이디야> |
11일 이디야 안팎의 움직임을 종합하면 이디야는 2024년 전면 리브랜딩을 선언한 뒤 여러 브랜드 변화를 시도하고 있지만 새로운 기업이미지(CI)를 전국 가맹점에 적용하는 작업에는 여전히 신중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
최근 한글날을 맞아 이디야가 새롭게 만든 한글 '이디야' 도형 로고 역시 전면 리브랜딩에 사용할 CI는 아닌 것으로 파악된다. 이디야는 지난해 1월 'ㅇㄷㅇ'을 연상시키는 ODO 형태의 도형상표도 등록했지만 이 역시 현재까지 새로운 CI로 채택하지 않았다.
리브랜딩 작업을 추진하면 보통 새로운 기업이미지부터 만드는 관행을 벗어난 행보로 여겨진다.
최근 움직임을 보면 이디야는 상품과 매장을 중심으로 브랜드 이미지에 변화를 주는 쪽에 주력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디야는 9월29일부터 서울 논현동 이디야커피랩에서 사이폰과 콜드브루, 훈연 기법 등을 접목한 90분짜리 '커피다이닝'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이번 달 1일에는 원두 산지와 블렌딩을 달리한 시그니처 아메리카노 제품 2종을 선보였다.
이런 방향은 지난해부터 이어진 변화와도 맞닿아 있다.
이디야는 2025년 말 논커피 음료 기본 용량을 기존 14온스에서 18온스로 키워 평균 제공량을 약 28.6% 늘렸다. 가격 자체를 크게 낮추기보다 같은 가격대에서 소비자가 받는 양과 선택지를 늘리는 쪽에 가까운 변화였다.
매장에서는 일부 직영점과 특화점에서 공간 경험을 강화했다. 서울 논현동 이디야커피랩을 식사와 체험이 가능한 공간으로 리뉴얼했고 국립중앙박물관에서는 매장별로 메뉴와 구성을 달리한 직영점을 운영하고 있다.
전국 2500여 가맹점의 간판을 한꺼번에 바꾸는 대신 소비자가 직접 체감할 수 있는 상품과 직영·특화매장에서 먼저 변화를 시도하며 속도를 조절하는 모습이다.
| ▲ 이디야는 9일 한글날을 맞아 한글 '이디야'를 도형화한 로고를 새로 선보였다. <이디야> |
문창기 회장이 가격 인하보다 상품과 공간에 무게를 두는 배경에는 이디야가 국내 커피 시장에서 처한 애매한 위치가 자리하고 있다는 것이 커피 프랜차이즈 업계 안팎의 평가다.
이디야 아메리카노 가격은 현재 3200원이다. 메가MGC커피와 컴포즈커피 등 저가 브랜드는 1천~2천 원대의 대용량 아메리카노를 앞세우고 있다. 반대로 이디야보다 높은 가격대에는 스타벅스와 투썸플레이스 등 대형 브랜드가 자리하고 있다.
과거 이디야는 대형 커피전문점보다 확실히 저렴한 가격을 경쟁력으로 성장했지만 저가커피 브랜드가 그 아래 가격대를 차지하면서 예전과 같은 가격 우위를 내세우기 어려워졌다. 이른바 '샌드위치 신세'에 놓인 것이다.
소비자 이용률에서도 격차가 나타난다.
오픈서베이가 올해 7월 전국 20~59세 소비자 2천 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카페 트렌드 리포트 2026'에 따르면 최근 1개월 프랜차이즈 카페 이용률은 메가커피가 71.0%, 스타벅스가 69.2%, 컴포즈커피가 52.9%였다. 이디야는 29.5%에 그쳤다.
점포와 실적도 압박을 받고 있다.
공정거래위원회 가맹사업 정보공개서에 따르면 2024년 말 이디야는 가맹점 2562곳과 직영점 19곳 등 모두 2581개 점포를 운영했다. 2023년 2821곳에서 1년 사이 240곳 줄었다.
이디야는 2025년 매출 2387억 원, 영업이익 96억 원을 기록했다. 2024년보다 매출은 1.4%, 영업이익은 0.6% 감소했다. 전주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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