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UFFPOST
HUFFPOST
시민과경제  기후환경

AI 기후 영향 우려 잇달아, 혜택보다 온실가스 배출이 더 빠르게 늘어난다

손영호 기자 widsg@businesspost.co.kr 2026-08-23 06:00:00
확대 축소
공유하기
페이스북 공유하기 X 공유하기 네이버 공유하기 카카오톡 공유하기 유튜브 공유하기 url 공유하기 인쇄하기

AI 기후 영향 우려 잇달아, 혜택보다 온실가스 배출이 더 빠르게 늘어난다
▲ 미국 인디애나주 뉴캐슬에 위치한 아마존 웹서비스 데이터센터 모습. <연합뉴스>
[비즈니스포스트] 인공지능(AI) 산업 발전이 기후변화에 미칠 악영향에 관한 우려가 잇달아 나온다.

AI 발전에 따른 에너지 절약과 기술 발전 등을 통해 나타나는 온실가스 절감 효과보다 에너지 수요 증가, 화석연료 채굴 효율 증가 등으로 인한 배출량 증가가 더 크다는 것이다.

23일 관련 외신 보도와 연구 발표 등을 종합하면 빅테크 기업들이 주장한 것보다 AI 산업이 기후변화에 미치는 악영향이 더 클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된다.

미국 매사추세츠 공과대학(MIT) 슬론 경영대학원 연구진이 12일(현지시각) 발표한 AI가 기후변화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한 보고서에 따르면 2026년 현재 AI 산업이 전 세계 에너지 부문의 이산화탄소 배출량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약 0.5%로 나타났다.

절대적 수치만 놓고 보면 작아 보이나 AI 산업이 최근 몇 년 사이에 나타난 신생 산업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매우 큰 비중다.

존 스터먼 슬론 경영대학원 교수는 대학원 공식 블로그에서 "AI는 놀라운 기술인 동시에 문제점도 안고 있다"며 "AI만으로는 기후위기를 해결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스터먼 교수는 "AI와 데이터센터에서 발생하는 배출은 오늘날 기후변화를 악화시키고 있으며 그 규모도 빠르게 커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슬론 경영대학원 분석에 따르면 AI 산업은 2100년까지 지구 기온을 산업화 이전 대비 0.1도 높이는 영향을 미칠 것으로 추산됐다. 이는 직접적 배출 영향만 고려한 것으로 간접 배출량까지 고려하면 그 영향은 더 커질 수 있다.

0.1도는 수치만 놓고 보면 작아보이나 전체 기후대응 관점에서 보면 매우 큰 수치라고 슬론 경영대학원은 설명했다.

2015년 세계 각국이 맺은 파리협정은 글로벌 기온상승을 산업화 이전 대비 1.5도 아래로 억제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그런데 세계기상기구(WMO)에 따르면 2026년 현재 지구 기온은 실질적으로 산업화 이전 대비 1.4도 오른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AI 데이터센터가 파리협정에서 세운 목표 달성을 어렵게 할 소지가 다분한 셈이다.

반면 마이크로소프트, 구글, 아마존 등 빅테크들은 AI가 발전하면 전력 사용 효율을 높이고 탄소포집, 원자력발전소 등의 기술 발전을 촉진해 도입 비용을 낮춰 온실가스 배출을 오히려 줄이는 효과가 있을 것이라 주장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 창업주는 AI 발전이 단기적으로는 배출량을 증가시켜도 장기적으로는 감소를 촉진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게이츠 창업주는 2024년 가디언과 인터뷰에서 "데이터센터가 극단적으로 가면 에너지 수요를 6% 이상 증가시킬 것이라 해도 AI는 결과적으로 에너지 사용량을 6% 절감시키는 효과를 가져올 것"이라며 "이는 분명히 일어날 일"이라고 말했다. 

해당 인터뷰 이후에도 게이츠 창업주는 본인의 블로그를 통해 여러 차례 AI 발전이 가져올 긍정적 영향을 설파하고 있다.

하지만 슬론 경영대학원 연구진은 AI가 기술발전을 촉진해 혁신적 감축 기술을 개발한다고 해도 그 기술을 실제로 도입하는 과정까지는 수십 년 단위의 시간이 걸린다고 설명했다. 

빅테크들이 주장하는 AI가 촉진한 기술발전으로 인한 온실가스 감축이 필요한 시점 이전에 효과를 보기 어렵다고 지적한 것이다.

스터먼 교수는 "시뮬레이션 결과 추가로 새로운 기후 정책이 시행되지 않는다고 가정하면 AI가 에너지 집약도를 훨씬 빠르게 줄인다고 가정해도 지구온난화의 감소에 미치는 영향은 미미한 수준일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와 비슷한 결론을 담은 연구들이 최근 잇따라 나온다.
AI 기후 영향 우려 잇달아, 혜택보다 온실가스 배출이 더 빠르게 늘어난다
▲ 오스트리아 크론스도르프에 위치한 구글의 신규 데이터센터 건설 현장 모습. <연합뉴스>
11일(현지시각) 국제 학술지 네이처 산하 'npj 클라이밋 액션'에 등재된 비영리단체 '인에이블드 이미션스'의 연구 결과를 보면 AI 산업 발전은 빅테크의 화석연료 의존도를 계속 키울 것으로 분석됐다.

논문의 주저자인 윌 알핀 전 마이크로소프트 AI 제품 매니저는 와이어드와 인터뷰에서 "빅테크 기업과 화석연료 산업 사이에는 이제 수요와 공급으로 연결된 자기 강화 효과가 나타나고 있다"며 "이제는 이 둘을 독립적으로 취급할 수 없게 됐다"고 강조했다.

이 연구에 따르면 AI산업은 전 세계 에너지 부문의 온실가스 배출량을 기존 예측보다 최대 4.8% 증가시킬 것으로 전망됐다.

데이터센터의 에너지 소비량 증가에 더해 AI 기술이 화석연료 채굴 작업의 효율성을 개선해 채굴량 자체를 늘린다는 점이 근거로 제시됐다.

다른 주요 연구 기관들도 이들과 비슷한 시각을 보인다.

국제에너지기구(IEA)는 지난해 에너지 전망 보고서를 통해 AI 기술이 화석연료 채굴 산업의 효율성을 높여 석유와 가스의 기술적 가채매장량이 기존 전망치보다 약 5% 증가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기술적 가채매장량이란 땅속에 있는 전체 자원 가운데 실제로 캐낼 수 있는 양을 말한다.

국제 에너지 싱크탱크 '리스타드 에너지'도 올해 5월 보고서를 통해 AI 기술이 2026~2030년 기간 동안 화석연료 탐사 및 생산 기업에 약 5천억 달러(약 702조 원) 규모의 경제적 가치를 창출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놨다.

화석연료 기업들은 이미 AI 기술을 접목해 채굴에 효과를 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가디언에 따르면 사우디아라비아 국영 석유회사 아람코는 지난해 AI 기술 접목을 통해 자국의 석유 생산 효율을 개선하고 추가 채굴이 가능한 유정 수를 크게 늘렸다.

노르웨이 국영에너지기업 에퀴노르는 올해 6월 시장 설명회를 통해 AI 기술을 접목해 노르웨이 대륙붕에서 추가로 채굴 가능한 유전 27곳을 발견했다고 발표했다.

에퀴노르는 설명회에서 "자동화된 데이터 해석부터 효율적인 유정 계획에 이르기까지 AI가 핵심적 역할을 했다"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이같은 상황을 고려하면 AI 산업에 막대한 투자를 거듭하고 있는 빅테크들을 향해 재생에너지 관련 투자를 의무적으로 늘릴 것을 요구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케탄 조시 독립 기후 분석가는 가디언과 인터뷰에서 "빅테크뿐만 아니라 기후 운동 진영 일각에서도 통제되지 않은 기술 산업이 필연적으로 화석연료 사용 증가를 부추길 것이라는 사실을 부인하고 있다"며 "기업들에게 재생에너지 프로젝트에 약간의 자금을 투자하라고 요구하는 것만으로는 이제 AI 산업이 안전하게 운영되도록 보장하기엔 충분하지 않다"고 말했다. 손영호 기자

최신기사

신한카드 해외사업 역량 재확인, 박창훈 우즈베키스탄으로 성장동력 이어간다
제일약품 '자큐보' 성장에도 적자 못 면해, 성석제 생산능력·판로 넓혀 수익성 반전 노린다
미국-이란 전쟁에 에너지 위기 '본 게임', 중국의 수출 정책 핵심 변수로 떠올라
1400원대 깨진 원/달러 환율, 삼성·LG 부품사 하반기 실적 악재에 더 노출되나
증시 활황에 증권사 MTS 개편 각축전, AI부터 종합 플랫폼까지 경쟁 뜨겁다
대상 소재사업 체질 개선 '희망' 쐈다, 임정배 독일회사 '500억 베팅' 효자 가능성
기아 글로벌 베스트셀링카 '스포티지', '텔루라이드' 따온 풀체인지로 SUV 강자 굳힌다
제주항공 고유가 지속에 하반기 실적 반등 난망, 김이배 '수익성·탑승률' 사이 딜레마
한화솔루션 국내 태양광 시장 변화 기회 잡나, 박승덕 '변곡점' 한국판 IRA 촉각
AI 기후 영향 우려 잇달아, 혜택보다 온실가스 배출이 더 빠르게 늘어난다
KoreaWho

댓글 (0)

  • - 200자까지 쓰실 수 있습니다. (현재 0 byte / 최대 400byte)
  • - 저작권 등 다른 사람의 권리를 침해하거나 명예를 훼손하는 댓글은 관련 법률에 의해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 - 타인에게 불쾌감을 주는 욕설 등 비하하는 단어가 내용에 포함되거나 인신공격성 글은 관리자의 판단에 의해 삭제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