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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 '분명 가야할 방향이지만 당장 돈이 되지는 않는다'. 재생에너지 확대를 둔 세상의 일반적 생각이다. 재생에너지는 산업환경 전반을 탈탄소로 바꿔 나가는 K-GX(한국형 녹색전환) 전략에 핵심이지만 이와 관련한 사업성이 아직 높지 않다는 견해가 많다. 하지만 재생에너지는 기후 대응과 탄소중립의 핵심일뿐 아니라 미래 새 먹거리로 도약할 잠재력도 충분하다. 수출 통계와 기업 공시를 통해 실제로 나타난 재생에너지 관련 분야 데이터와 전문가 견해를 통해 총 3회에 걸쳐 이와 같은 점을 자세히 짚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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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경상남도 고성군 SK오션플랜트 제3야드 건설 현장 모습. < SK오션플랜트 > |
[비즈니스포스트] 글로벌 재생에너지 전환 속에서 해상풍력과 관련한 주요 한국 기업에 원전 분야보다 더 큰 수출 기회가 열리는 흐름이 나타나고 있다.
재생에너지 확산이 기후 대응 차원뿐 아니라 수출 중심인 한국 경제에도 도움이 될 여지가 큰 것으로 분석된다.
5일 비즈니스포스트는 한국무역통계진흥원 한국무역통계 정보포털(TRASS)을 통해 해외 에너지사업에 제품을 공급하는 한국 주요 기업 3곳의 수출 실적 데이터를 살펴봤다.
대상 기업은 대표적 해상풍력발전 하부구조물 기업인 SK오션플랜트와 해상풍력용 해저케이블 생산업체인 LS전선, 원전 주기기 생산기업인 두산에너빌리티다.
분석 결과에 따르면 경남 고성에 공장이 있는 SK오션플랜트의 해상풍력 하부구조물 수출액 규모는 2021~2025년 합산 기준 약 11억6776만 달러(약 1조6627억 원)로 집계됐다.
LS전선은 국내 생산시설이 3곳인데 해저케이블 생산 공장이 위치한 강원도 동해시의 수출 데이터로 한정해 살펴봤다. 그 결과 LS전선의 해저케이블 수출 규모는 2021~2025년 약 13억5858만 달러(약 1조9338억 원)을 기록했다.
두 기업의 해상풍력 관련 수출 데이터는 모두 두산에너빌리티의 원전 주기기 수출 규모보다 많았다.
두산에너빌리티의 원전 주기기 공장이 위치한 경상남도 창원시의 원전 주기기 수출액은 2021~2025년 합산 약 4154만 달러(약 593억 원)에 머물렀다. 다만 해당 데이터는 현지 원전 건설 및 서비스 매출을 제외하고 순수하게 원전 주기기 수출만을 따진 수치다.
원전은 현지에서 발생하는 건설 비용이나 운영 서비스 관련 매출이 큰 비중을 차지한다는 점을 고려하면 실제 전체 원전 관련 수출액 규모는 이보다 훨씬 클 것으로 추정된다.
그럼에도 에너지 기기 제품 수출량만 놓고 볼 때 규모 격차가 꽤 크다는 점을 고려하면 재생에너지 관련 사업이 국내 기업에 수출 기회를 열어줄 수 있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재생에너지 산업분석 분야 전문가인 한병화 유진투자증권 이사는 비즈니스포스트에 "원전 수출에 관련해서는 우리가 막연히 우호적으로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며 "하지만 지난 몇 년 동안 수출금액을 비교해보면 해상풍력이나 태양광 등 재생에너지 관련 기지 수출 규모가 원전보다 크다는 것을 알 수 있다"고 말했다.
재생에너지 세계 시장은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글로벌 에너지 싱크탱크 엠버가 올해 4월 발간한 보고서에 따르면 2025년 기준 전 세계 전력 생산에서 태양광과 풍력 등 재생에너지가 차지하는 비중은 33.8%를 기록하며 처음으로 석탄 비중(33.0%)을 넘어섰다. 2021년까지만 해도 풍력과 태양광의 합산 비중은 10.3%에 불과했다.
글로벌 해상풍력 시장도 이에 따라 빠르게 커지고 있다.
세계풍력에너지협의회(GWEC)가 올해 4월에 내놓은 집계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전 세계 해상풍력 신규 설비 설치량은 9.3GW를 기록했다. 지난해 신규 해상풍력 사업 낙찰 규모도 11.4GW를 달성했다. 이에 글로벌 해상풍력 설비 규모는 올해 안에 사상 최초로 누적 100GW를 넘어설 것으로 전망됐다.
재생에너지 세계 시장 규모는 원전과 비교해도 향후 가파르게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국제에너지기구(IEA)의 분석에 따르면 세계 재생에너지 설비용량은 2025년에서 2030년 사이 약 4699GW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직전 5년(2019~2014년) 동안 증가폭의 두배에 이르는 수치다.
물론 원전도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확산에 따라 구조적으로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국제원자력기구(IAEA) 분석을 보면 가장 긍정적 시나리오 아래서 2050년 설비용량 전망치는 950GW로 2024년(약 420GW) 대비 2배 이상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절대 규모와 성장 속도에서 재생에너지에 미치지 못한다고 볼 수 있는 셈이다.
| ▲ 원전 주기기(붉은색), 해상풍력 하부구조물(파란색), 해저케이블(녹색) 집계 결과를 시각적으로 나타낸 그래프. 보라색 점선은 해상풍력 하부구조물과 해저케이블 합산 결과다. <비즈니스포스트> |
SK오션플랜트와 LS전선, 두산에너빌리티의 해상풍력과 원전 기기 수출 데이터는 한국표준품목분류(HS) 코드를 활용해 각 기업의 생산 공장이 위치한 지역의 수출액을 통해 확인했다.
해상풍력과 원전 업종별 수출 데이터에는 직접 관련성이 있는 데이터 이외의 간접적 수치까지 포함될 수 있어 한국 주요 기업의 해당 제품 수출 데이터를 확인하는 방식을 사용했다.
여기서 활용한 HS코드는 HS8401, HS8544, HS7308909000 등이다.
HS8401은 한국표준품목분류 제84장의 원자로·보일러·기계류와 이들의 부분품에 속하는 항목으로 원자로, 원자로용의 방사선을 쪼이지 않은 연료요소(카트리지) 및 동위원소 분리용의 기기 등을 포괄하는 분류코드다.
두산에너빌리티의 원전 주기기 수출액 규모를 확인하기 위해 활용했다.
HS8544는 제85장 전기기기에 속하며 절연전선, 케이블 항목이다. 재생에너지 및 각종 전력 인프라 사업에 전선을 수출하고 있는 LS전선의 수출량을 확인하기 위해 사용했다.
HS7308909000은 다른 두 코드들보다 복잡한 사정을 고려해 선택됐다.
먼저 상위 4자리 코드인 HS7308은 제73장의 철강재 구조물, 부분품, 구조물용 강판 등을 모두 포함하는 항목이다. 여기서 HS7308의 소호 90은 철탑, 다리, 교량, 비계, 거푸집 등에 해당하지 않는 기타 철구조물을 포괄한다. 다시 그 하위코드인 7308909000까지 좁히면 태양광 모듈용 지지대, 철강 앵글 및 접합 부품 그리고 해상풍력 하부구조물로 한정된다.
여기서 대만 등에 해상풍력 하부구조물을 수출하고 있는 SK오션플랜트로 데이터를 한정하기 위해 구조물 생산 공장이 위치한 경상남도 고성군으로 수출량 통계를 한정했다. 손영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