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솔 기자 sollee@businesspost.co.kr2026-08-03 14:57: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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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필립 파라다이스 회장(사진)이 선대 고 전락원 회장의 숙원사업인 장충동 호텔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그래픽 비즈니스포스트>
[비즈니스포스트] 전필립 파라다이스 회장이 5750억 원을 투입하는 서울 장충동호텔 프로젝트의 수익성 확보를 놓고 고민이 깊어질 것으로 보인다.
글로벌 럭셔리 호텔 브랜드들이 서울 최고급 호텔 시장에 잇달아 진출하기로 하면서 파라다이스만의 경쟁력을 부각하는 것이 쉽지만은 않다는 전망이 나온다. 카지노 사업의 관광진흥개발기금 부담 확대 가능성도 장충동호텔의 수익성 전망을 어둡게 하는 요인으로 거론된다.
3일 호텔업계에 따르면 서울 최고급 호텔 시장은 2027년부터 2031년까지 글로벌 럭셔리 호텔 브랜드들이 잇달아 문을 열며 경쟁이 본격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미국 로즈우드호텔그룹의 로즈우드 서울은 2027년 용산 유엔사 부지에 들어설 예정이다. 로즈우드는 전 세계 주요 도시와 휴양지에서 최고급 호텔을 운영하며 초고액 자산가를 겨냥한 맞춤형 서비스와 프라이버시를 강점으로 내세우는 브랜드다.
전 회장이 추진하는 파라다이스 장충동호텔은 2028년 장충동 옛 본사 부지에서 문을 연다. 이후 럭셔리 호텔 브랜드 아만은 2029년 청담동 옛 프리마호텔 부지에 한국 첫 호텔을 개관하기로 했다. 아만은 객실 수를 최소화한 초호화 리조트와 높은 객실 단가로 세계 최고급 호텔 브랜드 가운데 하나로 꼽힌다.
2030년에는 홍콩 만다린오리엔탈호텔그룹의 만다린 오리엔탈 서울이 서울역 북부역세권에 들어설 예정이다. 만다린오리엔탈은 아시아를 대표하는 럭셔리 호텔 브랜드로 미식과 웰니스 서비스 경쟁력을 강점으로 한다.
2031년에는 미국 메리어트인터내셔널의 럭셔리 브랜드 리츠칼튼 서울이 옛 밀레니엄힐튼호텔 부지에 재진출한다. 리츠칼튼은 글로벌 멤버십과 브랜드 인지도를 앞세워 세계 최고급 호텔 시장에서 영향력을 유지하는 것으로 평가된다.
이들 브랜드는 모두 세계 각지의 초고액 자산가를 주요 고객으로 확보하고 글로벌 예약망과 멤버십 프로그램을 기반으로 높은 객실 단가를 유지한다는 공통점이 있다.
전 회장이 장충동 호텔의 문을 여는 시점과 글로벌 브랜드들의 진출 시기가 맞물리면서 서울 최고급 호텔 시장의 경쟁도 한층 치열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파라다이스는 글로벌 호텔 브랜드의 서울 진출을 위협보다 기회로 본다는 뜻을 보이고 있다.
파라다이스 관계자는 “글로벌 브랜드가 서울에 잇따라 들어온다는 것은 그만큼 서울 최고급 호텔 수요가 충분하다는 뜻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 서울 장충동 파라다이스 호텔 투시도. <파라다이스>
전 회장에게 장충동호텔은 단순한 신규 호텔 개발사업이 아니다.
장충동 부지는 과거 파라다이스 본사가 있던 곳으로 전필립 회장의 아버지이자 그룹의 창업주인 고 전락원 회장이 오래전부터 최고급 호텔 건립을 추진했던 상징적 장소다. 전락원 회장은 2000년대 초 두 차례 호텔 건립을 추진했지만 남산 자연경관지구 규제 등에 막혀 무산됐다.
이후 전필립 회장은 2022년 본사를 이전하고 인근 부지를 추가 매입하며 사업을 다시 추진했다. 장충동호텔은 전 회장이 선대의 숙원사업을 완성하는 동시에 카지노 중심 사업 구조를 호텔 경쟁력으로 확장하려는 상징적 프로젝트로 평가된다.
전 회장은 장충동호텔에 모두 5750억 원을 투입한다. 객실 수를 줄이는 대신 객실당 단가와 서비스를 최고 수준으로 끌어올려 국내 최고급 최고급 호텔로 육성한다는 전략을 세웠다. 최근에는 ‘에데나(Edena)’라는 상표도 등록했는데 이는 새 호텔명 후보 가운데 하나로 추정된다.
전 회장이 감당해야 할 투자 부담도 적지 않다.
파라다이스는 장충동호텔 사업을 위해 2025년 DL이앤씨와 3545억 원 규모의 건설도급계약을 체결했다. 올해 1분기 말 기준 아직 집행하지 않은 공사비만 3353억 원에 달한다.
전체 사업비 가운데 5500억 원은 시설자금대출로 조달하기로 했다. 공사가 본격화할수록 자금 집행과 금융비용 부담이 커질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전 회장에게 안정적인 현금흐름 확보가 중요해지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그룹의 현금창출력을 책임지는 카지노 사업에 제도 변화라는 새로운 변수가 떠오르고 있다.
카지노 사업자들은 매출 규모에 따라 관광진흥개발기금을 납부해야 한다. 기금은 관광 인프라 확충과 관광산업 육성, 해외 관광객 유치 등에 사용된다.
현재 문화체육관광부는 관광진흥법 개정안을 마련해 관광진흥개발기금 최고 납부율 상한을 현행 10%에서 15%로 높이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법률 개정안이 정부입법 절차를 거쳐 국회를 통과하면 이후 정부는 시행령을 개정해 고매출 구간의 기준과 적용 요율을 확정하게 된다.
전 회장 역시 장충동호텔 사업비 대부분을 차입으로 조달하는 만큼 관광기금 부담 확대 여부가 자금 운용의 새로운 변수로 작용할 가능성이 제기된다.
현재 관광진흥개발기금은 매출액 구간별 누진 방식으로 부과된다. 매출 10억 원 이하는 1%, 10억 원 초과~100억 원 이하는 5%, 100억 원 초과분에는 10%가 적용된다. 다만 현재 대부분 카지노 사업자의 매출이 이미 100억 원을 크게 웃돌면서 사실상 최고 구간인 10%가 적용되고 있다.
2025년 파라다이스의 카지노 매출은 약 1조 원 수준으로 추산된다.
파라다이스는 같은 해 관광진흥개발기금으로 약 888억 원을 납부했다. 이는 연결 영업이익 1558억 원과 비교해도 적지 않은 규모다.
업계에서는 관광진흥개발기금 최고 납부율 상한 인상과 관련해 대규모 투자사업자의 금융비용도 함께 고려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최성욱 한국카지노업관광협회장은 7월 열린 국회 토론회에서 “인스파이어와 제주 드림타워 등은 대규모 차입을 통해 복합리조트를 조성해 금융비용 부담이 상당하다”며 “부담률을 높이면 투자와 고용, 기업의 존속까지 영향을 받을 수 있다”고 주장했다.이솔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