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군구 229곳 중 5곳만 노인보다 아이 많아, '젊은 도시'가 보여주는 인구정책의 핵심 과제
허원석 기자 stoneh@businesspost.co.kr2026-07-29 16:44:00
확대축소
공유하기
▲ 전국 229개 시군구 가운데 노인보다 아이가 많은 곳은 5곳뿐이며 이들 지역도 고령화 흐름에서 예외가 아닌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은 2025년 인구주택총조사 인구 부문 결과. <국가데이터처>
[비즈니스포스트] 전국 229개 시군구 가운데 노인보다 아이가 많은 지역이 세종특별자치시와 경기 화성시, 부산 강서구, 울산 북구, 인천 연수구 등 다섯 곳만 남았다.
행정도시와 신도시, 산업도시라는 서로 다른 성장 기반을 갖춘 이들 지역은 30~49세와 자녀 세대가 상대적으로 두꺼운 인구구조를 유지하고 있다.
그러나 다섯 곳 모두 최근 10년 동안 고령인구가 두 배 이상 늘었다. 젊은 가족이 증가한 지역도 저출생·고령화라는 전국적 흐름에서 완전히 벗어나지는 못한 셈이다.
29일 비즈니스포스트는 국가데이터처가 28일 발표한 '2025년 인구주택총조사'와 국가통계포털(KOSIS)의 2015년·2025년 연령별 인구 자료를 분석해 전국에서 마지막으로 노인보다 아이가 많은 다섯 지역의 공통점과 10년 동안의 인구구조 변화를 살펴봤다.
2025년 인구주택총조사 결과 전국 229개 시군구 가운데 224곳에서 65세 이상 고령인구가 15세 미만 유소년인구보다 많았다.
유소년인구 100명당 고령인구를 뜻하는 노령화지수가 100 미만인 지역은 세종 69.8, 화성 75.1, 부산 강서구 79.5, 울산 북구 89.9, 인천 연수구 95.2 등 다섯 곳뿐이었다. 이 수치는 국내에 상주하는 내·외국인을 포함한 인구주택총조사 총인구 기준이다.
2024년까지만 해도 노인보다 아이가 많은 지역은 13곳이었지만 불과 1년 사이 광주 광산구와 대전 유성구 등 8곳에서 고령인구가 유소년인구를 추월했다. 젊은 인구구조를 유지하는 지역이 빠르게 사라지고 있는 셈이다.
마지막 다섯 지역은 현재의 연령구조에서 전국과 뚜렷한 차이를 보였다.
국가통계포털의 일반가구원 자료를 분석한 결과 2025년 전국의 65세 이상 인구 비중은 21.0%로 15세 미만 비중 10.5%의 두 배에 이르렀다. 자녀를 키우는 연령대가 주로 포함된 30~49세 비중은 28.4%였다. 일반가구원 통계는 기숙사·사회시설 등 집단가구와 군인 등 특별조사구 인구, 외국인가구를 제외한 수치다. 내국인과 함께 거주하는 외국인은 일반가구원에 포함된다.
반면 다섯 지역의 15세 미만 비중은 14.3~18.8%, 30~49세 비중은 32.0~37.2%로 모두 전국보다 높았다. 반면 65세 이상 비중은 11.3~15.0%로 전국보다 낮았다. 아이뿐 아니라 자녀를 키우는 부모 세대가 함께 두껍다는 의미다.
다만 다섯 지역이 젊은 인구구조를 유지해 온 경로는 같지 않았다. 세종과 화성, 부산 강서구, 인천 연수구에서는 15세 미만과 30~49세 인구가 함께 증가했지만 울산 북구에서는 두 연령층이 모두 감소했다.
전국적으로 2015년부터 2025년까지 15세 미만 인구는 약 4분의 1 줄었고 30~49세도 12.6% 감소했다. 이런 전국적 감소세와 달리 앞선 네 지역에서는 도시가 성장하는 과정에서 아이와 부모 연령대가 함께 늘었다.
세종은 중앙행정기관 이전과 행정중심복합도시 건설을 거치며 일반가구원 규모가 10년 사이 거의 두 배로 늘었다. 같은 기간 30~49세 인구(86.9%)와 15세 미만 인구(67.2%)도 크게 증가하면서 행정도시 개발과 젊은 가족 중심의 인구 증가가 맞물렸다.
부산 강서구에서는 15세 미만과 30~49세 인구가 10년 사이 각각 70% 넘게 증가해 다섯 곳 가운데 아이와 부모 세대의 증가세가 가장 두드러졌다. 강서구에는 명지국제도시와 오션시티 등 신규 주거지가 들어섰고 에코델타시티 개발도 진행되고 있다. 녹산국가산업단지 등 서부산권 일자리 기반도 갖추고 있어 부산의 전반적 고령화 흐름과 다른 인구구조가 형성됐다.
화성은 동탄을 비롯한 대규모 택지와 반도체·자동차 등 제조업 일자리가 함께 자리 잡은 지역이다. 지난 10년 동안 30~49세 인구(58.5%)와 15세 미만 인구(25.6%)가 함께 증가하면서 전국에서도 고령인구 비중이 낮은 축에 속하게 됐다.
인천 연수구 역시 송도국제도시 개발과 바이오·연구개발 산업 성장 속에서 30~49세와 15세 미만 인구가 함께 늘었다. 송도를 중심으로 주거지와 직장, 대학과 연구시설이 한 지역에 함께 모여 있다는 점도 연수구의 특징이다.
울산 북구는 다른 네 곳과 성격이 다르다.
▲ 28일 서울 종로구 탑골공원 부근에서 어르신들이 무료 급식을 받기 위해 줄을 서 있다. <연합뉴스>
현대자동차를 중심으로 한 제조업 일자리와 노동자 가족이 두꺼운 기존 인구구조 덕분에 여전히 아이가 노인보다 많지만 최근 10년 동안에는 15세 미만 인구가 10.8%, 30~49세 인구가 2.1% 감소했다.
새로운 젊은 가족층이 계속 늘어나는 도시라기보다 과거 형성된 젊은 인구구조를 아직 유지하고 있는 지역에 가까운 셈이다. 울산 북구의 변화는 산업기반과 기존의 젊은 인구구조만으로는 고령화 흐름을 막기 어렵다는 점을 보여준다.
실제로 고령인구는 다섯 지역 모두에서 지난 10년 동안 두 배 이상 증가했다. 아이와 부모 세대가 함께 늘어난 지역에서도 고령인구의 증가 속도가 더 빨랐다. 특히 인천 연수구는 일반가구원 기준 노령화지수가 2015년 50.2에서 2025년 97.5까지 올라 아이와 노인의 역전을 눈앞에 두고 있다.
이번 분석은 세종과 화성, 부산 강서구, 인천 연수구처럼 젊은 가족이 늘어난 지역도 고령화라는 전국적 흐름에서는 예외가 아니라는 점을 보여준다. 다만 이들 지역은 여전히 15세 미만 인구가 65세 이상 인구보다 많아 인구감소가 심각한 지역들과는 상황이 다르다.
2025년 인구주택총조사에서 국내 65세 이상 고령인구는 1072만3천 명으로 전체 인구의 20.7%를 차지해 처음 20%를 넘어섰다. 국내 상주 인구를 기준으로도 한국이 초고령사회에 들어선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다섯 지역의 의미는 고령화를 피한 데 있다기보다 전국적인 저출생·고령화 속에서도 아이와 부모 세대가 상대적으로 두꺼운 인구구조를 유지하고 있다는 데 있다. 일자리와 신규 주거지를 바탕으로 젊은 가족이 늘어난 지역도 있고, 기존 산업도시의 젊은 인구구조를 이어온 지역도 있었다. 결국 지역 인구정책은 단기간의 인구 유입 성과에 매달릴 게 아니라 젊은 가족의 정착과 인구구조의 지속성까지 함께 고려해 설계해야 한다는 진단이 나온다. 허원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