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UFFPOST
HUFFPOST
시민과경제  기후환경

기후변화가 글로벌 와인 업계 생존마저 위협, 포도 품종 바꾸고 소량 생산으로 답 찾는다

손영호 기자 widsg@businesspost.co.kr 2026-08-02 06:00:00
확대 축소
공유하기
페이스북 공유하기 X 공유하기 네이버 공유하기 카카오톡 공유하기 유튜브 공유하기 url 공유하기 인쇄하기

기후변화가 글로벌 와인 업계 생존마저 위협, 포도 품종 바꾸고 소량 생산으로 답 찾는다
▲ 6월22일(현지시각) 프랑스 낭트시 인근 생 피아크르 쉬르멘 마을의 한 포도밭에 있는 청포도 나무 잎사귀가 가뭄과 더위로 말라붙어 있다. <연합뉴스>
[비즈니스포스트] 글로벌 와인 업계가 이중고를 겪고 있다. 기후변화로 일부 품종의 포도를 재배하기 어려워진 데다 생산량 자체도 줄어들었기 때문이다.

세계 각국의 와이너리들은 생존을 위해 기후변화에 강한 포도 재배를 늘리거나 고급 제품을 소량으로 생산하는 등 방식으로 활로를 찾고 있다.

2일 주요 외신 보도를 종합하면 프랑스와 미국 등 세계 각지의 와인 업계에서 사업 전략을 바꾸는 사례가 다수 파악되고 있다.

와인 전문지 와인서처는 프랑스 와인의 핵심 산지인 보르도 지역의 와이너리들이 주력 포도 품종을 메를로에서 카베르네 소비뇽으로 전환하는 흐름이 뚜렷해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두 품종은 모두 레드와인에 쓰인다. 메를로로 만든 와인은 부드럽고 목넘김이 좋다는 특징이 있으며 카베르네 소비뇽은 비교적 묵직하고 견고한 느낌을 준다.

보르도의 와이너리들은 프랑스 기후 여건상 재배하기 더 쉬운 메를로를 주력 품종으로 삼고 있었다.

그러나 와이너리 샤토라스콤브의 악셀 하인츠 최고경영자는 와인서처에 "메를로는 요즘 골칫덩이"라며 고온 환경이 오래 유지되면 포도 열매의 당도가 빠르게 높아져 와인에 사용하기 부적합한 상태가 된다고 전했다.

기후변화로 보르도를 비롯한 유럽 각지의 평균 기온이 높아지면서 와인용 메를로를 재배할 수 있는 지역이 줄어들고 있다는 의미다.

하인츠 최고경영자는 "메를로가 와이너리들에서 완전히 퇴출되진 않겠지만 더 이상 흔한 선택지는 아니다"라며 "더 서늘한 지역에서나 메를로를 생산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카베르네 소비뇽은 메를로와 달리 숙성 주기가 길고 열매 껍질이 두꺼워 고온 저항력이 상대적으로 강하다.

와인서처는 프랑스의 와이너리들이 메를로를 카베르네 소비뇽과 블렌딩(혼합 사용)하는 등 방식으로 사용량을 줄이는 방법도 찾고 있다고 덧붙였다.
기후변화가 글로벌 와인 업계 생존마저 위협, 포도 품종 바꾸고 소량 생산으로 답 찾는다
▲ 지난달 28일(현지시각) 이탈리아 파비아 인근의 포도밭에서 노동자들이 포도를 수확하고 있다. <연합뉴스>
미국이나 체코 등 다른 국가에서는 포도 수확량 감소에 대응해 소량으로 생산하는 고급 품종 와인에 집중하는 사례가 나타나고 있다.

경제전문지 포브스에 따르면 체코에서는 화려한 꽃 향기로 와인 애호가들에게 호평받고 있는 청포도 품종 '팔라바'를 사용한 화이트 와인을 생산하는 와이너리가 등장하고 있다.

다그마르 피알로바 체코와인협회 마케팅 디렉터는 포브스와 인터뷰에서 "와이너리들은 사업에 접근 방식을 바꾸고 새로운 기회를 모색하고 있다"며 "전략의 무게중심이 확실히 양에서 질로 전환되고 있다는 점이 분명하게 나타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미국의 핵심 와인산지인 캘리포니아주 나파밸리에서도 기존의 주력 품종이던 카베르네 소비뇽이나 샤르도네 대신 발디기에, 베르멘티노 같은 특수 품종을 사용해 독특한 맛의 와인들을 생산하는 업자들이 늘고 있다.

발디기에나 베르멘티노 모두 기존의 주요 포도 품종보다 더위나 가뭄에 상대적으로 강하다는 특징이 있다.

나파밸리 와이너리 트루아누아의 제이미 아라우조 설립자는 포브스를 통해 "최근의 상황 변화가 꼭 위기라고 보기는 어렵다"며 "앞으로 더 건강하고 지속가능한 와인 업계를 위해서는 적응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분석했다.

다만 기후변화의 악영향은 작황에 영향을 미치는 것을 넘어 포도밭을 직접 파괴하는 산불 등 기후재난까지 일으키고 있다.

로이터는 7월28일(현지시각) 보르도 지역 농장들이 이례적으로 이른 시기에 포도 수확을 시작했다고 보도했다. 서유럽 지역에 대형 산불이 발생했기 때문이다.

포도 농장이 산불 피해를 입거나 연기에 영향을 받으면 수확이 불가능해진다.

프랑스 와이너리 샤토팔머의 토마스 뒤루 총괄 책임자는 로이터와 인터뷰에서 "우리는 이전에 경험해보지 못한 상황에 직면해 있다"며 "피해를 최소화하는 것뿐만 아니라 미래를 바라보고 대비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뉴욕타임스는 나파밸리 일대 와이너리들도 비슷한 문제를 겪을 가능성이 높다고 전했다. 캐나다와 미국 서부에서 발생한 산불로 인한 연기가 일대를 뒤덮고 있기 때문이다.

루도빅 프라딘 나파밸리 카티아르 빈야드 운영 이사는 뉴욕타임스에 "와인 업계는 이중으로 피해를 보고 있다”며 “이같은 위협에 맞서기 위한 충분한 대책을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손영호 기자

최신기사

금융당국 은행권 집단대출 총량 제외 검토, 상호금융권도 포함될까 '촉각'
정부 '자살위험' 전방위 대응 나선다, 학교·금융 이어 미디어까지 정책 접점 확대
반도체 편중에 취약해진 국내 증시, 8월에는 '극강의 변동성' 잦아들까
모나미코스메틱 박경현 끝나지 않은 위기, 모나미 화장품 '응원매수' 아닌 성과 절실
KF-21 장거리 공대공 미사일 사업권 촉각, LIGD&A·현대로템·한화에어로 1.9조..
메타 CEO 저커버그 'AI 올인' 전략에 투자자 불안, "메타버스 실패로 신뢰 잃어"
'트랙스 크로스오버' 부분변경 모델 출시 예고, 한국GM 내수 판매 견인 역할 되찾을까
연세유업 한국 원조 공여국 전환 선순환 잇는다, 기증 받은 젖소 10마리로 네팔 지원까지
한화솔루션 3년만에 영업이익 흑자 청신호, 박승덕 태양광 실적 굳히기 온 힘
기후변화가 글로벌 와인 업계 생존마저 위협, 포도 품종 바꾸고 소량 생산으로 답 찾는다
KoreaWho

댓글 (0)

  • - 200자까지 쓰실 수 있습니다. (현재 0 byte / 최대 400byte)
  • - 저작권 등 다른 사람의 권리를 침해하거나 명예를 훼손하는 댓글은 관련 법률에 의해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 - 타인에게 불쾌감을 주는 욕설 등 비하하는 단어가 내용에 포함되거나 인신공격성 글은 관리자의 판단에 의해 삭제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