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아쏘시오홀딩스 지배구조 재편으로 바이오·신약 투자재원 확충, 김민영 100주년 앞두고 성과 확보 속도
장은파 기자 jep@businesspost.co.kr2026-07-24 11:38: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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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동아쏘시오홀딩스가 완전자회사인 동아제약을 흡수합병한다. 사진은 김민영 동아쏘시오홀딩스 대표이사 사장.
[비즈니스포스트] 김민영 동아쏘시오홀딩스 대표이사 사장이 동아제약 흡수합병으로 동아쏘시오그룹의 바이오와 신약개발 사업에 사용할 수 있는 투자재원의 가용성과 자금 운용의 유연성을 높인다.
동아제약의 안정적 현금흐름을 존속법인의 직접 현금흐름으로 일원화해 자금 운용 속도를 높이고 동아에스티와 에스티팜, 비티젠 등 바이오·신약 계열사의 연구개발과 생산시설 투자를 뒷받침할 것으로 전망된다.
24일 제약업계에 따르면 동아쏘시오홀딩스가 동아제약을 흡수합병하기로 한 배경에는 그룹 바이오·신약사업에 필요한 투자재원을 더욱 유연하게 운용하려는 판단이 깔린 것으로 파악된다.
동아쏘시오홀딩스는 23일 이사회를 열고 지분 100%를 보유한 동아제약을 흡수합병하기로 결의했다. 합병기일은 10월1일이다.
이번 합병은 신주를 발행하지 않는 소규모 합병 방식으로 진행된다. 이에 따라 합병 전후 동아쏘시오홀딩스의 주주 구성과 지분율에는 변화가 없다. 법률상 존속법인은 동아쏘시오홀딩스이며 합병기일 전 임시주주총회에서 정관 변경을 거쳐 통합법인의 이름을 동아제약으로 바꾸기로 했다.
동아쏘시오홀딩스는 2013년 지주회사 체제로 전환한 뒤 자회사 관리와 투자 업무를 담당하는 순수지주회사로 운영됐는데 이번 합병을 통해 동아제약의 컨슈머헬스케어 사업을 직접 영위하면서 신규 투자와 신성장동력 확보, 자회사 관리도 함께 수행하는 사업지주회사로 전환하게 됐다.
동아제약은 박카스와 일반의약품, 건강기능식품, 생활건강제품 등을 바탕으로 동아쏘시오그룹의 핵심 현금창출원 역할을 하고 있다.
동아제약은 2025년 매출 7263억 원, 영업이익 869억 원을 냈다. 동아쏘시오홀딩스의 같은 해 연결 매출 1조4298억 원 가운데 동아제약이 차지한 비중은 절반이 넘는다.
동아쏘시오홀딩스는 지주회사 체제로 전환한 뒤 동아제약에서 배당금을 받아 주요 투자재원으로 활용해왔다.
동아쏘시오홀딩스가 동아제약으로부터 받은 배당금은 2021년 354억 원, 2022년 360억 원, 2023년 402억 원, 2024년 410억4천만 원, 2025년 590억 원으로 최근 5년 동안 모두 2116억4천만 원가량이다.
동아쏘시오홀딩스가 동아제약에서 수령하는 연간 배당금 수입은 2021년과 비교해 2025년 66.7% 늘었다. 2025년 배당금만 봐도 2024년보다 43.8% 증가했다. 지난해 동아쏘시오홀딩스가 전체 계열사에서 받은 배당금 약 721억 원 가운데 동아제약이 차지한 비중은 약 82%에 이른다.
다만 두 회사가 별도 법인으로 운영되는 구조에서는 동아제약의 이익 가운데 배당가능이익 범위에서 이사회 결정을 거친 금액만 지주회사로 이전할 수 있다는 한계가 존재했다.
동아제약도 자체 제품 개발과 생산시설 운영, 글로벌 컨슈머헬스케어 사업 확대에 자금을 투입해야 한다. 이에 따라 동아제약에 쌓인 현금을 모두 지주회사가 활용할 수 없는 데다 배당 규모와 시점도 동아제약의 실적과 투자계획, 이사회 결정에 따라 달라질 수밖에 없다.
합병이 마무리되면 동아쏘시오홀딩스는 동아제약의 사업과 현금흐름을 직접 보유하게 된다. 배당을 기다리지 않고 통합법인의 사업계획과 그룹 전체의 투자 우선순위에 따라 자금을 운용할 수 있는 구조가 마련되는 것이다.
동아제약의 글로벌 컨슈머헬스케어 사업에 대한 투자를 이어가면서도 그룹의 신약개발과 바이오사업에 가용재원을 더욱 신속하게 투입할 수 있게 된다는 뜻이다.
▲ 동아쏘시오홀딩스가 신약개발 성과를 위해 사업지주회사 체제로 전환한다. 사진은 서울시 동대문구에 있는 동아쏘시오홀딩스. <동아쏘시오홀딩스>
그룹의 바이오·신약 계열사에서는 연구개발과 생산시설을 중심으로 지속적 자금 수요가 발생하고 있다.
동아에스티는 항암과 면역·염증성 질환, 신경퇴행성 질환을 중심으로 혁신신약을 개발하고 있다. 동아에스티의 종속회사 앱티스에서는 항체-약물접합체(ADC) 신약을 개발하고 있으며 동아쏘시오홀딩스의 미국 관계사 메타비아는 비만치료제 후보물질 ‘DA-1726’과 대사이상 관련 지방간염 치료제 후보물질 ‘DA-1241’을 개발하고 있다.
동아쏘시오홀딩스는 2025년 메타비아에 94억 원을 직접 투자해 지분 39%를 확보했다. 동아에스티가 주도하던 신약개발사 투자에 지주회사도 직접 참여하면서 그룹 차원의 지원을 확대했다.
올리고핵산 치료제 원료 위탁개발생산 기업 에스티팜도 생산능력 확대를 추진하고 있다. 에스티팜은 2025년 제2올리고동 증설을 통해 생산능력을 확대했으며 증가하는 수주와 상업화 물량에 대응하기 위해 올해 안에 추가 증설 여부와 투자 규모를 결정할 계획을 세웠다.
바이오의약품 위탁생산을 담당하는 비티젠도 제1공장 증설에 1100억 원을 투입하고 있다. 증설이 마무리되면 바이오리액터 규모는 기존 9천 리터에서 1만4천 리터로 늘어난다.
비티젠은 국민성장펀드에서 850억 원을 저리 대출로 지원받고 자체적으로 250억 원을 조달한다. 외부 자금 조달을 병행하더라도 향후 제2공장 건설과 차세대 바이오의약품 생산사업까지 검토하고 있어 추가 투자 수요가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
계열사 곳곳에서 자금 조달 수요가 발생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할 때 동아쏘시오홀딩스로서는 동아제약을 흡수해 자체적으로 재원을 분산하는 구조를 마련하는 것이 더욱 효율적이라는 판단을 내렸을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김민영 사장으로서도 성과 창출에 필요한 투자 기반을 마련하는 측면에서 회사 지배구조 개편이 필수적이었을 가능성이 크다.
그는올해 초부터 연구개발 성과를 그룹의 최우선 목표로 제시해왔다.
동아쏘시오그룹은 올해 처음으로 서울 본사가 아닌 경기도 용인 연구단지에서 시무식을 열었다. 용인 연구단지에는 동아에스티와 동아제약의 연구조직, 항체-약물접합체 신약개발사 앱티스가 모여 있다.
김 사장은 당시 신년사에서 동아쏘시오그룹이 1971년 연구조직을 만든 뒤 50여 년 동안 연구개발 역량과 경험을 축적해왔다며 2032년 그룹 창립 100주년을 앞두고 실질적 연구개발 성과를 보여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사장은 지주회사의 투자전략과 신약개발 사업회사의 경영을 모두 경험한 인물로 꼽힌다.
동아제약과 동아쏘시오홀딩스에서 경영기획 업무를 담당한 뒤 2022년부터 2024년까지 동아에스티 대표이사를 맡았다. 동아에스티 대표 재임 기간에는 미국 신약개발사 뉴로보파마슈티컬스 인수와 항체-약물접합체 기술기업 앱티스 인수 등을 추진했다. 뉴로보파마슈티컬스는 이후 메타비아로 회사 이름을 바꿨다.
2024년 8월 동아쏘시오홀딩스 대표로 자리를 옮긴 뒤에는 그룹의 투자전략과 사업구조, 신사업 발굴을 총괄하고 있다. 신약개발 사업회사를 직접 경영한 경험을 바탕으로 지주회사에서 연구개발 성과를 뒷받침할 자금 운용구조를 정비하고 있는 셈이다.
동아쏘시오그룹의 오너인 강정석 회장은 현재 동아쏘시오위원회 위원장 겸 최고지속가능경영책임자(CSO)를 맡아 사회책임경영과 신약 연구개발 등 미래 성장동력과 관련한 전문경영인의 의사결정을 지원하고 있다.
강 회장은 동아쏘시오홀딩스 등기이사가 아니라 이번 합병안을 의결한 이사회의 의결 주체는 아니다. 공개된 자료만으로 이번 합병을 강 회장이 직접 주도했다고 단정하기도 어렵다.
다만 신약 연구개발과 미래 성장동력 발굴 지원이 강 회장의 공식 역할에 포함돼 있는 만큼 바이오·신약사업을 강화한다는 중장기 방향에는 김 사장 등 전문경영인들과 공감대를 형성한 것으로 보인다.
김 사장은 이러한 방향에 맞춰 동아제약의 현금흐름을 그룹 투자재원으로 더욱 유연하게 활용할 수 있는 사업구조를 마련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동아쏘시오홀딩스 관계자는 “동아제약 컨슈머헬스케어 성장 지원과 함께 미래 성장 기반 마련을 위한 투자 가용성을 확보한 만큼 사업지주회사로서 신약개발과 바이오 영역 등 기존 사업에 적극적인 지원과 투자를 통해 성장시켜 나갈 계획이다”고 말했다. 장은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