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최태원 SK그룹 회장을 비롯한 주요 경영진과 임원들이 7월10일(현지시각) 미국 뉴욕에서 열린 상장 기념식에 참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
[비즈니스포스트] SK하이닉스의 미국 주식예탁증서(ADR) 상장이 일시적으로 원화 가치 상승을 이끌며 환율 변동성을 키울 수 있다는 전망이 나왔다.
하지만 외국인 투자자들의 한국 주식 매도에 따른 자금 유출 영향을 상쇄하기는 역부족이라는 분석이 이어졌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13일 “SK하이닉스의 미국 상장이 대규모 달러 유입으로 이어지며 원화 가치에 강하지만 짧은 상승 효과를 줄 것으로 예상된다”고 보도했다.
달러화 대비 원화 가치는 SK하이닉스의 미국 주식예탁증서(ADR) 발행을 주관한 은행들이 선물환 시장에서 달러를 매도하면서 강세를 보였다.
SK하이닉스는 해외 금융기관에 주식을 맡기고 발행한 증권을 상장하는 방식으로 미국 증시에서 260억 달러(약 39조 원)의 자금을 조달하기로 했다.
파이낸셜타임스는 이러한 자금 유입이 단기적으로 원화 가치의 강세를 이끌 것이라는 데 전문가들의 의견이 대부분 일치한다고 전했다.
하지만 장기적으로는 원화 가치 약세를 주도했던 해외 투자자들의 자금 유출 영향을 상쇄하기는 역부족이라는 전망이 이어졌다.
투자기관 바클레이스의 미툴 코테차 아시아 신흥시장 거시전략 총괄은 이와 관련해 “SK하이닉스의 미국 상장이 큰 흐름을 바꾸지는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코테차 총괄은 7월 들어 첫 8거래일 동안 외국인 투자자들이 75억 달러(약 11조 원) 가량의 한국 주식을 순매도하며 자금 유출이 지속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러한 매도세가 원화 가치에 꾸준히 하방압력을 더할 공산이 크다는 것이다.
코테차 총괄은 동아시아 국가의 수출 기업들이 해외에서 벌어들인 수익을 본국으로 송금하기보다 해외에 계속 보유하는 사례가 늘고 있어 자국의 통화 가치 상승에 기여하지 못하는 ‘유령 흑자’ 사례가 나타나고 있다고 전했다.
한국도 반도체 중심의 수출 확대가 원화 가치 반등을 이끌기 어려운 상황에 놓였다는 의미다.
반면 JP모건자산운용의 아시아 금리 및 외환 포트폴리오 전문가인 훌리오 칼레가리는 시간이 지날수록 원화 가치가 상승할 잠재력이 있다고 파이낸셜타임스에 말했다.
외국인의 한국 주식 매도와 한국 개인투자자들의 미국 주식 매수가 원화 가치 약세를 불러온 만큼 상황이 달라질 수 있다는 의미다.
칼레가리는 “미국 주식시장 상승세가 둔화하면 이러한 자금 유출은 줄어들 가능성이 크다”며 “이는 원화 가치 회복을 뒷받침하는 요인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