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오세철 삼성물산 건설부문 사장이 여의도에 래미안 타운을 조성하는데 순항하고 있다.
삼성물산은 2026년 하반기에는 여의도에 이어 목동까지 수주 공세를 이어가면서 연간 목표인 13조 원 달성까지 더 속도를 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10일 도시정비업계 관계자들의 말을 종합하면 여의도 목화아파트 재건축사업의 시공사 선정이 삼성물산과 수의계약 수순으로 진행될 것으로 예상된다.
목화아파트 재건축사업 조합은 지난 5일 현장설명회에 이어 9일에 1차 입찰을 진행했다.
현장설명회에는 삼성물산을 비롯해 대우건설, GS건설, 롯데건설, IPARK현대산업개발 등 건설사 7곳이 참여했다. 하지만 실제 입찰에는 삼성물산 한 곳만 참여하면서 유찰됐다.
2차 입찰에서도 유찰되면 조합은 수의계약 방식으로 시공사를 선정할 수 있게 된다. 목화아파트 재건축사업의 2차 입찰은 오는 9월4일까지 진행된다.
목화아파트는 전체 공사비 규모가 5100억 원으로 조 단위에 이르는 대어급 사업지는 아니다. 하지만 3.3㎡당 공사비가 1370만 원으로 여의도 광장아파트가 1590만 원을 제시하기 전까지 국내 도시정비 역사상 사상 최고 기록이었다.
다만 오 사장에게 목화아파트는 규모와 관계없이 놓칠 수 없는 사업지일 것으로 보인다.
목화아파트가 여의나루역과 한강변에 인접한 단지인 만큼 여의도 내 서편 주거지구에 래미안 브랜드 타운의 건설을 위해서는 반드시 확보돼야 하는 곳에 위치해 있기 때문이다.
삼성물산은 여의도에서 2025년에 대교아파트의 시공권을 확보한 데 이어 지역 내 최대 규모 사업지로 꼽히는 시범아파트의 시공권 확보도 추진하고 있다.
시범아파트를 놓고는 지난 5월에 진행된 현장설명회에서 유력한 경쟁상대로 여겨졌던 현대건설이 불참하면서 삼성물산의 수주 가능성에 무게가 실리는 상황이다.
삼성물산으로서는 대교아파트, 시범아파트, 목화아파트에 더해 앞으로 시공사 선정이 진행될 삼부아파트, 장미아파트와 소규모 재건축단지인 화랑아파트까지 확보하면 여의도 한강변에 접한 주거지역을 완전하게 래미안 단지로 채울 수 있게 된다.
삼성물산 관계자는 비즈니스포스트에 “삼성물산은 여의도에 래미안 타운 건설을 목표로 수주 활동을 벌이고 있다”며 “우선 시공사 선정 절차가 진행 중인 시범아파트와 목화아파트의 수주에 집중하고 있으나 인근 단지의 상황도 관심있게 지켜보고 있다”고 말했다.
오 사장에게 여의도 래미안 타운 건설은 브랜드의 상징적 측면에서도 의미가 큰 성과가 될 것으로 보인다.
삼성물산은 서울 강남권을 중심으로 핵심지 곳곳에 래미안 공급을 확대하고 있으나 ‘압구정 현대’와 같이 대규모 브랜드 타운은 아직 보유하지 못하고 있다.
국내 금융의 중심지로 여겨지는 여의도에 대규모 래미안 단지가 조성된다면 브랜드 가치의 제고라는 측면에서 크게 긍정적 영향을 줄 가능성이 크다.
| ▲ 삼성물산은 2026년 도시정비 수주 목표로 13조 원을 설정했다. |
오 사장이 역대 최대 수준으로 설정한 연간 도시정비 수주 목표인 13조 원을 달성하는 데도 여의도에서의 수주 물량 확보는 중요하다.
삼성물산은 2026년 상반기에 4조7163억 원의 도시정비 수주 실적을 냈다. 연간 수주 13조 원 달성을 위해서는 하반기에 9조 원가량의 실적을 쌓아야 한다.
오 사장으로서는 상반기의 2배에 가까운 규모의 수주 실적을 내야 하는 만큼 주요 사업지에서의 수주 성과 하나하나가 소중한 상황인 셈이다.
하반기 도시정비 시장의 주요 수주 물량은 여의도를 비롯해 성수, 목동 등을 중심으로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여의도에서는 현재 시공사 선정이 가시화된 시범아파트와 목화아파트만 살펴봐도 사업비 규모가 각각 1조5천억 원, 5100억 원으로 모두 2조 원을 웃도는 수주 실적을 기대할 수 있다.
삼성물산은 성수전략정비구역에서는 1조8천억 원 규모의 3지구 수주를 노리고 있으며 총 공사비가 30조 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되는 목동재건축에서는 1, 3, 5, 7, 9, 13단지 등 홀수 단지 수주에 공을 들이고 있다. 이상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