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혜경 기자 hkcho@businesspost.co.kr2026-07-09 16:38: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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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니스포스트] 2026년 상반기 가계대출이 금융당국의 연간 증가율 관리 목표치에 근접할 만큼 빠르게 늘면서 시중은행들의 총량 관리 강화 조치가 현실화되고 있다.
은행권에서는 주택담보대출(주담대) 최대 한도를 절반으로 줄이는 강수까지 등장한 가운데 시중은행들이 가계대출 총량 한도 관리를 위한 고삐를 더 조일 것으로 보인다.
▲ 시중은행들이 가계대출 한도를 낮추는 등 총량 관리 전략을 강화하고 있다. <연합뉴스>
9일 KB국민은행에 따르면 7월10일부터 수도권과 규제지역의 주택구입목적 주담대 한도를 기존 최대 6억 원에서 3억 원으로 낮춘다.
비규제 지역의 주택구입목적 주담대 한도 역시 최대 3억 원으로 제한한다.
KB국민은행은 이번 조치로 실수요자 피해가 발생할 수 있는 점을 고려해 이주비, 중도금, 잔금 등 집단대출과 기금 대출, 보금자리론, 전세 사기 피해자 구입·경락 자금 대출은 한도 제한 대상에서 제외하기로 했다.
금융업계에서는 주담대 최대 한도를 조정한 이번 조치를 두고 상당한 강수라는 평가가 나온다. 정부 정책보다도 더 높은 강도로 가계대출 조이기에 나섰기 때문이다.
앞서 금융당국은 일명 ‘6.27 대책’에 따라 2025년 6월28일부로 수도권과 규제지역의 주택구입목적 주담대에 한정해 대출 한도를 6억 원으로 제한했다. 기존에는 대출 총액 한도가 없었다.
KB국민은행 관계자는 “가계대출의 안정적 관리 차원에서 가계여신 포트폴리오를 선제적으로 조정하는 것”이라며 “실수요자 보호와 시장 안정을 고려해 운영하겠다”고 말했다.
업계 안팎에서는 이 같은 KB국민은행의 선제 조치 배경에는 가계대출 총량 관리에 비상등이 켜진 상황이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등 5대 시중은행의 7월2일 기준 가계대출 잔액(정책성대출 제외)은 648조35억 원이다. 2025년 말 비교해 3조335억 원 늘었다.
2026년 연간 가계대출 증가 목표치가 약 4조3천억 원인 점을 고려하면 이미 총량 한도 관리가 빠듯한 상황으로 여겨진다.
이양수 국민의힘 국회의원이 금융감독원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5대 시중은행은 금융당국으로부터 은행별로 0.59~0.71%의 연간 가계대출 증가율 목표치를 부여받았다. 특히 지난해 가계대출 총량 목표치를 초과해 페널티가 적용된 KB국민은행의 목표율은 가장 낮은 0.59%다.
그러나 KB국민은행뿐만 아니라 다른 은행들 역시 가계대출 증가폭이 확대되고 있는 상황에 앞으로 가계대출을 더 조여야 할 필요성은 커진 것으로 보인다.
2026년 들어 은행권 가계대출 증가세가 점차 강해지는 모양새다.
월별 은행권 가계대출 증감폭을 살펴보면 2026년 1월에는 1조 원, 2월에는 3천억 원이 각각 줄었다. 반면 3월 5천억 원 증가로 돌아선 뒤 4월 2조2천억 원, 5월 6조9천억 원, 6월 7조6천억 원 가계대출이 늘었다.
그런 만큼 시중은행들은 가계대출 증가 속도 조절을 위해 다양한 조치를 이행하고 있다.
신한은행은 7월10일부터 모기지신용보험(MCI), 모기지신용보증(MCG) 등 모기지보험 가입을 중단한다.
모기지보험은 주택담보대출과 동시에 가입하는 보험이다. 이를 가입하지 않으면 사실상 대출한도가 줄어들게 된다.
모기지보험에 가입하면 보험가입금액을 포함해 전체 주택담보대출비율(LTV)만큼 대출해 준다. 다만 보험에 가입하지 않았을 때는 최우선변제권이 보장되는 소액임차보증금만큼을 뺀 금액까지만 대출이 가능하다.
▲ KB국민은행에 이어 다른 시중은행들도 대출 한도 축소를 검토할 것으로 보인다. <연합뉴스>
하나은행도 7월1일부터 모기지보험 가입을 한시적으로 중단한 상태다.
대출 접수 창구도 줄어들고 있다.
신한은행은 7월 대출모집인 채널을 통한 대출 신청을 중단했다. 7월에 배정한 취급 한도가 이미 소진됐기 때문이다. 하나은행은 7월2일부터 8월 실행분에 한해 대출모집인을 통한 대출 신청을 받지 않고 있다.
다만 KB국민은행 이외 시중은행들은 이처럼 간접적으로 대출 한도를 조절하는 방식 이외 직접적으로 대출 한도를 제한하는 조치를 시행할 계획은 아직 없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가계대출 증가세가 꺾이지 않거나 풍선효과가 확산되면 다른 은행들도 주담대 한도를 크게 낮추는 등 강수로 대응에 나설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비즈니스포스트에 “가계대출 한도 조정과 관련해서 구체적으로 정해진 내용은 없다”며 “다만 다양한 대출 관리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다른 시중은행 관계자는 “현재로서는 주담대 최대 한도를 낮추는 방식의 가계대출 관리 계획은 없다”며 “그러나 풍선효과 어떻게 나타날지 알 수 없는 만큼 향후 내부 대출 취급 정책이 바뀔 가능성은 있다”고 말했다. 조혜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