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SK하이닉스가 미국 주식예탁증서(ADR) 상장을 앞두고 투자자들을 설득하려면 미래 이익을 일부 포기하더라도 장기 계약을 확대해 업황 사이클에서 벗어날 수 있다는 점을 증명해야 한다는 외신의 분석이 나왔다. SK하이닉스의 서버용 메모리반도체 전시장 홍보용 사진. < SK하이닉스 > |
[비즈니스포스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메모리반도체 제조사가 업황 악화에 타격을 방어하려면 고객사와 장기 계약을 확대해야 한다는 외신의 분석이 나왔다.
다만 가격 상한을 두고 반도체 장기 공급 계약을 체결하면 미래의 이익을 어느 정도 포기해야만 하는 만큼 메모리반도체 제조사들의 선택이 변수로 남아 있다.
블룸버그는 8일 “메모리반도체 제조사들은 장기간 이어져 온 호황과 불황 사이클에서 마침내 벗어났다는 점을 증명해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고 보도했다.
특히 SK하이닉스는 10일 미국 증시에 주식예탁증서(ADR) 상장으로 대규모 자금 조달을 앞두고 있어 투자자들을 설득하는 일이 더 중요하다는 분석이 이어졌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마이크론 등 메모리반도체 기업 주가는 최근 일제히 조정을 겪고 있다.
D램과 낸드플래시 등 메모리반도체 가격 상승이 가파른 실적 증가와 주가 상승을 이끌었는데 곧 호황기가 끝을 맺을 수 있다는 관측이 고개를 들고 있기 때문이다.
블룸버그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대규모 서남권 반도체 산업단지 투자와 중국 경쟁사인 창신메모리테크놀로지스(CXMT)의 메모리반도체 공장 증설을 리스크로 지목했다.
메모리반도체 특성상 호황기에 제조사들이 생산 투자를 늘린 효과가 수 년 뒤에 공급 과잉으로 이어져 가격 하락을 이끄는 사례가 반복돼왔기 때문이다.
블룸버그는 이러한 메모리반도체 업황 사이클이 실적 변동성을 키우는 배경으로 작용하면서 사실상 ‘끝없는 삶과 죽음의 반복’을 이끌었다고 지적했다.
이러한 사이클 효과를 끊어내고 업황 안정성을 높일 수 있는 방식으로 장기 공급 계약이 지목됐다.
메모리반도체 제조사가 가격 상한선과 하한선을 정해 주요 고객사와 수 년에 걸친 공급 계약을 맺는다면 급격한 단가 변동에 따른 실적 부진을 피할 수 있다.
블룸버그는 “장기 계약을 체결하면 고객사들은 메모리반도체 업황이 악화할 때도 제조사의 수익성을 어느 정도 유지할 수 있는 수준에서 물량을 사들여야 한다”고 전했다.
다만 이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마이크론 등 제조사들 입장에서 쉽지 않은 결정이라는 분석이 이어졌다.
가격 상한선을 설정한 뒤에는 호황기가 이어져 메모리반도체 단가가 더 상승해도 계약된 조건에 따라 시장 가격보다 낮은 수준으로 물량을 제공해야 하기 때문이다.
결국 블룸버그는 메모리반도체 기업들이 실적 안정성을 높이기 위해 미래의 잠재 이익을 포기할 수 있을지가 장기 계약 확대에 관건이라고 바라봤다.
블룸버그는 마이크론이 6월 실적 발표 콘퍼런스콜에서 고객사들과 장기 계약 내용을 상세히 발표하며 월스트리트 증권가에서 호평을 받았다고 전했다.
SK하이닉스도 미국 증시에 주식예탁증서를 상장하면 해외 투자자들이 주주로 대거 유입되는 만큼 이러한 내용을 명확하게 공개해야 한다는 권고가 이어졌다.
메모리반도체 호황과 불황 사이클에서 벗어날 수 있다는 점을 투자자들에 설득하고 신뢰를 얻어야 주가를 방어하는 데 효과를 볼 수 있다는 의미다.
블룸버그는 “메모리반도체 기업들의 전략이 성공하려면 잠재적 이익을 얼마나 포기할 수 있는지, 투자자들에 전략을 어떻게 설명할지 고민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