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왼쪽)과 하워드 러트닉 상무장관이 2025년 4월2일 워싱턴D.C. 백악관 로즈 가든에서 각국에 상호관세를 발표하고 있다. <연합뉴스> |
[비즈니스포스트] 미국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중국 인공지능(AI) 기업 딥시크와 메모리 반도체 기업 창신메모리테크놀로지(CXMT)의 무역 블랙리스트 지정을 보류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를 놓고 미국이 중국과의 무역 갈등 완화를 고려한 조치라는 해석이 나온다.
로이터는 17일 복수의 소식통을 인용해 “미국 정부가 딥시크와 CXMT를 포함한 100여 개 중국 기업을 상무부 수출통제 명단에 추가하는 방안을 검토했지만 아직 발표하지 않았다”고 보도했다.
미국 정부 부처 간 위원회는 지난해 심사를 거쳐 딥시크와 CXMT 등 기업 100여 곳을 명단에 추가하는 안을 승인했다. 이 위원회에는 상무부와 국방부, 에너지부 등이 참여한다.
미국의 수출통제 명단에 오르면 미국 기업은 정부 허가 없이 명단에 오른 해당 기업에 반도체와 소프트웨어, 기술 등을 공급할 수 없다. 허가 신청 자체도 대부분 거부된다.
딥시크는 2025년 1월 저비용 AI 모델인 R1을 공개해 세계 AI 업계에 충격을 준 기업이다. 미국 AI 기업 앤트로픽은 지난 2월23일 딥시크가 자사의 AI 모델 기능을 불법으로 사용했다고 주장을 내놓기도 했다.
CXMT는 중국 최대의 D램 제조업체다. 전임 조 바이든 행정부 시절 미국으로부터 중국의 군부와 관련한 기업으로 지정됐다. 중국군 관련 기업으로 지정되면 미국 국방부와 직접 계약을 체결하거나 갱신할 수 없게 된다.
미국 정부는 CXMT를 1년 넘게 수출통제 대상에 포함하는 안을 검토해 왔다. 딥시크와 CXMT 외에 드론 제조사와 로봇 기업 등도 수출통제 대상 목록에 잠재 후보로 꼽혔다.
그동안 미국 정부는 꾸준히 중국 기업을 수출통제 명단에 올렸는데 트럼프 정부가 이번에는 발표를 유예하고 있다는 것이다.
미국 씽크탱크 전략국제연구소(CSIS)의 필립 럭 공급망 연구자는 로이터에 “트럼프 정부는 지난해 10월 이후 목록에 새 기업을 추가하지 않고 있다”며 “이는 10년 만에 처음 있는 일”이라고 설명했다.
로이터는 특히 미 상무부가 지난해 말부터 미국과 중국 사이에 긴장이 고조되지 않도록 하는 방향을 염두에 두고 중국 기업을 제재 대상에 올리지 않고 있다고 분석했다.
다만 수출통제 정책에 허점이 있는데도 트럼프 정부가 이를 보완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도 나왔다.
미국 상무부 산하 산업안보국(BIS)은 지난해 1월 트럼프 정부가 출범한 직후 전임 바이든 정부가 시행했던 중국산 AI 반도체 규제를 갱신하겠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올해 6월까지도 대체 규정을 발표하지 않았다.
럭 연구자는 로이터에 “새로운 목록을 올리지 않으면 미국을 적대하는 세력이 미국의 기술을 사용하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근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