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국회에 계류돼 있는 가상자산 관련 정책이 지방선거 이후 추진 속도가 빨라질 가능성이 나온다.
더딘 제도화 상황 속 시장에서는 이미 전통 금융회사와 가상자산거래소 사이 협업이 빠르게 확대되고 있어서다.
| ▲ 지방선거 이후 가상자산 관련 입법 논의가 속도를 낼 가능성이 제기된다. 사진은 가상화폐 그래픽 이미지. |
업계에서는 법제화가 시장 재편 속도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3일 가상자산업계에서는 지방선거 이후 이재명 정부가 국정과제로 꼽은 ‘디지털자산 생태계 구축’이 어떤 방향으로 추진될지 주목한다.
이재명 정부는 5월26일 발표한 ‘국민주권정부 123대 국정과제 추진 실적’ 48번 항목에 ‘디지털자산 생태계 구축’을 실으며 정책적으로 힘을 보태겠다는 의지를 재차 밝혔다.
다만 ‘디지털자산 기본법’ 제정이 미뤄지며 원화 스테이블코인 규율, 거래소 지분율 제한 등 핵심 현안 상당수가 국회에 계류된 상태다.
가상자산업계에서는 국회와 정무위 구성이 안정화하는 지방선거 이후 발이 묶였던 제도화 논의가 진전될 수 있다는 기대가 나온다.
가상자산은 관련 입법뿐 아니라 법인 투자시장 개방도 기대보다 속도가 더디게 진행되고 있다.
기존 발표된 ‘법인의 가상자산시장 참여 로드맵’에 따라 2025년 6월부터 비영리법인 및 가상자산거래소의 가상자산 매도가 가능해졌다.
하지만 아직 전문투자자로 등록한 법인 등이 가상자산시장에 참여할 길은 마련되지 않았다.
가상자산업계에서는 국내 가상자산 시장 규모가 커졌음에도 여전히 제도 불확실성이 크다는 지적이 나온다.
지난해와 올해 초 마무리될 것으로 기대됐던 관련 제도 논의가 지연되며 한국 시장이 글로벌 흐름에 뒤처질 수 있다는 우려도 지속적으로 제기된다.
반면 트래블룰과 자금세탁방지(AML), 가상자산 해외송금 규제 등은 기존 금융권 및 외환 수준으로 강화하는 흐름을 보이고 있다. 트래블룰은 가상자산 송금 과정에서 송·수신인 정보를 사업자끼리 공유하도록 하는 제도다.
5월 말 외국환거래법 개정안이 국무회의를 통과하며 가상자산 이전 내역 보고 및 사전 등록 의무 등도 강화됐다.
금융당국은 현재 100만 원 이상 거래를 중심으로 적용되는 트래블룰 범위를 100만 원 미만 소액 거래까지 확대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제재 취지에는 공감하지만 산업 육성과 투자자 보호 체계는 미비한 상황에서 규제만 빠르게 강화하고 있다는 의견도 나온다.
이에 가상자산업권에서는 지방선거 이후 디지털자산 기본법 등 핵심 입법 논의가 다시 속도를 낼 수 있을지 주목하고 있다.
디지털자산 기본법에는 가상자산거래소 대주주 지분율 제한, 스테이블코인 발행 주체 등과 관련한 내용이 포함돼 논의되고 있다.
| ▲ 이재명 정부는 국정과제로 ‘디지털자산 생태계 구축’을 꼽고 추진하고 있다. <국민주권정부 123대 국정과제 추진 실적> |
이미 시장에서는 입법이 완료되기 앞서 전통 금융권과 가상자산거래소의 협업 구도가 형성되고 있다.
5월엔 업비트를 운영하는 두나무 지분을 한화투자증권(9.84%), 하나금융지주(6.55%), 삼성증권(2%), 삼성카드(1%) 등이 연이어 취득했다.
한국투자증권도 5월29일 코인원 지분 20%를 취득하는 전략적 지분투자 계약을 맺었다. 미래에셋그룹 계열사 미래에셋컨설팅은 올해 2월 코빗 인수를 결정했다.
이준호 하나증권 연구원은 최근 보고서에서 “전통 금융권의 가상자산거래소 지분 확보가 이어지고 있다”며 “디지털자산기본법이 확정되지 않았지만 가상자산거래소가 가상자산시장 진출의 필수 요소라고 판단해 선제적으로 협업을 강화하려는 움직임”이라고 바라봤다.
시장 재편이 빠르게 진행되는 만큼 업계에서는 이를 뒷받침할 제도 정비도 서둘러야 한다는 시각이 나온다.
가상자산거래소 한 관계자는 비즈니스포스트와 통화에서 “시장 형성의 가장 기본 틀이 되는 제도화가 늦어지고 있다”며 “이에 수익 다변화를 적극 추진하기도 어렵고 기반 제도가 마련되길 기다리기만 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김지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