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부는 그룹의 핵심 사업으로 자리잡은 반면 존재감 확보에 어려움을 겪으며 사업 방향 재정비에 들어간 모습도 보이고 있다.
◆ F&F 뷰티 사업, '오너2세' 김승범 경영 데뷔 무대로
3일 패션업계 상황을 종합하면 패션기업들이 시장 정체에 대응하기 위해 선보인 자체 뷰티 브랜드들의 존재감과 실적, 해외 확장 속도 등에 차이가 생기고 있다.
F&F는 화장품 브랜드 '바닐라코'를 앞세워 뷰티 시장에서 입지를 굳혀왔다. F&F는 패션 브랜드 'MLB'와 '디스커버리'로 잘 알려진 회사다.
▲ 김창수 F&F 대표이사 회장(사진)은 2000년 자회사 에프앤코를 설립하고 2005년에 화장품 브랜드 '바닐라코'를 론칭했다. 바닐라코는 클렌징밤 제품을 통해 대중적 브랜드로 성장했다. <바닐라코>
화장품 사업은 자회사 에프앤코가 맡고 있다. 김창수 F&F 대표이사 사장의 장남 김승범 상무는 2024년 6월부터 에프앤코 대표를 맡아 사업을 이끌고 있다.
에프앤코는 바닐라코를 중심으로 외형 확대를 이어가고 있다. 연결기준 매출은 2023년 1530억 원에서 2024년 1950억 원, 2025년 2040억 원으로 늘었다. 다만 수익성은 주춤했다. 영업이익은 같은 기간 219억 원, 270억 원, 140억 원을 기록했다.
김 상무는 바닐라코의 해외 사업 확대에 공을 들이고 있다. 에프앤코는 중국(상하이)과 미국에 현지법인을 두고 있으며 최근에는 일본 오프라인 시장 공략에 집중하고 있다.
일본에서는 기존 클렌징 제품에 더해 색조 화장품까지 제품군을 넓히며 입지를 키우고 있다. 현재 바닐라코는 일본 3대 뷰티 멀티숍으로 꼽히는 로프트, 플라자, 앳코스메에 입점한 상태다.
지난해 영업이익이 크게 줄어든 것도 이러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에프앤코의 판매비와 관리비는 2024년 887억 원에서 2025년 1045억 원으로 크게 늘었다.
바닐라코가 대중적 브랜드로 자리 잡는 데는 클렌징밤의 역할이 컸다.
김창수 회장은 2010년 '클린잇제로'라는 밤 타입 클렌저를 선보였는데 당시 클렌징 제품에서는 처음 등장한 제형이었는데 큰 인기를 끌며 바닐라코를 대표하는 제품으로 자리 잡았다. 4초에 1개씩 팔리는 것으로 알려지며 김 회장은 업계에서 '4초의 사나이'로 불리기도 했다.
에프앤코는 앞으로 F&F 승계 과정에서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예상한다. 에프앤코는 F&F그룹의 지주사인 F&F홀딩스 위에 위치한 비상장 회사로 김 회장 일가가 지분 대부분을 보유하고 있기 때문이다.
오너일가가 직접 지배력을 가진 회사인 만큼 김 상무의 경영 능력과 승계 명분을 동시에 보여주는 무대가 될 수 있다는 시선이 나온다. 특히 김 회장이 직접 브랜드 론칭과 핵심 제품 개발을 주도했던 사업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더욱 크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