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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비 뚫고 판교 광장에 600명 집결, 카카오 노조 "성과 독점 경영진 퇴진"

정희경 기자 huiky@businesspost.co.kr 2026-05-20 16:06: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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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비 뚫고 판교 광장에 600명 집결, 카카오 노조 "성과 독점 경영진 퇴진"
▲ 600여명이 넘는 전국화학섬유식품산업노동조합 카카오지회(카카오 노조) 조합원들이 20일 경기도 성남시 판교역 광장에서 '2026 임단협 승리 결의대회'를 열고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비즈니스포스트] 카카오가 노사 갈등으로 창사 이래 첫 파업 위기를 맞은 가운데 카카오 노조가 경영진을 정면 비판하며 압박 수위를 높였다. 

20일 전국화섬식품노조 카카오지회는 이날 오후 12시 경기 성남시 판교역 광장에서 결의대회를 열고 사측에 대한 요구 사항을 밝혔다. 

박성의 카카오지회 부지회장은 "이날 오전 11시까지 카카오와 계열사 등 5개 법인 파업 찬반 투표를 진행한 결과, 모두 찬성으로 가결됐다"고 밝혔다.

앞서 카카오 노조는 지난 7일 본사를 포함한 카카오페이, 카카오엔터프라이즈, 디케이테크인, 엑스엘게임즈 등 5개 법인의 임금협약이 결렬되자, 경기지방노동위원회에 조정을 신청했다. 

이 중 카카오 본사는 조정 기일을 7일 연장해 오는 27일로 미루면서 당장의 파업 위기를 일시적으로 넘겼지만, 나머지 4개 계열사는 조정이 결렬돼 쟁의권을 확보한 상태다.

서승욱 카카오지회 지회장은 "4개 법인은 지금부터 파업에 돌입할 수 있게 됐다"며 "카카오 본사는 2차 조정이 남아 있어 파업 여부에 대한 조합원 투표만 미리 진행해놓은 상태로, 투표가 가결된 만큼 2차 조정마저 결렬되면 파업에 들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비가 쏟아지는 악천후에도 600여 명의 카카오 조합원이 결의대회에 참석했다. 참석자들은 "고용불안을 야기하면서도 성과를 독점한 경영진은 퇴진하라"는 팻말을 들고 구호를 외쳤다.

이들은 정신아 카카오 대표와 홍은택 전 카카오 대표의 보수가 과도하다고 문제를 제기했다. 또 이원주 디케이테크인 대표와 홍민택 카카오 최고제품책임자(CPO) 관련 논란을 거론하며 회사가 정보 공유를 하지 않고 있다고도 비판했다.

노조 측은 이원주 대표가 갑자기 업무를 하지 않고 사라졌는데도 사측이 이유를 공개하지 않고 있다고 했다. 또 홍민택 CPO는 지난해 카카오톡 대규모 업데이트 후 사용자 비판을 받았는데도 전혀 책임을 지지 않고 있다고 노조 측은 주장했다. 

서 지회장은 "경영 실패, 고용 불안, 직장 내 괴롭힘, 불공정한 평가와 채용, 반복되는 노동시간 초과 문제가 동시에 제기되고 있는데, 경영진은 정보를 공유하지도 않고 문제를 회피하려 한다"며 "경영 문제가 결과적으로 성과 보상과 공동체 고용 불안을 촉발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성과급뿐 아니라 구성원 간의 신뢰 회복을 위한 조치가 필요하다"며 "앞서 언급한 문제 있는 경영진의 퇴진 조치도 함께 요구할 것"이라고 말했다.
[현장] 비 뚫고 판교 광장에 600명 집결, 카카오 노조 "성과 독점 경영진 퇴진"
▲ 전국화학섬유식품산업노동조합 카카오지회 조합원들이 20일 경기도 성남시 판교역 광장에서 피켓을 들고 구호를 외치고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날 노조 측은 이번 사태가 성과급 분쟁으로 비치는 것을 경계했다. 

업계 일각에서는 노조가 영업이익의 13~15% 수준의 성과급을 무리하게 요구해 결렬됐다고 알려졌으나, 노조는 '영업이익 10% 재원 확보' 등은 교섭 과정에서 오간 여러 선택지 중 하나였을 뿐이라고 주장했다.

서 지회장은 “지난주까지 외부에는 마치 성과급 이슈가 유일한 쟁점인 것처럼 왜곡돼 알려졌다”며 “우리가 중요하게 보는 것은 단순한 재원의 총량보다 재원이 배분되는 방식의 투명성과 구성원 간의 신뢰를 회복하는 조치”라고 주장했다.

파업권을 확보한 4개 법인 중 카카오엔터프라이즈와 디케이테크인은 지난해 적자를 기록한 상태다. 엑스엘게임즈 역시 극심한 경영난으로 희망퇴직을 진행 중이어서 구조적으로 영업이익 연동형 성과급을 기대할 수 있는 처지가 아니다.

카카오는 최근 그룹 차원의 ‘선택과 집중’ 기조에 따라 대대적 자회사 정리를 단행하고 있다. 한때 130개를 웃돌던 연결 자회사는 지난 1분기 기준 93개까지 축소됐으며, 진행 중인 게임 계열사 정리가 마무리되면 87개 수준까지 줄어들 전망이다.

이 과정에서 구조조정과 자회사 매각이 직원들의 고용불안을 자극하면서 노사간 진통이 심해지고 있다는 평가다. 

진창현 엑스엘게임즈 부지회장은 이날 “현재 엑스엘게임즈에서 희망퇴직이 진행되고 있다"며 "모회사인 카카오게임즈는 라인게임즈로 매각이 진행되면서 ‘3년 고용승계 보장’에 합의했지만, 이는 카카오게임즈 본사 소속 직원들에게만 해당할 뿐 개발 자회사 직원들에게는 대책을 마련해주지 못하고 있다"고 했다. 

노조는 결의대회를 마무리하며 4가지 공동 요구안을 밝혔다.  

요구안은 △경영 쇄신과 책임 경영 △고용 안정과 공동체 안전망 구축 △공정한 성과 보상과 이익 분배 △보편적인 노동 환경과 복지 체계 구축이다. 이 요구안은 현재 진행되고 있는 임금 및 단체협약과는 별개라고 노조 측은 설명했다. 정희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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