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예원 기자 ywkim@businesspost.co.kr2026-03-08 06: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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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윤상현 콜마홀딩스 부회장이 한국콜마 국내 법인에 대한 투자를 확대한다. 사진은 윤상현 부회장이 2025년 9월19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아마존 뷰티 인 서울’에서 강연을 하는 모습. <한국콜마>
[비즈니스포스트] 윤상현 콜마홀딩스 부회장이 중국 베이징 공장 철수를 결정하며 한국콜마가 올해 ‘국내 1호 유턴 기업’에 이름을 올렸다.
글로벌 생산 구조를 재편해 중국 리스크를 줄이는 동시에 국내 일자리 확대로 정부 정책 기조에 부응하는 효과를 겨냥한 윤 부회장의 포석으로 읽혀진다.
8일 한국콜마의 움직임을 종합해보면 중국 법인에 대한 투자 비중을 줄이는 흐름이 나타나고 있다.
한국콜마는 최근 중국 베이징 공장 가동 중단 및 철수를 결정하고 세종시 전의산업단지로 공장을 이전할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구체적 이전 시기와 투자 규모는 아직 확정되지 않은 상태다.
한국콜마 관계자는 “전 세계적으로 ‘메이드 인 코리아’ K뷰티의 위상이 높아진 만큼 글로벌 수요에 적극 대응하기 위해 기초 화장품 생산 기지가 있는 세종시를 거점으로 생산 역량을 강화하고 있다”며 “특히 정부의 국내 복귀 기업 지원 정책에 발맞춰 K제조업의 경쟁력을 높이고 산업 전반의 지속 가능한 성장을 견인하는 가교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과거 중국은 K뷰티의 핵심 시장이었지만 최근에는 현지 화장품 브랜드(C뷰티)의 급성장과 경기 둔화 영향으로 수익성이 악화하고 있다.
실제 한국콜마 중국 법인의 영업이익은 2023년 127억 원에서 2024년 80억 원으로 37% 감소했고, 2025년에는 59억 원으로 다시 26% 줄었다.
이 같은 흐름 속에서 윤상현 부회장은 효율성이 떨어진 베이징 법인을 정리하고 우시 법인 중심으로 중국 생산을 재편하는 결정을 내린 것으로 보인다. 글로벌 생산 거점을 선택과 집중 방식으로 정리해 수익성을 높이려는 전략으로 평가된다.
베이징 법인 운영의 비효율성은 수치로도 확인되고 있다.
베이징 법인의 생산능력은 2023년 7400만 개에서 2024년 1850만 개로 크게 줄었고 2025년 3분기 누적 기준으로는 사실상 생산이 이뤄지지 않았다. 가동률 역시 같은 기간 8.3%, 8.2%, 0%에 머물렀다.
실적도 부진했다. 베이징 법인은 2023년 33억 원, 2024년 29억 원의 순손실을 기록했고 2025년 3분기 누적 순손실 22억 원을 냈다.
반면 우시 법인은 비교적 안정적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우시 법인의 생산능력은 2023년과 2024년 각각 2억1600만 개를 유지했고 2025년 3분기 누적으로는 1억6200만 개 수준으로 집계됐다. 가동률도 같은 기간 38.2%, 38.9%, 48.5%로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 한국콜마가 중국 우시 법인을 중심으로 현지 생산 구조를 재편할 것으로 보인다. 사진은 중국 우시에 위치한 한국콜마 무석 공장 전경. <한국콜마>
실적도 생산능력과 마찬가지로 안정적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우시 법인 순이익은 2023년 59억 원에서 2024년 158억 원으로 크게 늘었고 2025년 3분기 누적 기준으로 126억 원을 기록했다. 중국 내 생산을 우시 법인 중심으로 일원화할 필요성이 커진 배경이다.
중국에서 축소된 생산 능력과 투자 여력은 국내로 이동할 것으로 보인다. 국내 생산 거점을 중심으로 물량 대응 능력을 강화하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실제 한국콜마 국내 법인의 생산능력은 2023년 3억7300만 개에서 2024년 5억5800만 개로 확대됐다. 2025년 3분기 누적 기준으로는 4억7천만 개를 유지하고 있다. 가동률 역시 같은 기간 96.6%, 78.0%, 79.8%을 보이고 있는데 생산능력이 올라간 이후에도 80%에 가까운 수준을 보이고 있다는 점이 긍정적인 지점으로 꼽힌다.
세종으로 이전하는 생산시설은 향후 대미 수출의 전초기지 역할을 할 것으로 전망된다. 최근 미국 시장에서 선케어 제품을 중심으로 K뷰티 수요가 빠르게 늘고 있는 만큼 지리적 접근성과 품질 관리가 용이한 국내 생산 거점을 활용해 북미 물량 대응력을 높이겠다는 구상이다.
일각에서는 이번 결정이 윤상현 부회장의 지배구조 정리 이후 본격화된 사업 재편의 연장선이라는 해석을 내놓고 있다. 지난해부터 이어진 윤 부회장과 윤여원 콜마비앤에이치 사장 간 경영권 갈등이 윤 부회장 측 승리로 마무리된 이후 그룹 전반의 사업 구조 조정이 속도를 내고 있다는 것이다.
이번 유턴의 또 다른 의미는 일자리 창출이다. 해외로 나갔던 기업이 국내로 돌아오면서 발생하는 고용 효과는 정부와 지방자치단체 모두가 주목하는 부분이다.
세종 공장 증설이 완료되면 수백 명 규모의 신규 고용이 창출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연구개발(R&D) 인력과 전문 생산직 채용이 중심이 될 가능성이 크다.
지역 경제 활성화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한국콜마는 세종시와 투자 협약을 체결하고 지역 인재를 우선 채용할 계획으로 알려졌다. 인구 유출로 어려움을 겪는 지방 도시에도 활력을 불어넣을 수 있다는 기대감이 조성되고 있다.
한국콜마 관계자는 “인공지능(AI) 기술을 집약한 이번 스마트 팩토리 증설은 500여 명의 신규 고용을 창출해 지역 경제에 활력을 불어넣는 계기가 될 것”이라며 “앞으로도 세종시가 첨단 IT와 제조가 융합된 글로벌 뷰티 메카로 도약할 수 있도록 핵심적인 역할을 수행하겠다”고 말했다. 김예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