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장인화 포스코그룹 회장이 2030년 그룹 시총 200조 원을 발표한지 1년7개월이 지났지만 포스코그룹의 시가총액은 여전히 제자리 걸음 중이다. <그래픽 비즈니스포스트>
[비즈니스포스트] 코스피가 사상 최대 5500선을 돌파했음에도 포스코그룹 상장사들의 주가는 여전히 2024년 수준에 머무르고 있다.
장인화 포스코그룹 회장은 취임 이후 ‘2030년 그룹 시총 200조 원’을 달성하겠다는 비전을 제시했지만 핵심 열쇄가 될 2차전지 소재 사업이 전기차 시장 캐즘에 따라 침체를 겪으며 투자자들의 기대감이 낮아진 것으로 분석된다.
다만 장 회장은 원료에서 양극재로 이어지는 포스코그릅의 2차전지 소재 사업의 가치사슬 내재화율을 끌어올리기 위한 투자를 올해도 지속한다.
향후 전기차 시장의 성장 속도가 붙는다면 ‘중국산 배제’를 천명하는 북미 지역의 핵심 공급망 플레이어로 자리잡을 수 있다고 보는 것이다.
13일 포스코그룹 6개 상장기업 시가총액 추이를 분석하면 장인화 회장이 비전을 제시한 2024년 7월1일과 큰 차이를 보이지 않고 있다.
지난 12일 종가 기준 그룹 상장사 시가총액은 △포스코홀딩스 30조9970억 원 △포스코퓨처엠 20조2350억 원 △포스코인터 12조1390억 원 △포스코DX 6조2560억 원 △포스코엠텍 8410억 원 △포스코스틸리온 2600억 원 등으로 그룹 전체 합산 시가총액은 70조7290억 원이다.
비전을 발표한 2024년 7월1일 종가기준 시총은 △포스코홀딩스 31조3340억 원 △포스코퓨처엠 20조8320억 원 △포스코인터내셔널 11조2060억 원 △포스코DX 5조8910억 원 △포스코엠텍 8750억 원 △포스코스틸리온 2770억 원 등 합산 70조4150억 원으로 사실상 1년6개월 동안 주가가 제자리 걸음 중이다.
포스코그룹의 매출(2025년 기준)의 86.0%를 차지하는 철강 부문은 중국의 저가 공세와 글로벌 철강 관세도입 등의 경영환경의 악재가 지속되고 있다.
전방시장인 전기차 수요 둔화에 직격탄을 맞으며 포스코홀딩스와 포스코퓨처엠의 2차전지 소재 사업 관련 실적이 부진한 것이 주가에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
2차전지 소재는 장 회장이 철강 사업과 함께 그룹의 ‘핵심(Core)’으로 육성의지를 밝힌 분야다.
포스코그룹은 포스코퓨처엠(전구체→양극재, 음극재), 포스코필바라리튬솔루션(수산화리튬 생산), 포스코아르헨티나(염호 리튬생산) 등 계열사를 통해 2차전지 소재 가치사슬을 구축하고 있다.
포스코퓨처엠은 2025년 전사 영업이익은 늘어났지만, 2차전지 소재 부문만 놓고보면 매출 1조5741억 원, 영업손실 369억 원을 냈다. 양극재·음극재 모두 판매량이 감소하면서 2024년보다 매출은 32.7% 줄었고 흑자전환에도 실패했다.
수산화리튬을 생산하는 포스코필바라리튬솔루션은 2025년 매출 152억 원, 영업손실 22억원을 냈다. 2024년보다 매출은 406.7% 늘었으나 영업손실은 88.1% 확대됐다.
염호에서 리튬을 생산하는 사업을 하는 포스코아르헨티나도 2025년 매출 64억 원, 영업손실 211억 원을 냈다. 2024년 3억 원이었던 매출이 21배 가량 늘었지만 영업손실은 106억 원에서 2배가량으로 늘었다.
▲ 포스코그룹은 원료에서 2차전지 소재에 이르는 수직 계열화를 위한 투자를 강화해 각 단계별 부가가치를 누리고 다가올 전기차 '캐즘' 시대 이후에 실적 도약을 목표로 하고 있다. 포스코그룹 2차전지 소재 사업의 핵심 계열사인 포스코퓨처엠. <포스코퓨처엠>
장 회장은 전기차 시장의 부진에도 올해 광산·염호 등 광권, 설비 증설 등 투자활동으로 생산능력을 끌어올린다.
그는 2026년 신년사에서 “에너지소재 사업은 시장의 미래 성장 기회를 선점할 수 있도록 핵심 분야에 대한 선별적 투자와 차세대 제품·공정 연구개발(R&D)를 서두르고 유망 시장에서 신규 수요를 발굴함으로써 수주 기반을 안정화해야 한다”고 밝혔다.
포스코아르헨티나는 2026년 4분기 아르헨티나에 위치한 염수 2단계 상공정 설비를 준공해 생산설비를 완비한다. 또 2025년 3월 가동을 시작한 염수 1단계 설비 최적화와 운영 숙련도 향상으로 수익성 강화에 나선다.
포스코필바라리튬솔루션도 올해 리튬 2단계 하공정 투자를 통해 수산화리튬 생산능력을 확충한다. 국내·북미 중심의 고객사를 유럽과 글로벌 완성차기업으로 확대하고 저가 리튬 원료 확보, 수율 향상 등으로 수익성 개선에 나선다.
포스코홀딩스는 상반기 내 호주 리튬광산 2곳의 지분을 1조 원을 들여 인수한다. 이를 통해 리튬 정광을 연간 27만 톤(전기차 약 86만 대 분량) 공급받게 되며 리튬 정광 제련 사업 진출도 검토하고 있다.
또 아르헨티나에서 고품위(1리터당 리튬 736mg 함유)의 염수를 158만 톤 함유한 우량 염호의 인근 광권도 1천 억 원에 인수한 뒤 추가 탐사를 진행할 예정으로, 향후 리튬 생산량 확대 여지를 남겨뒀다.
양극재 사업을 하는 포스코퓨처엠은 연산 5만 톤 규모의 리튬·인산·철(LFP) 양극재 생산라인을 2027년 양산목표로 포항에 구축한다. 또 전고체 배터리 상용화에 대응해 미국 전고체 배터리 기업 ‘팩토리얼’에 지분투자 계약을 지난 1월 체결하는 등 품목 확대에 나서고 있다.
이러한 투자는 2차전지 시장 침체기에 우량자원을 저평가된 가격에 선제적으로 확보 원가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한 것으로 해석된다.
게다가 원료부터 소재로 이어지는 2차전지 소재의 수직계열화를 통해 단계별로 창출되는 부가가치를 모두 누리기 위한 행보로 분석된다.
2차전지 업계 관계자는 "공급망을 수직 통합한 기업은 변동성을 내재할 수 있다"며 "일부 손해나는 영역이 있더라도 다른 가치사슬에서 그 손해를 메꾸는 구조를 확보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신재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