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재희 기자 JaeheeShin@businesspost.co.kr2026-02-04 10:09: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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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니스포스트] 한국 증시의 고질적 문제로 지목됐던 ‘중복상장’의 근본적 해결을 위해 일본 자본시장을 참고해야 한다는 의견이 증권업계에서 나왔다.
‘중복상장’은 자회사 상장이 모회사 주가에 할인요인으로 작용하는 것으로 국내증시 상승의 대표적 걸림돌로 꼽힌다. 자회사 주식이 증시에서 거래되고 있는 점을 반영해 모회사가 보유한 자회사 주식 가치가 할인돼 모회사 기업가치가 하락하기 때문이다.
▲ 박건영 KB증권 연구원은 한국 증시의 '중복상장' 문제의 근본적 해결을 위해 일본 자본시장의 사례를 참고해야하며 모범사례로 히타치를 들었다. <연합뉴스>
현재 여당인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이 발의한 상법 개정안들을 종합하면 물적 분할한 자회사가 상장 시 모회사 일반주주를 보호하기 위해, 이들에게 자회사 공모주 우선 배정하는 방안이 다수 담겨 있다.
박건영 KB증권 연구원은 4일 “모회사 주주에게 자회사 공모주를 배정하는 것을 넘어 중복상장 이슈를 해결하기 위한 방안을 예상하기 위해 일본 자본시장을 참고할 필요가 있다”며 “일본 도쿄증권거래소는 모회사-자회사 동시상장 상태인 모회사에 대해 공시와 지배구조 요건을 대폭 강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앞서 도쿄증권거래소가 지난 2021년 개정한 기업지배구조 코드 개정에 따르면 지배주주가 존재하는 모회사에는 독립 사외이사의 비중을 높이도록 하는 원칙이 만들어졌다.
이에 따라 모자회사 동시 상장 기업은 전체 이사의 3분의 1이상(일부 요건 해당시 과반 수)를 독립이사로 두거나 특별위원회를 설치 소액주주를 보호하도록 요구하고 있다.
2023년에는 소수주주 보호와 그룹 경영방침에 대한 정보공시 강화를 요청했으며, 향후 독립성 기준 강화, 소수주주 의결동향 분석을 공시하는 방안이 논의 중이다.
박 연구원은 “일본 금융청과 증권거래소 등 규제당국은 모자회사 중복 상장 구도에 대한 가이드라인을 지속 제시하고 있다”며 “이러한 규제 압박과 주주요구에 힘입어 중복상장 구조를 해소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고 분석했다.
실제로 도쿄증권거래소는 상장 자회사의 수가 2018년 313개(전체 상장사의 8.7%)에서 2025년 7월 215개(5.7%)로 줄었다고 발표했다. 다만 유럽 178곳, 미국 59곳과 비교하면 여전히 많다.
중복상장 구조 해소의 모범 사례로는 히타치가 꼽혔다.
박 연구원은 “히타치는 2000년대 후반까지만 해도 상장 자회사 20여 곳을 거느린 전형적 일본식 거대 복합기업이었으나 과감한 구조조정으로 이들을 대부분 정리하며 현재 한 곳도 남아 있지 않다”며 “이는 비핵심 사업을 과감히 정리하고 핵심 사업에 경영자원을 집중하는 전략의 일환”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투자자들의 반응은 매우 긍정적이었는데, 구조개편을 추진한 최근 5년간 히타치의 주가는 5배 이상 상승했다”며 “이 사례는 일본 내 다른 대기업에게도 주주중심 경영의 필요성을 환기시켜, 유사한 그룹 구조 재편을 촉진하는 긍정적 압력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바라봤다. 신재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