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쿠팡 택배 노동시간 제한' 법 개정 추진, CJ·한진·롯데 '탈팡'에 택배사업 반등 기회 잡나
신재희 기자 JaeheeShin@businesspost.co.kr2026-01-26 15:57: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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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니스포스트]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이 야간 배송기사 사망사고가 발생한 쿠팡에 택배 근로자들의 노동 시간을 제한하는 법률 개정안을 밀어붙이면서, 최근 수년간 직고용 택배 근로자를 동원한 빠른 배송으로 국내 택배 시장을 장악해온 쿠팡에 전면 제동이 걸릴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CJ대한통운, 한진, 롯데글로벌로지스 등 기존 택배 사업자들은 쿠팡발 배송 속도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 그동안 대규모 투자와 택배 단가 인하 등을 시행하며 수익성이 크게 악화했다. 이에 따라 여당의 법 개정이 현실화돼 국내 택배 시장 경쟁 활성화와 함께 수익성을 개선할 발판을 마련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이 야간 배송기사 사망 사고가 발생한 쿠팡에 택배 근로자 노동 시간을 제한하는 법률 개정을 추진하고 있다. 지난해 12월26일 서울 강남구 쿠팡CFS 본사 앞에서 전국택배노동조합 조합원들이 지난 2021년 택배 업계의 사회적 합의 이행을 쿠팡 측에 촉구하는 시위를 하고 있다. <전국택배노동조합>
26일 관련 업계와 정치권 취재를 종합하면 더불어민주당은 쿠팡을 겨냥한 전방위 법 제정 공세에 나설 예정이다.
민주당은 이번 주 내로 을지로위원회 산하 기구였던 ‘쿠팡 바로잡기 TF’를 당 차원 조직으로 확대 출범할 예정이다. TF는 상임위원회 차원에서 쿠팡 사태와 연계된 온라인플랫폼법, 음식배달플랫폼 서비스 이용료법, 집단소송법, 생활물류법 등의 법률 개정을 추진할 계획이다.
또 현재 공정거래위원회 등에서 이뤄지고 있는 시장지배적 지위 남용 등의 조사와 시정조치를 보고, 쿠팡에 택배 업계의 사회적 합의 참여·이행 등을 촉구할 예정이다.
앞서 민주당 을지로위원회는 지난 23일 설·추석 명절과 공직선거일을 택배산업 전체의 의무 휴업일로 지정하고, 위반 사업자를 제재할 수 있는 '생활물류서비스산업발전법 일부개정법률안'(이하개정안)을 발의했다. 법안이 통과되면 명절과 각종 휴무일에도 배송서비스를 제공하던 쿠팡의 배송 체계에도 변화가 불가피해 보인다.
이미 민주당, 쿠팡·CJ대한통운·한진·롯데글로벌로지스, 노동자·소비자 단체 등이 참여한 택배 업계의 ‘사회적 대화 기구’는 야간배송 업무와 관련해 하루 근무시간을 최대 8시간, 주간 근무시간을 최대 46~50시간으로 제한하기로 지난 23일 합의했고, 오는 2월 중 최종 사회적 합의 체결을 마친다는 계획이다.
택배노조에 따르면 쿠팡의 야간 배송 업무는 오후 8시30분부터 시작돼 통상 다음날 오전 7시까지, 주 5~6회 가량 이뤄진다. 야간배송 담당기사가 주당 약 50~60시간의 야간 근로를 수행한다는 것이 이들의 주장이다.
이같은 쿠팡을 겨냥한 일련의 조치들은 국내 택배 시장 1위인 쿠팡의 로켓배송 등 택배 부문 타격으로 이어질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구교훈 한국국제물류사협회장은 비즈니스포스트와 통화에서 “야간·심야 배송 제재가 도입된다면 쿠팡에 직접적 타격이 될 것”이라며 “(지난 2021년) 택배 업계의 2차 사회적 합의였던 택배물품 ‘분류 인력’ 별도 채용을 쿠팡은 적용하지 않고 있으며, 택배 기사에 별도 대가를 주지 않고 분류 업무를 맡기고 있는 데 이 점도 제재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종우 아주대 경영학과 교수는 비즈니스포스트와 통화에서 “야간·새벽 배송 전면 금지까지는 근거 법령 부재, 새벽 배송 찬성 여론 등을 고려하면 어려울 수도 있다”면서도 “하지만 야간 근무에 대한 근무 시간 조절이 필요하고, 배송기사의 휴식을 보장하는 등의 조치로 새벽 배송 관련한 인건비가 더 늘어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물류 업계에 따르면 쿠팡풀필먼트서비스(CFS)가 지난해 12월 중순부터 이달 둘째 주까지 전국 주요 물류센터 상시직(정규·계약직)을 대상으로 신청받은 자발적 무급휴가(VTO) 인원이 5천 명을 넘었다. 지난해 12월 신규 채용인원도 11월보다 1400명 가량 줄어드는 등 탈팡 효과가 나타나고 있다.
▲ CJ대한통운, 한진, 롯데글로벌로지스 등 택배 사업을 하고 있는 주요 물류 기업들은 그동안 쿠팡과의 경쟁으로 택배 사업 부문의 수익성이 악화해왔다. < 롯데글로벌로지스, CJ대한통운, 한진 >
이에 따라 CJ대한통운, 한진, 롯데글로벌로지스 등 기존 택배 사업자들이 반사수혜를 볼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기존 택배 기업들은 쿠팡발 배송속도 경쟁에 대응해 주7일 배송을 도입하고. 단가 인하경쟁에 돌입하는 등 시장 내 경쟁 심화에 따라 택배 부문의 이익률이 점차 하락하고 있는 상황이다.
강성진 KB증권 연구원은 “한국 정부는 쿠팡 사태를 계기로 유통·물류 전반에서 과도한 쿠팡 의존도를 낮추려 할 가능성이 크다”며 “정책 환경 변화는 외부 물류 업체들에 구조적 기회를 가져다줄 수 있다”고 분석했다. 신재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