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해리 기자 nmile@businesspost.co.kr2026-01-12 16:05: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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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임종룡 우리금융그룹 회장이 2기 체제 출범을 앞두고 계열사 대표들을 대거 유임한 가운데 비은행 계열사 대표들의 부담은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 <그래픽 비즈니스포스트>
[비즈니스포스트] 임종룡 우리금융그룹 회장이 2기 체제 출범을 앞두고 자회사 대표(CEO)들을 대거 유임하며 조직 안정과 전략 연속성에 무게를 실었다.
비은행 포트폴리오 강화와 생산적 금융 전환 프로젝트 등 주요 과제를 앞두고 인사 변화를 최소화해 실행력을 높이겠다는 판단으로 풀이된다.
다만 뚜렷한 비은행 성과가 보이지 않는 상황에서 이뤄진 유임인 만큼 비은행 계열사 대표들이 체감하는 성과 압박은 오히려 커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12일 우리금융의 지난해 3분기 실적발표 자료를 분석한 결과 최근 대표 유임이 결정된 비은행 계열사 10곳 가운데 지난해 9월까지 누적 순이익이 늘어난 곳은 우리투자증권과 우리자산운용, 우리금융저축은행 등 3곳에 그친다.
같은 기간 우리자산신탁, 우리금융에프앤아이, 우리신용정보, 우리PE자산운용, 우리펀드서비스, 우리벤처파트너스, 우리금융캐피탈 등 나머지 7곳은 순이익이 감소했다.
우리자산신탁은 순이익이 가장 많이 줄었다.
우리자산신탁은 지난해 3분기 누적 기준 순손실 1810억 원을 보며 2024년 3분기 누적 순이익 174억 원에서 적자 전환했다. 우리금융에프앤아이 역시 같은 기간 순이익이 118억 원에서 19억 원으로 80% 넘게 줄었다.
우리신용정보(-47.1%)와 우리PE자산운용(-41.9%), 우리펀드서비스(-16.7%), 우리벤처파트너스(-7.3%), 우리금융캐피탈(-0.4%) 등도 부진한 실적을 냈다.
우리금융은 9일 자회사대표이사후보추천위원회(자추위)를 열고 임기가 남지 않은 11개 계열사 대표이사 가운데 10곳의 유임을 결정했다.
당시 “성과가 양호했던 10개 자회사는 전략의 연속성 및 조직 안정성 등을 고려해 현 대표를 1년 유임하기로 했다”고 말했는데 지난해 3분기까지 순이익 흐름만 놓고 보면 그리 좋은 성과를 내지 못한 셈이다.
이 때문에 금융권에서는 우리금융의 이번 인사를 놓고 임 회장의 전폭적 신뢰를 받기보다는 성과를 전제로 한 유예 조치로 바라보는 분석이 나온다.
임종룡 2기 초반 조직 안정을 우선하되 올해 성과를 지켜본 뒤 내년부터 본격 인사 정비에 나서겠다는 신호로 읽힌다는 것이다.
▲ 우리금융은 최근 자회사대표이사후보추천위원회(자추위)를 열고 11개 계열사 대표이사 가운데 10곳의 유임을 결정했다.
임 회장이 2024년 말 다수의 신임 대표들에게 1년 임기를 부여한 점도 이번 인사에서 연임이 많았던 배경으로 꼽힌다.
당시 임 회장은 책임 경영을 강조하며 새롭게 선임된 일부 계열사 대표에게 1년 임기를 적용했다. 통상 다른 금융지주가 신임 계열사 대표에게 2년 임기를 부여해 온 관행에서 벗어나 성과에 따라 임기를 조정하는 방식을 도입한 것이다.
이에 따라 우리금융캐피탈과 우리자산신탁, 우리금융에프앤아이, 우리신용정보, 우리펀드서비스 등 5곳은 취임 1년 만에 대표 임기가 만료됐고 이번 인사에서 다시 1년 유임 결정을 받았다.
성과 중심 인사 기조가 강화하고 있다는 점도 내부 긴장감을 높이는 요인으로 평가된다.
그동안 우리금융은 상업은행과 한일은행 사이 계파 갈등 속에서 우리은행장 자리를 교대로 맡는 관행이 고착화했다는 지적을 받았다.
특히 은행장을 배출하지 못한 계파 임원은 비은행 계열사 대표 자리를 안배 받을 때가 많았는데 이 같은 인사 관행은 전문성과 성과 중심 경영 기조를 약화하고 비은행 부문의 성장 동력을 저해하는 요인으로 평가됐다.
임 회장이 이런 관행을 타파한 만큼 비은행 계열사를 실질적 성과 중심으로 관리하겠다는 인사 기조를 분명히 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금융권은 올해 비은행 계열사 실적이 임종룡 2기 체제의 첫 시험대가 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임 회장이 추진 중인 생산적 금융 전환 전략 ‘미래동반성장 프로젝트’와 인공지능(AI) 전환 로드맵에서 비은행 부문은 핵심 역할을 맡고 있다. 신년사에서 강조한 ‘종합금융그룹 시너지’를 구현하기 위해서도 비은행 부문의 성장이 필수적이다.
계열사 대표들이 올해 대거 유임된 만큼 가시적 성과를 내지 못한다면 연말 인사 시즌 비은행 계열사 중심으로 대규모 대표 교체가 일어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셈이다.
임 회장은 2일 신년사에서 “그룹사는 업권별 핵심 사업 경쟁력을 지속 높이는 한편 그룹 차원의 협업이 실질적 성과로 이어질 수 있도록 실행력을 한층 더 높여야 한다”며 “자회사별 전문성과 역량이 결집된 그룹 시너지를 기반으로 지속 가능한 성장을 이루고 종합금융그룹다운 저력을 단단히 다지겠다”고 말했다. 전해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