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파나마 도노소에 위치한 광산의 항공촬영 모습. 구리 광산 안에 고인 물은 구리 이온이 물에 섞이면서 푸른 빛을 띄게 된다. <연합뉴스> |
[비즈니스포스트] 전 세계적인 전기화, 인공지능(AI) 산업 붐, 재무장이 이어지면서 구리가 부족해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8일(현지시각) S&P글로벌은 자체 발간한 연구 보고서 'AI시대의 구리: 전기화의 도전과제'를 통해 구리 공급망 확대가 수요를 따라가지 못해 격차가 발생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 보고서에 따르면 2040년 기준 구리 수요는 현재보다 약 50% 증가한 4200만 톤에 달할 것으로 전망됐다. 반면 공급량은 채굴 산업 부문이 전 가치사슬에 걸쳐 여러 도전과제에 마주함에 따라 오히려 감소할 것으로 분석됐다.
S&P글로벌은 2030년 기준 글로벌 구리 생산량은 3300만 톤을 달성해 정점을 찍을 것으로 봤다. 이에 시장에서 상당한 조정이 이뤄지지 않는 한 2040년 예상 수요 대비 공급량이 1천만 톤 이상 부족할 것으로 예측됐다.
한편 구리 스크랩을 활용한 재활용 구리 생산량은 현재 400만 톤에서 2040년까지 1천만 톤까지 두 배 이상 늘어날 것으로 파악됐다.
S&P글로벌은 이를 감안해도 1천만 톤에 달하는 공급 격차가 발생할 수밖에 없다고 내다봤다.
다니엘 예긴 S&P글로벌 부회장은 "구리는 전기화의 최대 조력자이지만 전기화가 가속화되면서 구리 공급망이 더 큰 도전을 마주하는 역설적인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며 "경제적 수요, 전력망 확대, 재생에너지, AI 연산, 디지털 산업, 전기차, 국방 수요가 동시에 확장되고 있는데 공급망은 이에 속드를 맞출 수 있는 궤도에 이르지 못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구리 수요가 가장 높은 산업 분야는 건설, 가전제품, 내연기관차, 철도, 해운, 항공, 발전 등으로 이를 모두 더하면 2040년 기준 2300만 톤에 달할 것으로 전망됐다.
같은 기간 동안 전기차, 배터리저장장치, 재생에너지, 송배전 장비, 개발도상국 전기화 등으로 발생하는 수요도 1570만 톤에 달할 것으로 분석됐다.
S&P글로벌은 해당 산업들의 수요만 모두 더해도 2040년 구리 공급량을 700만 톤 초과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이에 공급 부족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은 신규 광산을 발견하고 기존 광산의 채굴량을 확대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채굴 분야에 상당한 추가 투자가 이뤄지지 않는다면 2040년 기준 구리 공급량은 정점 대비 33% 감소한 2200만 톤에 그칠 것으로 전망됐다.
엘레오노르 크라마즈 S&P글로벌 핵심 광물 및 에너지 전환 컨설팅 글로벌 책임자는 "임박한 공급 격차를 메울 수 있는 방법은 지질작, 공학, 물류, 투자 뿐만 아니라 거버넌스와 정책에도 달려 있다"며 "허가 및 협의의 적시성, 거버넌스 및 규제의 안정성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공급망의 불균형 현상도 공급망 격차를 심화시키는 한 요인으로 평가됐다. 현재 글로벌 구리 공급량의 약 40%는 중국이 쥐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기 때문이다.
S&P글로벌은 이같은 과도한 집중도는 글로벌 공급과 가격을 혼란시키며 공급망 전체를 정책 변화 및 무역 장벽에 취약하게 만든다고 지적했다.
오리앙 드 라누 S&P글로벌 컨설팅 디렉터는 "미래는 단순히 구리 집약적인 것이 아니라 구리에 의해 모든 게 가능해지는 시대"라며 "구리가 AI, 전기화, 디지털화, 안보의 핵심축으로서의 역할을 할 수 있도록 탄력적인 글로벌 구리 공급망을 보장하려면 다자간 협력과 지역별 생산망 다변화가 매우 중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손영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