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폭스바겐코리아가 내년에 주력 전기차 모델을 중국에서 수입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국내 수입차 시장에서 판매량이 급감하고 있는 상황에서 중국 공장 생산 모델을 수입해 가격 경쟁을 낮추고, 판매 순위 톱10 재진입을 노릴 것으로 보인다.
| ▲ 폭스바겐코리아가 내년부터 준중형 전기 스포츠유틸리티차(SUV) ID.4(사진)와 ID.5를 중국에서 수입해 가격 경쟁력을 확보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폭스바겐코리아> |
다만 중국산 모델에 대한 국내 소비자 인식이 좋지 않은 만큼, 실제 판매량 증가로 이어질지는 미지수다.
29일 관련 업계 취재를 종합하면 폭스바겐코리아가 내년부터 중국산 전기차 모델을 수입해 판매하더라도 판매량을 반등시키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폭스바겐코리아는 올해 11월까지 누적 판매 4500대를 기록하며 판매 순위 12위에 올라있다.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판매량이 41.8% 급감했다.
폭스바겐코리아가 수입차 판매 톱10에 들지 못한 것은 디젤게이트로 연간 판매량 0대를 기록했던 2017년 이후 처음이다.
2022년만 해도 1만5791대를 팔며 국내 수입차 시장에서 메르세데스-벤츠코리아, BMW코리아, 아우디코리아에 이어 4위를 기록했다.
하지만 2023년 판매량 1만247대로 8위까지 떨어졌고, 지난해에는 8271대로 1만 대 벽까지 무너지며 9위로 밀렸다. 올해 판매량 흐름을 봤을 때 톱10 진입 실패뿐만 아니라, 5천 대 벽마저 무너질 가능성도 상당하다.
회사가 중국산 차량 수입을 검토 중인 준중형 전기 스포츠유틸리티차(SUV) ID.4와 ID.5는 현재 회사의 판매를 책임지고 있는 모델이다.
올해 ID.4는 1523대, ID.5는 826대가 각각 판매됐다. 브랜드를 대표하는 준중형 해치백 골프가 908대 판매됐다는 점을 놓고 보면, ID.4와 ID.5의 인기가 높았다는 점을 알 수 있다.
| ▲ 폭스바겐 준중형 전기 스포츠유틸리티차(SUV) ID.5. <폭스바겐코리아> |
회사는 전기차 판매 전략 가운데 하나로 중국산 모델을 수입해 가격 경쟁력을 확보, 판매량 증대에 나설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하지만 국내 소비자 사이에서는 중국에서 수입되는 차량에 대한 인식이 좋지 않아, 가격이 낮아진다고 판매가 크게 증가할지는 불확실해 보인다.
실제 올해 초 볼보 소형 전기 SUV EX30도 중국 공장에서 생산되는 모델이 수입된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소비자들 사이에서 논란이 됐다.
국내 소비자가 전기차 배터리 제조사에 대해 민감하다는 점도 폭스바겐코리아가 안고 있는 과제다.
유럽에서 생산되는 ID.4와 ID.5에는 SK온과 LG에너지솔루션 배터리가 탑재된다. 하지만 중국에서 생산되는 모델들에는 대부분 CATL 배터리가 사용되는 것으로 전해졌다.
폭스바겐코리아 관계자는 비즈니스포스트와 통화에서 “중국산 모델 수입에 대해선 아직 확정된 게 없다”고 말했다.
업계 관계자는 “ID.4는 에어컨 냉매 문제에 따른 서비스 불만으로 이미 소비자 사이에서 논란이 되고 있는 모델”이라며 “실제 중국산 모델이 수입된다면 소비자 신뢰는 더 떨어져 판매량 감소로까지 이어질 수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윤인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