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넥슨의 신작 ‘아크레이더스’가 TGA에서 12일 ‘최고의 멀티플레이어 게임’ 부문을 수상했다. <넥슨> |
[비즈니스포스트] 넥슨이 2025년 연말 PC와 모바일 시장에서 동시에 성과를 내며 한 해를 마무리하고 있다.
신작들이 국내외 주요 시상식에서 잇따라 수상한 데 이어, 방치형 역할수행게임(RPG) 신작 ‘메이플 키우기’가 한 달 넘게 매출 최상위권을 독주하며 연말 모바일 시장 최대 흥행작으로 떠올랐다.
16일 게임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이정헌 넥슨 일본법인 대표가 공표한 뒤 추진해 온 지식재산권(IP) 확장 전략이 탄력을 받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11월6일 출시된 넥슨의 방치형 RPG ‘메이플 키우기’가 양대 마켓에서 일매출 1위를 한 달 넘게 유지하며 독주 체제를 이어가고 있다.
방치형 게임 장르의 인기가 한풀 꺾였고 같은 시기 경쟁작 대비 마케팅 강도도 높지 않았다는 점을 고려하면 이례적인 성과다. 원작 메이플스토리의 감성을 충실히 살린 연출과 라이트 이용자 친화적인 플레이 구조, 비교적 부담이 적은 과금 설계가 흥행 요인으로 꼽힌다.
넥슨은 1분기 출시한 ‘마비노기 모바일’이 장기 흥행궤도에 오르면서 새해부터 좋은 출발을 알렸다. ‘마비노기 모바일’은 장기 흥행에 성공하며 국내 최고 권위의 시상식인 ‘2025 대한민국 게임대상’ 대상까지 수상했다. 여기에 ‘메이플 키우기’가 하반기 흥행작으로 떠오르면서 모바일 게임 라인업을 크게 강화했다.
| ▲ 11월 출시된 방치형 RPG ‘메이플 키우기’가 하반기 최대 흥행작 가운데 하나로 떠오르고 있다. |
이정헌 대표 입장에서는 두 작품 모두 장기간 서비스된 클래식 IP의 저력을 다시 한 번 입증한 사례라는 점에서 의미가 클 것으로 보인다.
앞서 이정헌 대표는 지난해 9월 ‘IP 성장 전략’을 내세워 주요 IP를 프랜차이즈화하는 ‘종적 성장’과 신규 IP를 발굴하는 ‘횡적 성장’을 동시에 추진하겠다는 청사진을 제시했다. 이를 통해 2027년까지 매출 7500억 엔 달성을 목표로 내걸었다.
넥슨은 유명 IP를 다수 보유하고 있지만, ‘던전앤파이터’ IP에 대한 매출 의존도가 높다. 던전앤파이터 개발사인 네오플 노조는 지난해 6월 파업 당시 4년 동안 넥슨 영업이익의 70%를 담당하고 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이 가운데 메이플스토리와 마비노기 등 기존 IP를 모바일 환경에 맞게 재해석해 흥행시키면서 쏠림을 완화하는 데에도 기여했다는 평가이다.
신규 IP 성과도 눈에 띈다. 자회사 ‘엠바크스튜디오’를 통해 선보인 ‘아크레이더스’는 글로벌 콘솔시장에 도전한 작품으로 익스트랙션 장르의 대중화를 이끌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아크레이더스는 최고 동접자 수 70만 명을 넘겼고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최근 열린 글로벌 최대 게임 시상식 ‘더 게임 어워드(TGA)’에서 최고의 멀티플레이어 게임 수상에 성공하며 연말 시상식 시즌에 또 하나의 성과를 더했다. 국산 게임이 TGA 본상을 수상한 것은 크래프톤의 ‘배틀그라운드’ 이후 8년 만이다.
이준호 하나증권 연구원은 “국내 게임사의 글로벌 스튜디오 투자가 늘어난 상황에서 자회사 관리를 통한 성공이 가능함을 확인한 사례”라고 평가했다.
연이은 흥행 랠리에 기업 가치도 크게 뛰었다. 일본 도쿄증권거래소에 상장된 넥슨 주가는 연일 신고가를 경신하며 시가총액이 한화로 약 29조 원을 넘어섰다.
다만 ‘마비노기 모바일’ 등 일부 신작의 운영을 둘러싸고 이용자와 마찰이 이어지고 있다는 점과 내년 출시 예정작 수가 제한적이라는 점은 향후 과제로 꼽힌다.
넥슨은 마비노기 영웅전 IP 액션 RPG ‘빈딕투스: 디파잉 페이트’, 던파 반 신작 ‘아라드’와 ‘프로젝트 오버킬(가칭)’ 등과 좀비 생존 슈팅 게임 ‘낙원: 라스트 아포칼립스’, 한국 고전 설화 기반 ‘우치: 더 웨이 페어러’ 등 개발을 추진하고 있다. 정희경 기자